서울리뷰오브북스 8호 : 포커스 리뷰, 스몰 북, 빅 이슈

서울리뷰오브북스 8호 : 포커스 리뷰, 스몰 북, 빅 이슈

$15.15
저자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부

None

목차

《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실에서∥박진호

포커스리뷰:스몰북,빅이슈
왜21세기에『공산당선언』을읽는가?∥김만권
전지구적기후위기와녹색계급∥홍성욱
신자유주의사회에서의자아의소진과사물의소멸∥이행남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생명과더불어세계만들기의이미지―《고독의지리학》∥김은주

리뷰
자폐인변호사라는실험∥장하원
애도와번역의퍼포먼스∥민은경
노동자가되기위한배움∥김원
지능은태어나야하는가?∥이석재
인도주의는평화를가로막는가∥송지우
우회말고정공을기대한다∥김두얼
다른세계를디자인하고선언하는인류학자∥조문영
만물유전∥권석준
공부법과교육의다른점∥박대권

디자인리뷰키트,능동적혹은경제적읽기의가능성∥구정연

BOOK&MAKER:출판의낭만과일상
리스트만드는마음∥김수현

문학
소설을책으로배웠어요∥이기호
여러분,번역하지마세요∥조영학

출판사 서평

리뷰:책으로세상을보다

『리뷰』에서는《서리북》편집위원을포함해각분야의전문가필자들의시의성있고,심도깊은서평들이이어진다.

장하원은「자폐인변호사라는실험」에서올해화제가된드라마〈이상한변호사우영우〉의대본집『이상한변호사우영우1,2』의서평을썼다.‘자폐인도직업인으로서변호사로살아갈수있을까?’라는질문을가지고대본을써내려간저자의질문에드라마가아닌,우리사회의현실속에서답을찾는다.다소엉뚱하고귀엽지만,무해한‘우영우’라는캐릭터와‘변호사’라는직업세계가드라마속판타지로남지않으려면어떻게해야하는가.그는자폐인도장애인도현실사회에서‘직업인’으로살아가기위해필요한지점이무엇인지묻고,특히개인보다사회구조적노력이필요하다고강조한다.

민은경은「애도와번역의퍼포먼스」에서앤카슨의『녹스』를읽는다.이책은‘행방불명’된오빠를평생그리워한가족들의슬픔을담아냈다.상자에담겨,펼치면“스르르열”리는책,바래고헤져삐뚤빼뚤한모양그대로를실은책,마치오빠를잃어버렸던그때에시간이멈춰있는듯,그리움을책으로,예술로승화한물성의독특함을소개한다.

김원은「노동자가되기위한배움」에서천현우의『쇳밥일지』를비평한다.용접공에서‘정동노동자’로서글쓰기노동을시작한저자의생애를‘자기역사쓰기’라는장치로살핀다.아버지세대의가부장도,20대를향한평평한진단도모두거부한저자가어떻게정동노동자라는정체성으로자기삶을재구성하는지또렷하게보여준다.

이석재는「지능은태어나야하는가?」에서이대열의『지능의탄생』서평을실었다.‘지능’과‘인공지능’의차이는무엇인가?인공지능은진정한지능이라고할수있는가?그는독자들이충분히던질만한질문을하며,책에서어떻게답했는지하나하나쫓아간다.결과적으로인공지능이“인간의번영”을위해존재할수밖에없다고할때,온전한‘지능’으로서의정체성에한계가있다고지적하며,‘지능’에대한최근의뜨거운관심에부응하는궁금증과고민을설명한다.

송지우는「인도주의는평화를가로막는가」에서새뮤얼모인(SamuelMoyn)의Humane(국내미출간)서평을실었다.이책에서모인은『인권이란무엇인가』,『충분하지않다』에서의논쟁을‘국제인도법’이라는영역으로확장해서가져온다.그는‘인도주의의확산이평화주의의성장을막는다’는모인의주장에도전쟁이종속되지않았다는“슬픈사실”을지적하며,‘인도적전쟁’은괜찮다며,더나아간평화를가져오지못하는진보진영의“윤리적안일함과상상력의빈곤”에씁쓸함을보낸다.

김두얼은「우회말고정공을기대한다」에서『좋은불평등』의서평을실었다.이책의저자는민주연구원에서부원장을지낸연구자로,김두얼은그에게서보다실질적인문제제기와대안이조금이라도나왔어야한다고아쉬움을표한다.모든불평등이나쁜것은아니며,심지어상위계층의소득이증가함으로써나타나는소득격차의확대는‘좋은불평등’이라고까지한저자의주장과그여정을비판적으로살핀다.

조문영은「다른세계를디자인하고선언하는인류학자」에서『플루리버스』의서평을실었다.그는콜롬비아출신의인류학자아르투로에스코바르(ArturoEscobar)가책에서주장한“자본주의?제국주의”를넘어선“다중의우주와세계인”플루리버스가가리키는방향성에십분동의함을피력한다.그럼에도,이러한‘존재론적전환’의문제제기가다소성급하게진행되었음을짚는다.플루리버스와디자인이라는,다소추상적으로다가오는책의핵심개념들을연결해주는구체적인사람,사건등현장의모습들이다소느슨하게서술된부분을아쉬워한다.

권석준은「만물유전」에서『판타레이』의서평을실었다.이책은현실세계에서전방위적으로영향을끼치는‘유체역학’의역사를훑으며,이과정에서역사의한획을그었던수많은과학자를내세우기도한다.그는이책의매력으로다른책에서는찾아볼수없는신선하고흥미로운패턴들이‘유체의과학사’라는하나의주제로수렴되는것을꼽는다.저자가발품을팔아실은풍성한자료들은덤이다.

박대권은「공부법과교육의다른점」에서『최재천의공부』의서평을실었다.그는이책이‘최고의학자가제시하는공부법’을알려줄듯하면서도,정작이에대한해답은일반화의오류에빠져있다고비판한다.경복고,서울대,카이스트와하버드대학교등에서배우고가르친저자의주장에‘범인’들이과연얼마나동의할지의문이든다고말한다.‘수재통섭학자’를따라가기에벅찬한국교육의현실과벽도더불어지적한다.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매일의삶으로빚어내는이행위는묵시록적냉소가아니라여기지금우리가쌓아올린두꺼운현재그리고다종의얽힘에서의공동제작인공생(sympoeisis)에참여하며곤경과함께머무는반려종(companionspecies)의함께-되기(becoming-with)의한시도일것이다.”

8호『이마고문디』에서는철학연구자김은주가재클린밀스의영화〈고독의지리학〉을비평한다.올해전주국제영화제국제경쟁부문에서대상을받은이영화는캐나다노바스코샤해안에서멀리떨어진세이블섬에서나타나는현상들에주목했다.조이루커스라는주인공은실제로이섬에40년동안거주하면서섬이지닌다양한목소리에감응한다.김은주는루커스가섬에서말과그분뇨를관찰하며얻은정보나매년섬에찾아오는바다표범의일생등생태계의변화에특히주목해서세이블섬의고유함을설명한다.다소‘고독’해보일수도있는루카스에대해그가주목한건,루카스가섬,그리고섬에머무는생태계와맺는관계이다.비인간행위자를“의인화”하지않으면서도,인간-비인간이얽혀있는관계를이해하는것이,이영화가말하고자하는핵심이라고평한다.

디자인리뷰

『디자인리뷰』에서는구정연이「키트,능동적혹은경제적읽기의가능성」이라는제목의디자인비평을실었다.그는‘특정한목적에필요한물품또는장치로구성된하나의세트’를말하는‘키트’와그정신으로부터새로운작품생산의가능성을소개한다.출판사면서아닌,완성품을취급하지도,제작의기쁨을생산자만느끼게하지도,완성도에대해서책임을지지도않는,낯선‘프레스키트프레스’라는출판사에주목해출판이라는기존세계에서정답으로요청된틀을부수어간다.그러나필자는키트역시,새로운하나의틀임으로,이마저도더넓힐가능성이있음을시사하며,경계를넘어서는출판의다양한미래를상상한다.

Book&Maker:출판의낭만과일상

책만드는사람들의이야기『북&메이커』에서는교보문고의김수현MD가「리스트만드는마음」이라는글을썼다.연말이면서점MD들이삼삼오오모여,‘올해의책’리스트를만드는데,이를통해서점MD들이지닌마음과,이들이독자들에게서발견한책에대한어떤마음에대해이야기한다.진심과진정성을담은추천책리스트는결국독자들의호응을이끌어내고,작가,출판사,서점인끝끝내독자에이르기까지‘책’이라는키워드로연결된사람들의시공간을채워가는연말은따뜻하다.

문학:풍성한읽을거리

소설가이기호는「소설을책으로배웠어요」에서소설을처음으로배웠던대학시절을회상한다.소설창작수업과『소설작법서』등의책에서이론적으로배웠지만다소화하지못했던소설창작을결국깨달았을때는,아이러니하게도이모든것을잊어버렸던때였다.소설가들의작법서가실은작가들의“고백록”이었음을깨닫는,이제는능숙한소설가의에세이는유쾌하기만하다.

출판번역가조영학은「여러분,번역하지마세요」에서번역가로서의슬픔을터놓는다.들어가는노동력에비해대우나처우가”형편없는“한국출판번역의현실을있는그대로,씁쓸하게써내려간다.번역이없는세상이가능할까?그렇지않다면우리는이러한현실이달라지도록노력해야하는것은아닐까?번역을말리는번역가의속내를통해한국출판번역의어두운미래가엿보인다.

“한국에도서평전문지가필요합니다.”

‘어떤’책을‘왜’읽어야하는가?2022년3월,창간1주년을맞은《서울리뷰오브북스》는그답을서평에서찾는다.12인의편집진은오랜토론을거쳐서주제와책을선정하고서평을쓴뒤에,이를내부에서돌려읽으면서비판을듣고,이를반영해서글을고친다.타인의책을비평하고비판하듯이,자신들의글도같은비판의과정을거친다.
서평전문계간지《서울리뷰오브북스》는‘좋은서평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서시작해‘한국에도역사와전통이살아있는서평지가있었으면좋겠다’는바람을담아탄생했다.사회학,인류학,경제학,자연과학,역사,문학,과학기술사,철학,건축학,언어학,정치학,미디어등각분야에서활발하게활동중인12명의편집위원이뜻을모았다.중요한책에대해서는그중요성을제대로짚고,널리알려졌지만내용이부실한책에대해서는비판의목소리를높이며,주목받지못한책은발굴해소개하는데목적을두고있다.

“좋은책은무엇인가에서,좋은서평은무엇인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