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리뷰
장 뤽 고다르 감독이 그리는 미래 도시를 걷다
영화 〈알파빌〉 리뷰
이마고 문디
애나 칭의 『세계 끝의 버섯』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까지,
서점가의 화제작들을 다루는 다채로운 리뷰
더 나은 지식 공론장 《서울리뷰오브북스》
박진호,전치형,이상욱,김재인,김지훈,권석준,현시원,전가경,이유진,조문영,
저자:박진호
본지편집위원.언어학자.서울대학교에서가르치고있다.공저로『한국어통사론의현상과이론』,『현대한국어동사구문사전』,『인문학을위한컴퓨터』등이있다.
저자:전치형
카이스트과학기술정책대학원교수.과학잡지《에피》편집주간.과학기술사회론(Science,Technology&Society)을공부한다.지은책으로『사람의자리』,『로봇의자리』,『미래는오지않는다』(공저),『호흡공동체』(공저)등이있다.
저자:이상욱
서울대학교물리학과에서학사와석사를졸업하고영국런던대학교(LSE)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양대학교철학과와인공지능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저서로는『과학은이것을상상력이라고한다』,공저로『과학과가치』,『인공지능의존재론』,『인공지능의윤리학』,『인공지능시대의인간학』,『포스트휴먼이몰려온다』등이있다.
저자:김재인
서울대학교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철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대유럽철학을바탕으로예술철학과기술철학을연구하고있다.주요저서로『AI빅뱅』,『뉴노멀의철학』,『생각의싸움』,『인공지능의시대,인간을다시묻다』등이있으며,다수의번역서와논문이있다.
저자:김지훈
학제간인문예술학인영화미디어학(cinemaandmediastudies)의제도화에주력해온영화미디어학자.중앙대교수로재직중이다.ActivismandPost-Activism(OxfordUniversityPress,2024),Documentary’sExpandedFields(OxfordUniversityPress,2022),BetweenFilm,Video,andtheDigital(Bloomsbury,2016)을썼다.2021년대우재단학술연구지원사업논저분야선정작으로『위기미디어:위태로운21세기사회와미디어의확장』을작업중이다.
저자:김지훈
서울대학교와연세대학교대학원에서각각물리학과철학을공부하고독일콘스탄츠대학교에서과학이론의변동에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한국과학철학회회장을지냈고,인하대학교철학과교수로서과학과기술에대한철학적문제들을연구하고강의한다.특히인공지능과로봇을다루는사회적방안에관한논의에철학으로기여하려고노력중이다.
저자:권석준
본지편집위원.성균관대학교화학공학부/고분자공학부및반도체융합공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주로계산과학과물리학에입각한반도체소자,소재,공정에대한연구를하고있다.대표저서로『반도체삼국지』가있다.
저자:현시원
본지편집위원.독립큐레이터이자연구자로전시도면에관한박사논문을썼다.다양한전시를기획하며저서로『1:1다이어그램:큐레이터의도면함』등이있다.전시공간시청각랩을운영한다.
저자:전가경
그래픽디자인에대해연구하고글을쓰고강의하며,대구에서‘사월의눈’이라는이름으로사진책을기획하고만든다.갈수록짧아지는그래픽생애주기의현장과,공백으로놓여있는한국그래픽디자인역사를텍스트생산을통해연결짓는데관심이있다.지은책으로『세계의아트디렉터10』과『세계의북디자이너10』(공저)이있으며,여러디자인단행본과잡지에글쓴이로참여했다.
저자:이유진
《한겨레21》선임기자.《한겨레》편집국문화부,편집부,사회부기자를거쳐책지성팀장과토요판부장을지냈다.대학원에서여성학과문화학을공부했다.지은책으로『지성이금지된곳에서깨어날때』가있고,『엄마도아프다』,『종이약국』을다른필자들과함께썼다.
저자:조문영
본지편집위원.연세대문화인류학과교수.지은책으로『빈곤과정』,THESPECTEROF“THEPEOPLE”(‘인민’의유령),엮은책으로『우리는가난을어떻게외면해왔는가』,『민간중국』,『문턱의청년들』,『동자동,당신이살권리』,옮긴책으로『분배정치의시대』가있다.
저자:김미정
문학평론가,연구자.쓰고옮긴책으로『움직이는별자리들』,『전후동아시아여성서사는어떻게만날까』(공저),『정동의힘』(역서)외여러권이있다.각시대의이야기양식은곧그시대의인식·정동체계라는점을새삼각별히생각하며동시대서사를읽고있다.
저자:심채경
본지편집위원.태양계천체를연구하는행성과학자.현재한국천문연구원에재직하며달탐사프로젝트에참여하고있다.지은책으로『천문학자는별을보지않는다』,옮긴책으로『우아한우주』등이있다.
저자:오지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경제동향,부동산동향을담당하면서거시경제및주택정책을연구했고,현재명지대학교경제학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저자:강예린
본지편집위원.건축가.서울대건축학과에서가르치고있다.‘브릭웰’,‘생각이섬’,‘윤슬’등의공간을디자인했으며,공저로『도서관산책자』,『아파트글자』등이있다.
저자:김용언
미스터리전문지《미스테리아》편집장.영화잡지《키노》,《필름2.0》,《씨네21》,장르문학전문지《판타스틱》,서평웹진《프레시안books》등에서일했다.『여자에게어울리는장르,추리소설』,『문학소녀』,『범죄소설』등을썼고,『내게는수많은실패작들이있다』,『죽이는책』,『코난도일을읽는밤』등을우리말로옮겼다.
저자:김홍중
본지편집위원.사회학자.사회이론과문화사회학을전공했으며,현재서울대사회학과에서가르친다.최근관심은물성(物性),인성(人性),생명,영성(靈性)의얽힘과배치이다.지은책으로『은둔기계』,『마음의사회학』과『사회학적파상력』이있다.
저자:송지우
본지편집위원.정치철학,법철학,인권학의교집합에있는문제를주로연구한다.
엮음: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부
편집실에서∥김홍중
특집리뷰:인공지능,어디까지왔고어디로가는가
한국의AI기술과산업은어디까지와있나∥박진호
터미네이터와막국수∥막국수
인간중심적관점에서바라본AI∥이상욱
초지능이라는가짜문제∥김재인
인공지능을미디어로합성하기∥김지훈
몸을만들어주면인공지능에서마음이생겨날까?∥고인석
미학과철학의기준으로재평가하는생성형인공지능의운명∥권석준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미래’라는변수∥현시원
디자인리뷰
사진의가장끝에서,사진책이시작되다∥전가경
북&메이커
‘책기자’라는환상과환장∥이유진
리뷰
송이버섯냄새를맡자.그다음은?∥조문영
그는무엇과작별하는가∥김미정
유전vs.환경,무엇이웃음을닮게하는가∥정우현
하와이에산다면이런비쯤아무렇지않게맞아야한다∥심채경
차가운이성을기대하며∥오지윤
이상하고평범한부동산DNA∥강예린
문학
빈책장∥김용언
마주침과글쓰기∥김홍중
비교불가시네이드오코너∥송지우
지금읽고있습니다
신간책꽂이
인공지능,어디까지왔고어디로가는가
“이번호특집은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우리시대의가장중요한주제중하나다.
수많은책들이쏟아져나오고있다.
인공지능에대해정확하고통찰력있는지식을얻기위해서어떤책을읽어야하는가?
이런문제의식으로관련서적을검토해보았다.”
―김홍중,「편집실에서」중에서
올한해한국사회에서,나아가전세계에서회자된가장큰이슈를꼽자면,챗GPT로촉발된‘생성형AI붐’을들수있을것이다.사회,문화,경제부터일상에이르기까지그어느때보다인공지능은우리삶깊숙이다가왔다.이른바‘인공지능의시대’라는오늘,그렇다면인공지능기술은어디까지왔는가?또,어디로향하고있는가?우리는인공지능과어떻게대면하고,어떤관계를형성할것인가?인공지능을주제를한책이봇물터지듯쏟아지는지금,《서울리뷰오브북스》는이러한질문들에저마다의답을제시하는일곱권의책을골랐다.이들일곱권의책을통해한국의인공지능기술과산업의현황,로봇에관한경제학적질문,인공지능에얽힌철학적·윤리적쟁점들,‘초지능’이라는화두,인공지능에대한비판적디지털미디어적접근,인공지능의신체성과감정에관한논의,언어와대형언어모델의한계등인공지능대한다층적인분석을시도했다.
언어학자박진호는한국의AI기술과산업의현황에정통한하정우와한상기의『AI전쟁』을다루며한국형언어모델에대한탐구를주문한다.전치형은『로봇과AI의인류학』을읽으며로봇이일상에자리잡은오늘날로봇인류학자에게새로운현장,문헌,질문이제공되고있는현실을짚는다.이상욱은인공지능에대한철학적,윤리적문제를포괄적으로다루는『AI윤리에대한모든것』을소개하며,대안적독해가능성을제시한다.김재인은『슈퍼인텔리전스』가제기한‘초지능’이라는화두를논의하며,초지능말고도인공지능에대해시급히숙고할문제들이산적해있다고주장한다.김지훈은『AI지도책』을상세히분석하며,비판적디지털미디어연구의관점을전면에내세운다.고인석은『이진경×장병탁선을넘는인공지능』을소개하며인공지능의신체성과감정에관해질문한다.권석준은『AI빅뱅』을다루며창의성,언어,메타인식의문제를둘러싼저자와서평자의논쟁적차이를제기한다.이처럼특집리뷰에는인공지능에대한다각적인접근이담겨있다.
“LLM이제시하는전망을너무장밋빛으로만그리기보다는명암을균형있게다룰필요가있다.”박진호는「한국의AI기술과산업은어디까지와있나」에서하정우와한상기의『AI전쟁』을소개한다.저자는『AI전쟁』을통해한국의AI기술과산업의현황을톺아본다.또한,현재AI관련산업에서가장뜨거운관심대상인대형언어모델(LLM)의효율성과환경적영향등을거론하며LLM의명암을균형있게다룰필요가있다고지적한다.나아가,한국형언어모델이필요한이유들을살피며,이에대한더많은탐구를주문한다.
“로봇을사랑하든혐오하든,이곳에서인간과로봇은일로만난사이다.이는로봇인류학자에게새로운현장,문헌,질문을제공한다.”전치형은「터미네이터와막국수」에서2003년로봇실험실현장연구에기초하여‘인간은자신과닮은존재를창조할수있는가’라는신학적질문에천착한캐슬린리처드슨의『로봇과AI의인류학』을다룬다.저자는캐서린리처드슨이현장연구를하던당시와오늘날로봇과AI에대한논의지형이바뀌었음을지적한다.즉,실험실에머물렀던로봇들이일상공간으로나와‘일하는존재(노동봇)’가됨으로써,이제는‘로봇이라는도구로어떤일을어떻게할것인가’라는경제학적질문에보다집중해야한다는것이다.
“내가보기에는이런‘마음의다양성’에대한긍정이포스트휴머니즘의출발점이다.”이상욱은「인간중심적관점에서바라본AI」에서인공지능에대한철학적,윤리적문제를포괄적으로다루는마크코켈버그의『AI윤리에대한모든것』을소개한다.이때저자는마크코켈버그가활용하는대륙철학대신영미철학을통한사고실험과대안적독해가능성을제시한다.특히,저자는인공지능의마음과인간의마음이본질적으로같은지,다른지에대한질문에주목한다.저자는우리가고려해야할합리적인태도는인간의마음과인공지능의마음사이의우월성이있다는생각을포기하고,‘마음의다양성’을긍정하는것이라고말하며,이것이포스트휴머니즘의출발점이라고주장한다.
“초지능은인공지능을둘러싼여러문제중에서시급한문제에할애할시간을빼앗는주제다.”김재인은「초지능이라는가짜문제」에서닉보스트롬의『슈퍼인텔리전스』를리뷰한다.저자에따르면,닉보스트롬은초지능이실현될기술적가능성이제시되지않았고,따라서현실이아닌SF의영역에속한다고말한다.챗GPT같은대형언어모델기반인공지능이큰반향을일으키고있지만,인공지능이‘일반지능’을갖게될지도여전히기술의영역너머에있는문제임을지적한다.따라서,저자는초지능말고도인공지능에대해시급히숙고해야할문제들이산적해있으며과학적으로차분하게접근하여우선순위를잘파악해야한다고말한다.
“생성형AI는기계학습기반모델들의위상이텍스트와이미지를산출하고유통하는미디어로확장되었음을뜻한다.”김지훈은「인공지능을미디어로합성하기」에서인공지능에대한지정학적,지형학적분석을수행한케이트크로퍼드의『AI지도책』을톺아본다.저자는인공지능을비판적디지털미디어연구의관점으로접근한다.즉,인공지능은정보를생산및유통하고,사용자의정체성과사회문화적관계를구축및조율하며환경을조성하고환경에영향을미치는매개자라는것이다.이를위해저자는『AI지도책』을따라인공지능과관계되는환경,노동,기계학습의내부를상세히분석하며,『AI지도책』의성취와한계를짚어낸다.
“만일기계가,완벽하게,감정을느끼는것처럼행동한다면,그것의‘감정’지위를어떻게평가해야할까?”고인석은「몸을만들어주면인공지능에서마음이생겨날까」에서이진경,장병탁,김재아의『이진경×장병탁선을넘는인공지능』을읽는다.저자는인공지능에대한철학적성찰을대화형식으로펼치고있다는장점과더불어,이진경과장병탁의대화를제3의지점으로끌어올리지는못했다는아쉬움을지적한다.나아가,이진경과장병탁모두강조하는인공지능의신체성,인공지능의‘감정’지위에대한질문들을제기한다.
“혁신의방향은근본적으로언어의한계돌파에맞춰져있지않다.”권석준은「미학과철학의기준으로재평가하는생성형인공지능의운명」에서김재인의『AI빅뱅』을리뷰한다.저자는챗GPT가일으킨센세이션속에서생성형인공지능을인문학적으로탐구한『AI빅뱅』의시의성을높게평가하면서도,기술적차원에대한새로운의견을제시한다.특히저자는인공지능과창의성의관계,언어및대형언어모델의한계에대한김재인의주장에이론을제기하며,생성형인공지능에관한심도깊은기술적·철학적고찰을주문한다.
리뷰:책으로세상을보다
〈리뷰〉에서는각분야전문가들의시의성있고,심도있는서평들이이어진다.
조문영은「송이버섯냄새를맡자.그다음은?」에서애나칭의『세계끝의버섯』을리뷰한다.저자는송이버섯을중심으로자연과문화,인간과비인간의얽힘속에서자본주의를곱씹는애나칭의시선을좇으며,인간과비인간에의한세계만들기의궤적들을따라가며역사를재발견하자고제안한다.그와동시에,애나칭의방법론적제안이지니는모호함과불안정한세계를연구하는정규직교수라는위치성에대해서도질문을제기한다.
김미정은「그는무엇과작별하는가」에서무라카미하루키의신작장편소설『도시와그불확실한벽』을비평한다.저자는,작가가데뷔직후발표한중편을,게다가『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라는다른장편을통해이미한차례다시쓴이야기를노년의거장이되어다시쓰는이유가무엇인지를,세작품사이의관계속에서묻는다.또,하루키의작품을관통하고있는도시,벽,소녀,‘나’라는화두들이어떻게변주되고있는지살피며,『도시와그불확실한벽』을읽는다.
심채경은「하와이에산다면이런비쯤아무렇지않게맞아야한다」에서이금이의『알로하,나의엄마들』을소개한다.소설은20세기초,일제강점기에하와이로떠난사진신부들의여정을담고있다.저자에따르면,작가는이들을무기력하고수동적인존재가아니라,낯선사회에서고된노동과차별을견디며살아남고,조국의독립을위해열과성을다한존재,즉스스로인생을개척해낸선구자들로묘사한다.즉,‘사진신부’라는단어뒤에숨겨져있는도전과용기와모험,그리고애국의정신을독자앞에망라한다는것이다.
오지윤은「차가운이성을기대하며」에서참여정부와문재인정부에서주택정책을담당한김수현의『부동산과정치』를다룬다.저자는책에대해네가지질문을던진다.첫째,저자가책에서제시한답은새로운가?둘째,저자의현실진단은타당한가?셋째,저자의정책기조는정치적으로포용적인가?넷째,저자의정책대안은합리적이고실현가능한가?저자는각각의질문에대해구체적이고객관적인정보들을근거로검증하며,이론을제기한다.무엇보다저자는주택정책의낭만주의,선동주의를벗어나책의견해에대한찬반양론,각론에대한차이들이사회에서풍성하게다뤄지고이성적으로논의되기를촉구한다.
강예린은「이상하고평범한부동산DNA」에서부동산으로흥하고망한K-가족의자전적다큐멘터리인〈버블패밀리〉의마민지감독이쓴『나의이상하고평범한부동산가족』을리뷰한다.저자는토지구획정리사업하에서실질적시행자로역할한‘집장사’의역할에대해논의하고,아파트가만들어낸한국형중산층문화,그리고그것을이끈여성의역할에대해언급한다.저자는한국사회에부동산거품이중산층가정을피어오르게하는‘이상하고평범한’모습에주목하며,그것이한국사회에서얼마나흔한모습인지자문한다.
이마고문디:이미지로읽는세계
“레미코숑은중앙통제부와의대화에서
‘난테크놀로지를싫어한다’고말한다.
통제부에서두려워하는것은
미래보다과거를생각하는사람이다.”
이마고문디에서는독립큐레이터이자연구자인현시원이현대영화언어의발전에커다란족적을남긴장뤽고다르감독의영화〈알파빌〉(1965)을다룬다.〈알파빌〉은슈퍼컴퓨터알파60이통제하는도시에들어온사립탐정레미코숑의여정을좇는다.레미코숑은질문이금지되어있는곳에서끊임없이질문하고,‘사랑’,‘양심’,‘왜’라는말이상실된이들사이에서어둠을빛으로바꾸는것은‘시’라고답하는인물이다.저자는고다르감독이그리는미래도시의모습이곧현대사회의이미지를은유하는것이라고말하며,나아가인공지능과기술문명에대한질문들을제기한다.
디자인리뷰
“주제전이‘사진의힘’에충실했다면,
‘포토북페스티벌’은‘사진책의힘’을다층적으로보여줬다.”
디자인리뷰에서는전가경이「사진의가장끝에서,사진책이시작되다」라는제목의디자인비평을썼다.저자는지난9월22일개막하여11월5일40만여명의관람객동원이라는역대최대성과로막을내린제9회대구사진비엔날레의부대전시‘포토북페스티벌:사진의힘,책이되다’를소개한다.저자는전시와의관계에서부속물정도의위치를점했던사진책이다양한방식으로구실하며전시와책의관계를새로이정립하고있다는점에주목하며,주제전이‘사진의힘’에충실했다면‘포토북페스티벌’은‘사진책의힘’을다층적으로보여줬다고평가한다.
북&메이커:출판의낭만과일상
북&메이커에서는‘책기자’이유진《한겨레21》선임기자가「‘책기자’라는환상과환장」이라는제목아래,저자는에디팅과라이팅을겸하고,학계·출판계현장취재와쏟아지는신간도서리뷰사이를종횡무진하는‘책기자’의역할과역경을펼쳐낸다.그리고그런책기자로서현장에서지켜본2010-2020년대한국출판문화의대표적인흐름으로‘페미니즘출판’과‘검열(출판계블랙리스트)’을꼽고,이들을가까이에서관찰하고추적한이야기를풀어낸다.
문학:풍성한읽을거리
문학에는김용언과김홍중,송지우의에세이3편이실렸다.
김용언은「빈책장」에서자신의어린시절독서편력을되돌아본다.어릴적집에있던언니,오빠가보았을낡은책부터학교도서관,동네의하나뿐이었던서점까지.저자는어린시절자신의독서취향이그가운데에서갈팡질팡하는궤적을담담히회고한다.그리고다시돌아와어린시절독서가지금의자신을형성하는데얼마만한지분을가졌을지묻는다.그리고그것이거의전부임을,즉어린시절의독서가마니아로,‘잡학’을선호하는에디터로계속살아오게한밑거름이되었음을깨닫는다.
김홍중은「마주침과글쓰기」에서철학자질들뢰즈를따라‘글쓰기’의의미를탐색한다.저자에따르면,생전에들뢰즈는자신이말한‘주름’개념에대해종이접기를취미로하는사람들과서퍼들로부터깊이공감을받고,‘자신들이바로주름’이라는반응을접한데깊이매료되었다고한다.저자는철학의바깥으로나아가철학이아닌것과조우한이같은‘마주침’에주목하며,글쓰기또한‘자기’를탐구하는것이아닌타자와의마주침을지향하는것이라고주장한다.즉,글을쓰는것은자기의완성,발견,회복과무관하며본질적으로자아의상실에가깝다는것이다.
송지우는「대담한예술가의발라드」에서싱어송라이터올리비아로드리고의두번째앨범을다룬음악에세이를썼다.디즈니출신팝스타로서의전형적인행보와거리를두면서도,Z세대신인으로서2020년대에이례적인성공사례가된로드리고의두번째앨범은,뜻밖의성공이후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지의문제에답해야했다.첫성공이후의결과물에대한중압감은예술에서익숙한경험이며,흔히들‘소포모어슬럼프’를입에올리기때문이다.저자는록과팝펑크를전면에내세우며성장기의숱한실수와후회,성장통을솔직하게노래한로드리고의담대함을상찬한다.
“한국에도서평전문지가필요하다.”
‘어떤’책을‘왜’읽어야하는가?2020년12월0호로출발하여2023년12월,12호에이른《서울리뷰오브북스》는그답을서평에서찾는다.12인의편집진은오랜토론을거쳐서주제와책을선정하고서평을쓴뒤에,이를내부에서돌려읽으면서비판을듣고,이를반영해서글을고친다.타인의책을비평하고비판하듯이,자신들의글도같은비판의과정을거친다.
서평전문계간지《서울리뷰오브북스》는‘좋은서평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서시작해‘한국에도역사와전통이살아있는서평지가있었으면좋겠다’는바람을담아탄생했다.사회학,인류학,경제학,자연과학,역사,문학,과학기술사,철학,건축학,언어학,정치학,미디어등각분야에서활발하게활동중인12명의편집위원이뜻을모았다.중요한책에대해서는그중요성을제대로짚고,널리알려졌지만내용이부실한책에대해서는비판의목소리를높이며,주목받지못한책은발굴해소개하는데목적을두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