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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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구글 전략가 출신 옥스퍼드 철학자의
설득 기술에 빼앗긴 주의력 되찾기

“주의 뺏기 경쟁이 우리 삶을 파편화한다”
프린스턴대학 총장 선정 ‘신입생 필독서’
“이정표에 해당하는 책” -《옵서버》
“단번에 기술윤리학 분야 고전 반열에 올랐다” -《테크크런치》

빼앗긴 주의력 되찾기는 이 시대 최대 도덕적·정치적 과제

디지털 기술이 생각과 행동의 중심이 되면서 개인의 자율성과 공동체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거대 기술 기업이 개발한 지능적 설득 시스템이 비즈니스의 기본 모델이자 인터넷의 설계 논리로 자리 잡으면서, 주의 뺏기 경쟁과 사용자 설득 기술은 궁극적으로 의지의 조작 단계로까지 발전했다.
구글 전략가 출신 철학자 제임스 윌리엄스는 이 책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에서 디지털 기술이 생각과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개인과 사회를 자동반사적이고 파편화된 삶으로 내몬다고 지적한다. 그는 정보와 자극이 넘쳐나는 시대에 최대 희소 자원이 사람의 주의인 이상, 그것을 완전히 포획할 때까지 기술의 침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거대 기술 기업의 주의 뺏기 경쟁에 대응하여 자기통제력을 지키고 주의력 경제(attention economy)를 재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주의는 당장 눈앞의 문제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삶 전체를 항해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 등의 영향으로 목표한 바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의가 분산되는 문제를 단순히 사소한 짜증 정도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개인적 차원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능력을 위축시키고, 집단적 차원에서 공동의 목적을 세우고 이를 추구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저자는 주의력 경제를 개념화할 수 있는 용어가 부족해 사회적·정치적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의 주의를 빼앗고 반응을 조종하는 지능적 설득의 힘으로부터 주의의 자유를 주장하고 지키는 것은 우리 시대가 직면한 최대 도덕적·정치적 과제다. 개인 차원의 저항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저자는 빼앗긴 주의력을 되찾기 위해 기술 기업의 개발자는 물론 경영자, 정책결정자, 시민 등 다양한 주체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열거하고, 주의력 경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사회적 개입의 유형을 제시한다. 여기에 철학과 고대 문헌에서 현대 과학까지 다양하게 동원하고, 참신하고 사려 깊은 분석을 덧붙여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질문에 대한 빛나는 통찰을 준다.
책 서두에서 저자는 거리의 철학자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일화를 소개한다. 디오게네스가 코린트 거리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데 알렉산드로스가 찾아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드로스를 올려다보며 이렇게 일갈한다. “햇빛을 가리지 마시오.” 저자는 우리도 이 시대 선의를 가진 디지털 알렉산드로스를 올려다보며 “나의 빛을 가리지 말라”고 외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

제임스윌리엄스

기술윤리학자로사고의자유와고도로설득적인설계환경에서행복을증진하는과제를주로연구하고있다.옥스퍼드대학에서기술설계와관련한주의와설득의윤리와철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옥스퍼드대학인터넷연구소와디지털윤리연구소,베일리얼칼리지에연구원으로있었으며옥스퍼드대학컴퓨터과학부강사,케임브리지대학예술·사회과학·인문학연구소(CRASSH)객원연구원을지냈다.

연구자의길로들어서기전에는학부시절문학을전공했고,대학원에서는제품설계공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구글에서십년동안전략가로일하면서검색광고분야에서공로를세워사내최고영예인‘파운더스어워드(FoundersAward)’를수상했다.재계와학계,비영리단체와정부기관을아우르는컨설팅조직‘타임웰스펜트(TimeWellSpent)’캠페인을공동제창했다.정부와기업의설계자와개발자,경영자에게기술윤리문제를자문하는한편기고와논평,강연을이어가고있다.2017년현대사회문제해결을위한혁신적사상가에게주는나인닷츠프라이즈(NineDotsPrize)를수상했다.

목차

해제
서문

1트롤을위한철학

1부설계된주의분산
2불완전한GPS
3주의의시대
4스스로경계세우기
5마음의왕국

2부인간을외면하는클릭
6시민은상품이다
7집중의빛이가려질때
8별빛이가려질때
9햇빛이가려질때

3부주의의자유
10첫번째전쟁터
11괴물과은행
12주변시간속주변사람들
13발명의가장밝은천국

감사의말
더읽을거리

출판사 서평

우리는결함있는GPS에의존해살아간다

구글에서십년넘게일하면서저자는“세상의모든정보를조직화해많은사람이보편적으로접근하고사용할수있게만든다”라는구글의비전에크게공감했다고말한다.하지만그는어느순간자신이‘정보의조직화’가아니라‘주의의조직화’에얽혀있다는사실을깨달았다.기술산업은상품을설계하지않고사용자를설계한다.인간의삶을안내하는이GPS시스템의목표는오로지우리의주의를연장하는것이다.우리가추구하는가치와정체성에어긋나는행동을유도하고습관을만든다.인간을위한다는기술이인간의핵심인주의를포획해파는데매달린다.저자는우리가결함있는GPS에의존해살아가고있다는점에주목하고,이문제를연구하기위해대서양을건너옥스퍼드대학으로향한다.
정보가넘치면희소자원은인간의주의가된다.정보의양은속도에대처할수있을때의미가있다.속도가지나치면양이많을수록오히려재앙이된다.저자는거대기술기업이사용자의주의뺏기에혈안이된주된이유로디지털광고를꼽는다.초창기광고는과학보다예술에가까워그것이우리에게미치는힘에대해크게우려하지않았다.그런데광고산업이성숙하면서인간심리와의사결정지식을체계적으로적용하기시작했다.광고의범위역시정보에서설득으로,다시행동형성에서태도형성으로까지나아갔다.20세기말전자매체는광고주에게새로운플랫폼과설득전략을가져다주었고,인터넷이등장하면서효과측정의피드백고리가완성되었다.여기에네트워크로연결된단말기의휴대성과연결성이높아졌다.디지털광고의확장성과수익성이커지면서비즈니스의기본모델이되었다.구글,메타,트위터등주요플랫폼은사실상모두광고회사다.세계최고의소프트웨어엔지니어와설계자,분석가,통계학자가사람들의생각과행동을사전프로그래밍된방향으로나아가게하는방법을찾기위해막대한시간과자원을투입한다.
저자는과거TV나신문같은매체에서광고가정보전달의측면에서‘예외’였다면,디지털매체에서광고는‘규칙’이되었다고지적한다.과거매체에서광고가지배적인설계목적을지원했다면,디지털매체에서광고는그목적을주도한다.주의력경제에서는사용자가곧상품이다.기술설계자는인간심리의가장낮은차원인충동을겨냥한다.심리학자와행동경제학자가수십년간분석해온다양한인지적취약성과의사결정편향을활용한다.전구글디자인윤리학자트리스탄해리스는이런현상을빗대어‘뇌간의바닥을향한경주’라고표현했다.

언어의한계가곧주의세계의한계다

철학자비트겐슈타인은“내언어의한계가곧내세상의한계다”라고말했다.언어의지평을확장할때자신과세상에대한인식의지평도확장된다.저자는오늘날우리가직면한여러문제중하나로개인이나집단전체가기술의영향으로어떤방식으로주의가분산되는지이해할수있는개념적틀이부족하다는점을지적한다.그는주의력경제와어떻게관계를맺을것인지설명하기위해서는새로운용어가필요하다고말하며,주의의개념을‘집중(spotlight)’,‘별빛(starlight)’,‘햇빛(daylight)’의세가지차원으로설명한다.
‘집중’은우리의인식과행동이과제를향해나아가게하는직접적인능력으로,우리가원하는것을하도록해준다.집중의빛이가려질때는‘기능적’주의분산이일어난다.기술은우리가원하는일을하도록돕지만그렇지못할때도있다.기술이방해할때우리의주의집중은파괴된다.우리는자신이세운계획을실천하고또해야할일을하기위해컴퓨터앞에앉는다.그러나무의식이의식을압도하면서45분뒤세계경제위기에관한기사를읽고,유튜브에서자동실행되는강아지동영상을보며,소셜미디어에서친구들의일상을엿본다.이런기능적주의분산은각종앱알림메시지로부터일어난다.가령이런식이다.“차를마시기위해주전자에물을끓이려하는데인스타그램앱에서내가좋아하는인플루언서가글을올렸다는알림메시지가왔다.”
한층더깊은주의의차원인‘별빛’은우리삶이더높은목표와가치를향해나아가게하는포괄적인능력으로,우리가원하는존재가되도록해준다.별빛이가려질때는‘존재적’주의분산이일어난다.개인적,혹은집단적차원에서정체성이흔들릴때우리는자아가분열되는듯하고자신이원하는존재가되기힘들다고생각하며존재적주의분산을경험한다.우리는소셜미디어에서의미있는관계를추구하기보다최대한많이‘좋아요’를받고‘친구’를맺으며다른사람의관심을얻는데몰두한다.더기발한이야기를담은게시글을올리기위해애쓰면서많은시간을보내고,어느순간사회적상호작용은일종의숫자놀이가된다.일상적으로숫자를쫓아가는사소함속에서우리는자신이누구인지,혹은애초에이들과친구를맺은이유가무엇인지에관한보다고차원적관점을잃는다.
가장원천적인주의의차원인‘햇빛’은우리가애초에목표와가치를정의하게하는근본적인능력으로,우리가원하는것을원하도록해준다.햇빛이가려질때는숙고와이성,예측,기억,목표선정등의역량이위축되는‘인식적’주의분산이일어난다.무엇이진실인지이해하는능력,혹은진실의가능성을예측하는능력이위축될때우리의햇빛은가려진다.우리는잘못된행동에대해단순히화가나는것을넘어격렬하게분노하고혐오감을느낄때도덕적격노를경험한다.정보가부족했던과거에는전세계에서일어난도덕적위반에관한뉴스가우리의주의를놓고경쟁하지않았다.하지만스마트폰시대에는누군가잘못된행동을하면모든사람이그것을잠재적으로경험한다.오늘날우리는인터넷상에흘러넘치거나바이러스처럼퍼져나가는도덕적위반에관한뉴스에일상적으로분노를표출한다.더이상도덕적격노의대상을화형대에세울수없기에우리는잘못된행동에대해그들을상징적,혹은평판적차원에서파괴한다.

어떻게주의의자유를주장하고지킬것인가

우리의주의를포획하고이용하기위해끊임없이경쟁하는주의력경제는새로운마음의왕국이다.저자는그것과우리는현재‘주의적농노제’의관계이며이를재편하는일은두가지면에서정치적과제라고설명한다.하나는,주의를빼앗는매체는우리가역사적으로정치적인문제로받아들여온것을이해하고거기에참여하는렌즈이기때문이다.다른하나는,매체는우리자신을포함해모든것을바라보는렌즈이기때문이다.저자는우리의주의와삶을인도하는전제주의적힘을재편하지않고서는가치있는정치적개혁을이룩하는일은불가능하다고지적한다.
저자는또한주의의자유를주장하고지키기위해서는우리가‘원하는것을원하는’능력을길러야한다고강조한다.더나아가집단차원에서마치방향을잃은배처럼표류하기전에사회적·정치적목표를확실히정해야한다고말한다.기술설계자들도의사들이히포크라테스선서를하는것처럼‘설계자선서’를해야한다고조언한다.저자는이런과정을통해기술설계자들이사용자의존엄성과주의,자유를존중하고기술의의도와방법에대해사용자와투명하고정직하게소통해야한다고주장한다.
미래세대는외부환경뿐아니라내부환경에대한책임을얼마나다했는지를기준으로우리세대를평가할것이다.오늘날위기는지구의기온상승뿐아니라제대로기능하지못하는개인의주의력에서비롯되고있다.이런점에서우리의임무는외부환경을재편하는일뿐아니라우리가중요한것에주의를기울일수있도록세상을재편하는일이다.중요한일을하려면우리는먼저중요한대상에주의를기울일줄알아야한다.자신의주의를지키려는의지와힘이강력할수록우리는더자유로워질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