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죽을 복

엄마의 죽을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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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순리대로 살다 깔끔하게 가겠다는 엄마의 죽을 복 찾기 대작전!

“엄마의 죽을 복 타령이 징글징글하다.
도대체 죽을 복이 뭐길래?
그거 얼마면 되는데? 내가 찾아줄게!”
순리대로 살다 깔끔하게 가겠다는 엄마의 죽을 복 찾기 대작전!

"엄마의 죽을 복 타령이 징글징글하다
도대체 죽을 복이 뭐길래?
그거 어디에 있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2023년 어느 날, 엄마가 아팠다.
우리 엄마 박순철 여사는 평생
“나는 주삿바늘 꽂고는 안 살 거야.”
“집에서 평소처럼 살다가 죽을 때는 깔끔하게 갈 거야.”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깔끔하게 갈 거라는 사람이
진짜 나의 엄마가 되었을 때,
나는, 큰언니는, 작은언니는, 오빠는
치료를 포기할 수 없었다.
요양원을, 요양병원을, 암 전문 요양병원을,
응급실을, 대학병원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유우머도 포기할 수 없었다.
아픈 엄마를 돌보는 자식의 시간은
아픈 자식을 돌보는 엄마의 시간에 견주고 보면
한없이 어색하다. 어쩐지 자연스럽지가 않다.
그래도 이 시간에 국으로 꼬깃꼬깃해질 수는 없지.
엄마는 주삿바늘 꽂고도 집에 있는 고추장 걱정을 한다.
우리는 파킨슨에 췌장암이 걸린 엄마와 농담을 할 거다.
그리고, 엄마가 영, 엄마한테는 없을 건가 보다며 아쉬워하는
그놈의 '죽을 복'을 찾아 줄 거다.


이야기의 시작, 엄마의 죽을 복을 찾아서

《순리대로 살다 깔끔하게 가겠다는 엄마의 죽을 복》을 쓴 저자 신문자의 엄마이자, 형제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박순철 여사는 여든 살이 되던 해인 2023년 파킨슨과 췌장암을 진단받았다.
박순철 여사는 평소에 입버릇처럼 “나는 절대로 몸에 주삿바늘 주렁주렁 달고는 안 살 거야. 순리대로 갈 거야. 죽을 때라도 복이 있어야지.”하던 사람이었다. 쿨하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작성해 두기까지 했더랬다.
그렇지만 막상 자기 엄마의 일이 되고 보니, 문자는 가파른 내리막이 예정된 병 앞에서 치료를 멈추는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엄마가 말한 ‘순리’는 아주 매운 맛이었다. 문자를 비롯해 자식 넷이 달라붙어 엄마를 설득해 억지로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순리를 거스르는 독한 치료로 엄마의 몸은 서서히 망가졌다. 산을 들로 쏘다닐 수 있었던 엄마의 세상이 침대 크기만큼 좁아졌다. 그렇게 요양원으로 들어간 엄마는 이제,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던‘엄마의 죽을 복’이 영 사라진 걸까.
엄마와 같이 낭패감에 빠져 있다가 문자는 문득, 오기가 생겼다. 엄마의 죽을 복을 찾아나선 것이다.
“도대체 그놈의 죽을 복이 뭐길래? 어디 가면 있는데? 내가 찾아줄게!”
아직도 텔레비전에서 노인들이 나오면 지치지도 않고 부러워하고, 반질반질 닦아 놓은 장독대에 고추장이 무사한지 걱정하고, 우울증에 걸려 허우적대는 아빠보다도 더 짱짱한 마음을 가진 박순철 여사가 아닌가.

《엄마의 죽을 복》은 누워서 똥오줌을 싸는 신세가 되었다면서 ‘죽을 복’이 없다고 두고두고 아쉬워하는 엄마에게, 막내딸 문자가 엄마의 죽을 복을 찾아주기 위해 시작한 수색 일지이다.
저자

신문자

4남매중막내,딸.비혼,1인가구,결혼가능성낮음

국문학을전공으로선택했지만학교생활이나학과공부에잘적응하지못하고학교밖으로나돌았다.전에본적없는에너지와새로움에사로잡혀,홍대앞문화기획자로사회적기업일상예술창작센터에서20년넘게일했다.
마뜩잖을때도많지만,일단시작하면꾸준히하는것이유일한장점이자무기이다.
글을쓰기로한뒤에내가기댈것역시꾸준히하는것뿐이라고생각하고매일‘똥을누듯이’조금이라도쓰기위해애썼다.
‘개나소나글을쓰네’라고욕했던과거의어리석은나를비웃으며,나는기왕이면오래쓰는개나꾸준히쓰는소가되고싶다고생각하는요즘이다.

목차

시작하는글|엄마의‘죽을복’을찾아서
콧물섞인얼갈이된장국수
순리대로죽겠다는엄마말리기
엄마가울음을그쳤을때
슬픈건슬픈거고,묵은때는닦아야지
해도후회,안해도후회,결국은도박같은치료
n분의1,미혼의돌봄
엄마의죽을복
긴병에효자는필요없어
병원에서나의미래를본다
대학병원에서밑빠진독에물붓기
불행배틀의무대,응급실
살아있는사람들의공동묘지,요양병원집중치료실
5개월에4,250만원짜리돌봄
허리굽은아주머니의죽을복
엄마의고추장걱정
엄마에게가는길
돌보는여자들과새로운마을
숙제같은쓸쓸한명절
나의부모를그저있는모습그대로
늙어서좋은건하나도없어,이양반아
귀엽게죽는건어렵겠지
똥기저귀를갈아줄사람
해방둥이부부
집으로가고싶은엄마에게
고백하기좋은장소,택시
아빠의마음언저리
둥둥떠다니는거라고생각하면좋겠다
하루를살아내는것
엄마음식으로이어달리기
맺는글|괜찮아
권하는글|이책을먼저읽은사람들이야기
덧붙이는글

출판사 서평

엄마의죽음이라면날벼락같기보다,오래오래걸리면좋겠어

우리는분명부모가자식보다먼저죽는것이,자식이부모보다먼저죽는것보다자연스럽다고생각한다.그런데도,부모가죽는다는것을진짜로알게되면몹시충격적이다.엄마가아프고문자도엄마가죽고없을때의세상을,그런세상이진짜로닥쳐올거라는사실을받아들이기쉽지않았다.
‘나’를생각하면고통없이깔끔하게흔적도없이사라지는죽음을택하겠지만,그주어를‘나의부모’‘나의소중한사람’으로바꾸어놓고보면,갑작스럽고,흔적도없이사라지는죽음을선뜻선택하기어려울것이다.
《엄마의죽을복》에서문자와엄마는잔뜩울고,실없이농담을나누고,손뼉을치며웃는다.이책을읽다보면,소중한사람의소멸을조금씩천천히지켜보는시간의기쁨과슬픔을함께나눌수있게될것이다.


최고의노후대책은비혼의딸?부모돌봄에N분의1은없다

저자신문자는4남매가운데막내이고,비혼이고,딸이다.어느덧중년에접어드니도처에서늙고병든부모를돌본다는소식이날아들었다.그런데그돌보는일의전면에는늘결혼안한자식들이서있었다.
‘결혼을안하면아무래도여유가좀있으니까’
대부분의사람들은그렇게생각하는것같다.결혼을한사람들은결혼을통해생기는책임과의무가늘어나서여유가없다고.하지만관계가어디책임과의무만지우나,어디?넓어진가족은책임만큼이나사랑을가져다주고,의무만큼이나기쁨도준다.
결혼안한사람들은부모돌봄에더시간을쏟을수있을지는모르지만,그일을더힘들고고통스럽게느낄수도있다.그돌봄의고단함을나눠질구성원이없기때문이다.
《엄마의죽을복》은자식을돌보는부모의시간보다도,부모를돌보는자식의시간을들여다본다.문자의4남매는,어떻게나누어도누군가는더지치고,누군가는더억울해지기쉬운돌봄의n분의1을어떻게나누어가질지묘책이있을까?

어쩐지어색하고,어쩐지불편하고,어쩐지질문이많이생기는이부모돌봄의시간을어떤자식이어떤방식으로함께할수있을지,그작은해법들을모색해본다.


5개월에4,250만원짜리돌봄

기왕에항암을하기로한이상,엄마의치료와돌봄은팔할이돈으로이루어진다.암전문요양병원은입원비가4인실을기준으로월400만원부터다.문자의엄마처럼거동이어려운경우,병원에서는개인간병인을필수로요구한다.간병비는하루에13만원.7일에91만원.한달에4주면월364만원이들어간다.한달에고정으로나가는돈이최소764만원이라는말이다.
여기에환자의체력을끌어올리기위한각종주사나약제는따로추가비용이든다.암전문요양병원은치료보다는요양을목적으로하기때문에보험혜택도받기어렵다.
엄마가곁에있어주기만한다면야‘그깟돈쯤이야’싶다가도,이시간이길어져도이마음이그대로일까걱정되기도한다.문자는엄마가암전문요양병원에있던5개월동안병원비로23,000만원,간병비로1,950만원.합쳐서4,250만원을썼다.
엄마의목숨값.《엄마의죽을복》에서는평생을통틀어자기를위해가장많은돈을쓰는곳이교육도아니고,여행도아니고,병원비로다날려보내는돌봄의비용에대해서함께들여다본다.


돌보는여자들,돌보는마을에대한감각

아이를키울때만마을이필요한것이아니다.노인을돌볼때도한마을이필요하다.아흔여섯살할머니는,죽을때까지옥수수나쪽파를다듬고,담안팎으로지나는사람들과인사를나누었다.할머니를할머니답게살다죽게한건,엄마와아빠의돌봄에더해,익숙한풍경과사람들로이루어진고향마을에서지낼수있었기때문이라고,문자는믿고있다.
할머니와달리엄마의돌봄은돌봄을일로하는중년의여성들덕분에가능했다.몸을닦이고,똥오줌을뉘이고,밥을먹이고,침대로휠체어로엄마를옮기는일은적잖은전문성이필요하다.서툰데다여러감정이뒤섞여억장이무너지는사람들은아픈사람을위험하게만들수도있다.
《엄마의죽을복》에는아픈사람이마음껏아프고,그사람을돌보는일이많이고단하지않는관계와시스템에대한고민과제안이담겨있다.같이머리를맞댈필요가있다.이일은이제더는남의일이아니라바로,이책을펴든독자들에게당면한일이기도할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