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

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

$13.00
Description
이 책에 실린 네 편의 소설은 ‘다시 시작’에 대한 나의 고민과 의심, 바람과 기대가
한데 뒤엉키고 녹아들어 변형의 과정을 거친 끝에 다다른 불확실한 대답들이다.
『당신의 계절이 지나가면』과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지난 과거가 쌓이고 중첩된 현재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애틋하고도 쓸쓸한 감정을 담담하고 서정적인 문장으로 그려내었던 작가 주얼의 세 번째 작품집 『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이 새로운 판형과 표지 디자인의 개정판으로 발표되었다. 「최선의 선택」, 「그해 겨울 눈 덮인 해변에서」, 「파도에 몸을 맡기고」, 그리고 표제작 「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까지 여기에 수록된 네 편의 소설은 각 소설의 배경과 인물들이 서로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연작소설의 형태이다.

표제작의 제목이기도 한 ‘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은 수록된 소설의 공통 배경이 되는 장소인 속초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소설 속에서 속초는 인물들이 과거의 좌절 또는 아픔을 다시 직면하는 곳이자, 그로 인한 상처가 회복되고 치유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마법 같은 순간은 속초의 바다와 파도, 청초호와 영랑호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어두운 밤을 걷는 인물들을 가만히 비춰주는 달빛이 있기에 가능하다.

『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에는 작가의 전작들처럼 흘려보내지 못한 과거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전처럼 무력하게 과거의 늪 아래로 침잠하지만은 않는다. 그들은 용기를 내 ‘다시 시작’하기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디딘다. 그 발걸음이 비록 조심스러울지언정 주저하지는 않는다. 이미 그들의 마음은 달이 뜨는 동쪽, 세상의 끝에서 이전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그들의 발걸음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가슴 속에 남아있는 작지만 묵직한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주얼

2020년1월부터독립서점〈부비프〉의글쓰기모임을통해단편소설창작을시작하였다.소설집『당신의계절이지나가면』,『여름의한가운데』,『달이뜨는동쪽,세상의끝』,『당신의판타지아』를발표하였다.1인출판사〈이스트엔드〉를설립하여창작활동과출판활동을함께하고있다.

목차

추천의글(박은지│부비프대표)_005

최선의선택_013
그해겨울눈덮인해변에서_053
파도에몸을맡기고_117
달이뜨는동쪽,세상의끝_159

작가의말_217

출판사 서평

어두운밤의시간에서있는듯해도실은모두가환한달빛의영역아래에있다.
이책을펼친당신도‘달이뜨는동쪽’을가볍게걸었으면좋겠다.
달빛이당신을비출것이다.


과거는언제부터과거가되는걸까.
시간의흐름을기준삼으면모든순간은시시각각과거가된다.이글을읽고있는당신의지금도다음문장앞에선곧바로과거가되어버리고,눈을깜빡이는순간그만큼의과거가새로만들어진다.
그럼이렇게말해보면어떨까.마음에난물길을다지나간일,지나간생활만을과거라고한다면.그리하여더이상현재를억압하지않는기억만을과거라고부른다면.오직그것만이과거라는이름을부여받을때,얼마나많은기억이일순간현재가되어버릴까.

주얼작가의연작소설『달이뜨는동쪽,세상의끝』은두꺼운현재를사는사람들의이야기다.그들의현재는흘려보내지못한과거가중첩되어두툼하다.
소설속인물들은각자의구멍을지니고살아간다.사춘기시절겪은누나의죽음에죄책감을느끼거나(「그해겨울눈덮인해변에서」),갑작스러운연인과의이별로새로운사랑앞에망설이기도하고(「최선의선택」),애써당도한현재에대한의문이지난삶에대한회의로이어지기도한다.(「최선의선택」,「파도에몸을맡기고」)누군가는늦게알아차린마음을가슴안쪽에간직한채살아가기도한다.(「달이뜨는동쪽,세상의끝」)
구멍은외투안쪽에덮여있다.외투를입은그들은시청공무원으로,도시계획회사에다니는직장인으로,카페사장으로잘살아가는듯보이지만외투를벗는순간바닥깊은심연이드러난다.소설은그심연을가만히들여다본다.캄캄한구멍안에는오래된과거,그러나조금도녹슬지않은생생한과거가흘러가지못한채로고여있다.그것들이모두현재를이룬다.

과거가현재안에서끊임없이되풀이될때사람들은나름의방법을찾는다.잊기위해애쓰기도하고,신에게기대기도한다.여기실린소설속인물들은직면하기를택한다.직면의장소는‘달이뜨는동쪽‘,속초다.
네편의소설에서속초는직면이후의회복과치유가일어나는공간으로등장한다.그것이일견타당하게느껴지는건바다때문일것이다.균열을품은사람이마침내바다앞에설때,그틈으로바닷바람이통과하면무언가일어난다.가라앉거나떠오르거나.그것은무한에가닿는경험이다.
호흡도편안해진다.밀물과썰물은들숨날숨과도닮아있어서,바다에서사람은바다의속도로숨쉬는법을배운다.그러므로삶의어느시기에는바다와마주보는시간이필요해지고,그때마다사람들은바다를찾는다.“나는바다와결혼한다”고말한카뮈처럼.그모든걸바다의마법이라고불러도좋을것이다.그러므로『달이뜨는동쪽,세상의끝』은바다의자기장안에서회복을도모하는사람들의이야기이기도하다.

바다를품은도시속초에서소설속인물들은구멍안쪽의오래된이야기를꺼내올리고,이런말을듣는다.

“분명누구보다치열하게고민했을테고,그러니그건그때현정씨가할수있는최선의선택아니었을까?결과로판단할수는없어요.(...)아마앞으로현정씨앞에는계속해서문이나타날거고,그문을통과해야만어디든갈수있을거예요.그러니까내생각에중요한건문을열고발을내디디는그행위자체인것같아요.그끝이어딘지가아니라.”
「최선의선택」

“지금도잘하고있어.”“오빠탓은아니야.”
「그해겨울눈덮인해변에서」

“저는가출했으니까이제집에안갈거예요.집에안가고제가가고싶은데로갈거예요.거기에서계속있을거예요.(...)아저씨도가출했으니까가고싶은데로가요.”
「파도에몸을맡기고」

어떤시절은꼭들어야할말을들음으로인해건너가진다.그말은타인의입을통해들려오기도하지만,때로는책속의문장으로다가오기도한다.그러니이소설을읽는건한시절을적극적으로건너가겠다는의지이기도할것이다.
소설안에서회복의기제는자연의언어(바다)와인간의언어로동시에밀려온다.여기에또한가지.바로달빛이다.
네편의소설에서달은수시로등장한다.밤하늘에실재하는달로,액자속사진으로,달을닮은조명의형상으로인물들의주위를맴돈다.그들을비춘다.삶이캄캄할때,어두운밤의시간에서있는듯해도실은모두가환한달빛의영역아래있다고말을건다.희미할지라도,달은변함없이떠오른다고.바로동쪽으로부터.

『달이뜨는동쪽,세상의끝』의계절은모두겨울을그린다.겨울은봄을앞두고있다.소설의마지막장을덮으며이야기속인물들이맞이할봄을상상한다.과거를새롭게해석하고흘려보낸그들의봄은전과다를것이다.이책을펼친당신도현정과하윤처럼,지후와연우처럼‘달이뜨는동쪽’을가볍게걸었으면좋겠다.달빛이당신을비출것이다.

박은지│부비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