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해 정란 (조선의 산야를 누비다)

창해 정란 (조선의 산야를 누비다)

$20.11
Description
조선 최초의 전문 산악인 창해 정란의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한 소설 형식의 역사서.
조선 후기에 그저 산이 좋아서 한평생을 유람한 선비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창해일사 정란. 그는 산수를 향한 열망에 매료돼 과거 공부를 접고 여행을 떠났다. 꿈만 앞세운 탓에 비난받기도 했으나 굴하지 않았고, 그의 발자국은 마침내 예술이 되었다. 글과 그림으로 체험기를 남긴 조선 최초의 전문 산악인 정란, 그의 눈에 그려진 조선 천지의 풍경이 펼쳐진다.
저자

이재원

그의지적상상력이질주하기시작하면역사적인물들이살아돌아온다.조선의최고화원이었던단원김홍도가그랬고실학자정약용도그랬다.인목대비와광해군에얽힌비밀을푼소설은또어떠했는가.그런열정들이이번에는300여년전,조선의풍경으로우리를데려간다.
조선의대표적인여행가이자천생산악인‘창해정란’.그는산수에관한열정하나로평생을여행에바치며백두에서한라까지조선팔도를섭렵했다.양반가의여느자제처럼과거를공부하던그가산수를유람하게된까닭은무엇일까.사대부에서예인·상인·약초꾼을가리지않고교유하며조선곳곳에발자국을남긴그의삶이소설처럼펼쳐진다.
정란의삶을복원한그는KBS한국방송에서원주국장을지냈으며,지금은역사저술가로서강연과집필을병행하고있다.저서로는『천년의향기편지로남다』『정약용과혜장의만남』『조선의아트저널리스트김홍도』,역사소설『인목대비』등이있다.

목차

책을펴내며ㆍ조선후기팔도를주유하던창해정란을만나다

주요등장인물
제1부산수병에걸릴숙명
시절인연
태몽
불운한천재,김시습
꺼지지않는등불스승이시여!
호형호제의연
찬란한문장속의빛
과거급제박탈
조선팔도를읽다
두물머리와등신탑
신의한수,마릉

제2부길위의인연
조선왕조시조묘
생명을다시얻다
휘파람소리에까마귀날다
인재를품어내는묘향산
미안하고미안하다
《송도기행첩》의산수를찾아가다
제발집으로돌아오라

제3부조선의바람백두산을뒤덮다
손안에조선을담다
다시도진불치병
사냥꾼과백두산
화선지위오방색먹빛
큰산을품고왔네

제4부발자국에고인빗물
진솔회가열리다
단원,묵은약속을지키다
제주거상김만덕
썩어없어지지않는존재
이별여행을떠나다
《불후첩》을남기노니
해후
조덕린의신원회복
나이제가련다

글을마치며ㆍ외로운술잔을가득채워준인연은또다시이어진다

여행길에만난인연들
역사용어풀이와저작물
참고한책들
창해정란연표|조선시대사연표

출판사 서평

“천하는마음을얻은자의몫이니
부끄러움은잠시접어두고
조선천지에내발자국을남기겠노라!”

##산에미친서생(書生),정란은누구인가?
창해정란은산수에관한열정하나로평생을여행에바친선비다.경상도군위사람으로양반가의여느자제처럼과거를공부하다어느날다른길을걷기시작했다.금강산,백두산,한라산등명승지곳곳을돌아다니고체험한내용을글과그림으로남겼다.여행이유행하던시기였지만,여행이삶의전부인사람은정란이유일했으리라.
※창해일사정란(滄海逸士鄭瀾):‘푸른바다로달아난선비’정란

##산이좋아산에가노라네
조선의선비들은산을좋아했다.지혜로운자는물을좋아하고,어진자는산을좋아한다(智者樂水仁者樂山)는말도있지않은가.영ㆍ정조시대에는양반들중명문가집안의권섭과양반가문의이중환,신광하가산천을유람하는일을좋아했다.대학자로꼽히는퇴계는청량산을,조식은두류산(지리산)을,서산대사는묘향산을마음속에품고살았다.그러나감히산에‘미쳤다’고할수있는인물은많지않았다.아니,주변에는한평생자기고향을벗어나지못하고살거나주위산천조차둘러보지못하는경우가태반이었다.
이에비해정란은과거공부를접고등반여행에인생을걸었다.당연하게도가족은뒷전이었고10대후반의아들정기동이가장으로서집안을지탱해야만했다.어린자식이가족의끼니를책임지고있는상황에서정란이꿈을계속좇을수있었던것은,가족역시정란의꿈을응원해주었기때문이다.그렇지않았다면18세의나이에세상을뜬아들의무덤앞에서그는등반의뜻을완전히접었을것이다.하지만그는다시길을떠났고,자신의행적이사람들의비난을뛰어넘을가치를얻을수있도록더욱힘썼다.

##남들과다르게홀연히자연과교감한대장부
-산수병에걸려가족을내팽개치고산하를유람한다고손가락질을받아가며이길을걸었습니다.길위에서싸우고다투는건결국저자신이자제내면의흥이었습니다.흥이깨지면갈곳조차잃어버릴것같습니다.누구의도움도없이혼자힘으로등정했을때온몸에흐르는짜릿한쾌감이또다른미지의세상을꿈꾸게했습니다.저만누리는보상입니다.제게있어산행의첫번째원칙은‘혼자의힘으로맞서자’였습니다._216쪽

당시양반들은노비가태워주는가마에올라기생과악사를끼고인솔자와하인을부리며산에올랐다.호화롭고소란스러운등반이었다.그러나정란은오로지청노새한마리와어린종하나만대동한채두발로산을올랐다.고독하게자연과마주한것은스승청천신유한의가르침을따르는길이기도했다.호연지기를키워주는자연,사람에게서기댈수없는한톨의한까지도넉넉히받아주는위대한자연이참된스승이라배운것이다.그렇기에정란은산행을통해턱밑으로떨어지는땀방울을보며쌀을거두는농부의보람을느꼈다.
정란은산행의도반청노새청풍을대하는태도도남달랐다.이별을앞둔청풍을위해마지막으로떠난여행에서함께바닷가의풍경을눈에담은것이다.그는청풍이죽자제사를지내애도했는데제문을읽는애절한소리에사람들이감복해청노새가죽어묻힌곳을청려동(靑驢洞,청노새동네)이라고부를정도였다.또지인남경희에게청풍을위한제문까지받았다.이렇듯정란은자연과,동물과교감하며배운감동의순간하나하나를글과그림으로남겼다.

최북,〈기려행려도〉
##예술이된정란의발자국《불후첩》
정란은산을다녀오는것은물론,산에서체험한내용을예술로승화시키는것에도주목했다.그는평소교유했던화가와문장가에게서산행을하는자신을주제로한작품들을받아첩으로엮었는데,그것이바로《불후첩》이다.번암채제공이“자네는썩어없어지지않는존재라네”라고찬문한것에서썩어없어지지않는다는말인‘불후(不朽)’를첩의이름으로붙였다.
《불후첩》에어떠한작품들이엮였는지세상에드러나지않은지금우리의눈으로확인할길은없다.그러나정란이앞서거론한이용휴는물론강세황,최북,김홍도,허필등수많은예인과교유한기록은전해지고있다.
이용휴의시와최북의작품〈기려행려도〉,〈금강산전도〉,〈풍설야귀인도〉그리고김홍도의작품〈단원도〉,아들정기동을위한묘비명,성대중의글(『청성집』제발)등다양한기록속에서정란의흔적을엿볼수있다.그가후세에남기고자했던뜻이면면히전해지고있음을이책을통해새삼깨닫게되는것만으로도그의발자국은의미가있을것이다.

사람들에게조롱당하고멸시받던사람이무엇이진실이고무엇이허구인지혀끝으로만놀린다면그흉허물이어디로가겠는가?내진정성은발끝에있었음을먼저밝힌다.(…)산행의가치는산에대한진정성이다.거들먹거리거나속되지않았을때비로소자연이베푸는생명수를맛볼수있다.그달콤한맛을옮겨줄방법이없기에,다만세상과빗대어내생각을적을뿐이다.모든사람이안주하는세상은너무나비좁아늘다툼이많다.하나눈과마음을밖으로돌리면확트이고활기찬세상을만날수있다는것을,내조국팔도가얼마나아름답다는것을,자연속천지만물이진정한스승이라는것을알게될것이다.평생내가지키고자했던뜻이다._312쪽

[출판사리뷰]

오래전부터선비들이사랑했던그풍경,
산정상에서내려다보는조선시대,
사대부에서예인·상인·약초꾼을가리지않고나눈산수에관한열정!
역사의물밑에,기록의행간에발자국을남긴
창해정란의삶이궁금한당신을위한책장


김홍도,〈단원도〉
##역사속인물들에게생명력을불어넣는작가이재원
저자이재원은그동안다산정약용,단원김홍도,인목대비등역사저술가로서역사속인물의삶에생명력을불어넣는일에집중해왔다.그는단원김홍도의삶을들여다보다가정란을알게되었다.
김홍도가그린〈단원도〉에는거문고를타는김홍도와부채질하는강희언그리고그옆에앉아있는정란의모습이등장한다.세사람은변하지말고서로본받자는의미로모임에‘진솔회(眞率會)’라는이름을붙였다.세사람이함께했던시간이그림,기록에만머물렀다면진솔회다음해에세상을등진강희언의이야기를우리는알지못했을것이다.광기로유명해‘조선의고흐’라고불리는최북의작품과일생속에자리한정란의존재를눈치채지못하고지나쳤을지도모른다.전재산을풀어제주도백성들을구한제주도의여자거상김만덕의이야기는과연알고있었을까?
실제역사적흐름과다소차이를보이지만,저자의소설적상상력아래에서이름난사람은물론목장관리인,약초꾼,매사냥꾼,승려등당시조선의시대상을보여주는주변사람들까지한데엮였다.길거리에서들려오는나랏일걱정까지도조선시대의숨결이묻어난다.극적인효과를위해각색한부분이어디인지살펴보는것도한재미일것이다.
무엇보다그중심에는창해정란이있다.무언가에미쳐최고에오른사람은지금시대에도드물다.그런데조선시대에산에미쳐최고가된이가있었다.그는역사의행간에서만조용히머무를사람이아니었다.저자는이사실에주목했고기록에근거해정란에게새생명을불어넣었다.

##산지도와사진,그림자료등으로살펴보는조선의풍경
이책은정란의행적을살펴보고조선의풍경을짐작할수있도록돕는자료가많이들어갔다.면지2쪽에는김정호의〈대동여지도〉위에백두대간·정맥을표시한지도가,면지3쪽에는정란의다녀간곳으로추정되는곳을포함한주요산지도가실렸다.또한김홍도의〈평양감사향연도〉를통해서는검무가유행했던당시풍경을엿볼수있고,금오산삼층석탑,월천서당등실제사진으로생생하게몰입할수있도록돕는다.〈강화이북해역도〉,〈북방강역도〉와같은고지도에서우리나라의모습이어떻게그려졌었는지살펴볼수도있다.
부록으로인물,용어풀이와일부저작물에관한해설이있다.창해정란연표와조선시대사연표까지있어한눈에흐름을살펴볼수도있어,이러한여러자료를통해조선팔도여행을책으로다녀오는재미를맛볼수있다.

##등반과예술그리고《불후첩》과《와유첩》
조선최초의전문산악인,정란.여기에서‘최초’라는말이정말일지궁금한사람들이있을것이다.그러나이표현은철저히기록에의한것이다.정란은산을다녀와체험한내용을남기기위해교유했던화가와문장가의작품을받아첩으로엮었다.그것이두개의그림첩《불후첩》과《와유첩》이다.지난2004년에는서울예술의전당서예박물관에서는정란의그림첩인《와유첩》을전시한바있다.이후소장자가자취를감추었으나200여년만에허필,강세황,최북의그림과글을통해정란의발자국이우리앞에다시나타난셈이다.창해정란이전에전국의산을다돌아본이가있을수도있으나이렇게증인의문장과그림이기록으로전해지는경우는없다.정란자신이남긴기록,지도등은전해지지않으나정란과교유한많은이들이그의행적을칭송한기록이있고,정란처럼자신의꿈을실천하려는의지를밝히며다닌이가없으므로창해정란의여행기록에는의미가있다고할수있다.

##〈대동여지도〉김정호와의연결고리가능성
한세대를넘어창해의일생이고산자김정호에게그대로전해져,그또한산하를누비며불세출〈대동여지도〉를만들게한동기는아닐지…….뛰는심장과끓는피로조선팔도산야에발자국을남긴두사람은같은DNA의자유인들이었다._341쪽「글을마치며ㆍ외로운술잔을가득채워준인연은또다시이어진다」

창해정란이평생을유람할수있었던것은당대의평화도한몫했다.전쟁이없던18세기중흥기였기에정란은조선곳곳을누빌수있었을것이다.다만그는기회가닿지않아외국으로나갈기회가없었다.지금처럼해외여행이자유로운시기였디면그의꿈은어디까지펼쳐졌을까?산수를향한정란의열정은지금우리에게도놀라움을선사한다.당시에는더욱기이하고대단하게받아들여졌을것이다.그렇기에어쩌면역사의물밑에찍힌그의발자국을발견하는것이자연스러운일일지도모른다.
정란의평생지기조술도의조부조덕린의신원회복에는채제공의입김이있었다.어쩌면조술도를위해정란이채제공에게도움을요청했을것이다.열셋의나이차이와신분을떠나호형호제했던최북의작품에도,금강산사행길을오른김홍도일행이그린그작품들에도,곁에함께있었던정란이그림에보탤산행기를들려주었을지모른다.그리고산하를누비며〈대동여지도〉를만든김정호에게도창해정란의열정이전해졌을지모른다.그리고어쩌면,지금다시산과자연을좋아하는이들에게로이어지고있는지도모를일이다.

정란은분명시대를앞서간선각자였으나시대적무심에너무오래묻혀있었다.조선최고등반여행가의긴꿈과함께한나의노력에대한성과가주어지길바란다.정란과함께한여정에많은분의도움을받았다.평생보답해야할내몫이다.내강토내강산을아끼고사랑하는분들과제2의창해일사를꿈꾸는이땅의수많은등반가에게이책을바친다._25쪽「책을펴내며ㆍ조선후기팔도를주유하던창해정란을만나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