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구의 사회사 : 기록되지 않았던 미술 이야기

표구의 사회사 : 기록되지 않았던 미술 이야기

$25.00
Description
표구(족자, 병풍, 액자)를 그림에 종속된 존재로 보는 시각을 향한 이의 제기!
이 책은 미술사에서 배제되어온 프레임의 존재를 환기한다. 우리는 흔히 ‘표구’를 그림에 종속된 존재, 혹은 그림과 별개의 것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표구는 작품의 안과 바깥 사이 경계에 위치하며, 작품의 구성에 관여한다. 그림과 프레임이라는 이분법적이고 주종이 명확한 관계에서 벗어나 표구까지 포함한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 책의 시작은 2021년 이른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주서화사의 경영자로서 1970-80년대 한국 표구의 전성기를 가장 가까이서 체험했으며, 전통문화의 거리를 주도하며 인사동의 르네상스를 이끌기도 했던 이기웅(현재 학교법인 보영학원 이사장)의 구술채록 프로젝트가 그 계기였다. 동양화를 중심으로 전통 담론의 탄생과 변화에 관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미술사학자 김경연(대전시립 이응노미술관 책임연구원)과, 표구사를 계승하고 있지만 ‘보존과학’이라는 확장된 영역에서 활약하는 김미나(국립현대미술관 지류 작품 보존 담당 학예사)가 프로젝트에 합류하며 책은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증언과 구술로 만나는 뜻밖의 미술사! ‘구술’을 바탕으로 서술된 이 책은 이전의 문헌 기록에서는 담지 못했던 영역을 보여준다. 구술은 ‘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기억을 끄집어냄으로써 또 다른 형태의 기록이 가능하게 한다. 이기웅처럼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으면서도 무대 뒤에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인터뷰어 김경연이 “나의 미술사 공부가 놓쳐왔던 부분”이라고 말했듯 이기웅의 구술은 지금까지 미술사 서술에서 누락되어 온 작가와 작품에 대한 기억이자, 제도적으로 성숙되기 이전의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그가 들려준 표구업 이야기는 ‘표구의 역사’를 넘어 미술시장과 그 속에 숨어 있던 ‘취향의 사회사’를 알려준다. 이 책의 제목이 『표구의 사회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저자

김경연,이기웅,김미나

저자:김경연
홍익대학교와명지대학교에서미술사를공부했다.근현대한국미술에서전통담론의탄생과변화를한국화를중심으로연구하고있다.현재이응노미술관책임연구원으로재직하고있다.

저자:이기웅
1943년충남공주에서태어났다.1970년부터아주서화사를경영하며표구뿐만아니라표구용비단을공급하고족자를수출하는사업을펼쳤다.아주화랑과아주갤러리를열어다수의전시를개최했고,1983년부터1986년까지한국표구화랑협회회장(13~15대)을역임하며표구업자를위한재교육과표구용어의한글화사업을주도했다.‘인사·관훈동전통문화의마을추진사업회’부회장을맡아인사동을문화의거리로조성하고올림픽개최에기여한공로로올림픽기장을수여받았다.종로구청소년지구육성회선도위원을거쳐50여년간의문화사업을기반으로교육사업에투신해2012년부터학교법인보영학원이사장으로재직하고있다.

저자:김미나
한국전통문화대학교보존과학과를졸업하고공주대학교대학원에서보존과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2006년부터국립현대미술관지류작품보존담당학예사로일하고있으며,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의이사직을맡고있다.국립현대미술관의소장품은물론,공·사립미술관보존지원작품까지다수의미술작품보존처리를진행했다.보존처리및이와관련된재료및보존방안등에대한연구도함께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표구란무엇인가
—감상과소장의욕망
장황(粧?),장황(粧潢),표구(表具)

2.그림,상품이되다
—20세기전반기한국의표구
배첩장,장황인에서표구사로

3.혼란의시대를넘어새로운시대로
—1970년대이후한국의표구
이기웅과아주서화사로본한국표구업의변화와발전

4.표구의방법
—표구는어떻게하는가

연보
참고문헌
감사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표구사,미술사학자,보존과학자의만남!

이책의시작은2021년이른봄으로거슬러올라간다.아주서화사의경영자로서1970-80년대한국표구의전성기를가장가까이서체험했으며,전통문화의거리를주도하며인사동의르네상스를이끌기도했던이기웅(현재학교법인보영학원이사장)의구술채록프로젝트가그계기였다.동양화를중심으로전통담론의탄생과변화에관한연구를펼치고있는미술사학자김경연(대전시립이응노미술관책임연구원)과,표구사를계승하고있지만‘보존과학’이라는확장된영역에서활약하는김미나(국립현대미술관지류작품보존담당학예사)가프로젝트에합류하며책은구체적인모습을갖추기시작했다.

증언과구술로만나는뜻밖의미술사!

‘구술’을바탕으로서술된이책은이전의문헌기록에서는담지못했던영역을보여준다.구술은‘쓰기’에익숙하지않은사람으로부터기억을끄집어냄으로써또다른형태의기록이가능하게한다.이기웅처럼동시대미술의흐름에크고작은영향을미쳤으면서도무대뒤에있던사람들의목소리를들려주기때문이다.

인터뷰어김경연이“나의미술사공부가놓쳐왔던부분”이라고말했듯이기웅의구술은지금까지미술사서술에서누락되어온작가와작품에대한기억이자,제도적으로성숙되기이전의한국미술시장에대한기록이기도하다.그가들려준표구업이야기는‘표구의역사’를넘어미술시장과그속에숨어있던‘취향의사회사’를알려준다.이책의제목이『표구의사회사』가될수있었던이유이다.

■이책은이기웅의증언을골자로20세기후반기한국표구와표구사(表具師),표구업의역사를살펴본다.그러기위해먼저1장에서는한국과중국과일본,동아시아세나라에서펼쳐진표구의유래와서로다른용어사용에대해개괄한다.아울러조선후기경제발전과도시문화의발달에따른미술시장의성장을광통교서화사를중심으로풀어나간다.
2장은일제강점이후전통적인미술시스템이와해되고새로이서구의근대미술제도가수용되는과정에서신문명의하나로표구가유입되는과정을살펴본다.특히해강김규진의‘고금서화관’을통해20세기전반기표구점이란단순히서화의표구를담당하는곳에서나아가적극적으로서화를상품으로서판매하는장이기도했음을보여준다.아울러식민지조선에서표구점을개업했던일본인표구사와그들에게기술을배웠던1세대조선인표구사에대해서살펴보고조선인표구사가광복과한국전쟁이후인사동에표구거리를형성하는과정에대해서도언급한다.
1장과2장이1970년대이전의표구역사를문헌기록,특히신문과잡지의표구관련기사를통해구성하였다면이책의가장큰특징이자메인이되는3장은이기웅의구술을뼈대로1960년대중반부터1990년대까지한국표구업의궤적을정리했다.일본으로족자를수출하는사업을비롯하여1970년대한국의수출용미술품제작과판매구조,인사동제도권밖에서수련받고활동한상업화가의존재가언급된다.아울러가옥구조의현대화에따라족자와병풍에서액자로유행이이동하면서생겨난다양한액자의형태와취향등지금까지이야기되지않았던낯선인사동풍경이다채롭게펼쳐진다.그리고서울올림픽등을거치면서1980년대후반이후인사동이지금처럼‘차없는거리’가되고전통문화의거리로활기를띠게되는모습이생생한구술을통해복원된다.
마지막으로4장은현재보존과학현장의최전선에서활동하고있는김미나가실제표구제작에서사용하는재료와도구,제작과정을소개함으로써전문가뿐만아니라일반대중도표구에관한정보를쉽게이해할수있도록자료사진과함께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