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지 70년, 삶에 스미다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김삼식 자서전)

전통 한지 70년, 삶에 스미다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김삼식 자서전)

$23.00
Description
“종우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 종우가 전통의 종우라 강조하고 싶지도 않아여.
그저 내 종우를 아는 사람들이 날 찾아주면 그게 행복한 기래요.”
70년 인생, 전통 한지만을 만들다가 결국 그 자체가 삶이 되어버린 장인의 기록
9살부터 한지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칠십 년 넘는 세월을 한지와 보냈다. 지금도 첫 추위가 오면 아들 춘호 씨와 함께 닥을 삶아 한 해의 종이뜨기를 시작한다. 그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신기하게도 양력으로 12월 말, 크리스마스 전후는 어김없이 최고로 추웠다고 한다. 가장 춥고 혹독한 시기가 그에게는 최고의 종이를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때이다. 그 추위가 가시면 물질을 시작한다. 옛날 별자리를 보고 농사를 지었듯, 전통 한지 작업은 일 년 사계절 철저하게 자연의 순환에 따른다. 그러한 자연의 부름을 일흔 번 가까이 맞이한 셈이다.

어린 시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그랬듯,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다. 남의 집 논에 가서 모도 심고, 밭도 맸다. 그러다가 추운 겨울에 보리밥이라도 얻어먹으며 일하러 간 누님 댁에서 운명적으로 한지를 뜨는 장인을 만난다.
“됐어. 배우면 돼요. 내 공장에서 배웠다 나간 사람 많은데, 사형이 제일 잘해요.”
스승님의 말씀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본격적으로 한지장으로 가는 길에 우뚝 선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오게 되었다.

이 책은 무형문화재 김삼식 한지장의 한지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예술뿐 아니라 세상의 어떤 작은 일이라도 평생을 묵묵하게 해온 이들만이 뿜어내는 삶의 향기가 있다. 그 거칠고 투박하지만, 끝까지 지켜낸 우직한, 인간 김삼식의 이야기를 이 책의 첫머리에 담아낸다. 또한 대를 이어 내려온 아들 김춘호의 한지로 넘어가게 되면 아버지까지 지켜온 전통의 방식에 ‘정밀한 과학’을 더하게 된다. 즉, 전통에서 더 발전된 과학의 우리 한지의 이야기로 마무리하며 미래를 조명한다.
저자

황서미

세상의재미있는이야기를책과영상으로풀어내는작가다.
2018년12월24일,김삼식장인과첫인터뷰를시작으로서울에서문경까지스무번이넘게오르락
내리락했다.이제문경시농암면과문경온천쪽의숙소,밥집,술집등,지리는훤하다.
이자서전을계기로새해에는‘생애사쓰기’강의를하게되었다.

목차

서문
1부.어제를뜨다.
9살일꾼,종우의시작
눈밭의사투
여우와까마귀
낭만에대하여
어머니,어머니!
내가살수있었던힘,설움
내평생중개판
호롱불아래에서
여보,그때를기억하고
깨물어안아픈손가락없지
-맏아들김춘선
-딸김순연
-둘째아들김춘복
-막내아들김춘호
각중에인사올리며
가족회의
교는믿는것,도는닦는것

2부.오늘을포개다
풍신대로살다
무형문화재
전수자
땅,집그리고닥나무
삼식지소의손님맞이
한지에대하여
-전통한지란
-황촉규
-종이의원료,닥나무
-잿물의비밀
-발질(물질)또는종이뜨기
번지다,스미다-한지와화선지
아버지,그리고남편김삼식
삶이묻은오토바이

3부.내일을일구다.
딱재이아들의시작
2004.3.6.서설
알고자하는것을공부하니까되더라
전수자김춘호의전통한지이야기
-닥나무심기
-황촉규
-닥나무찌기-닥무지
-천연재만들기
-티와의전쟁-닥긁기
-닥삶기-증해(烝解)
-닥섬유만들기-고해(叩解)
-닥섬유와황촉규섞기
-물질하기
-굴통작업
-한지의완성
학문으로서전통한지란
전통한지라는과학
-소비자맞춤형한지
-종이의복원
재수있게사는방법

〈보강인터뷰1.〉
한지인생의절정기
김삼식한지장,앞으로의계획
국가무형문화재심사
전통한지의미래
〈보강인터뷰2.〉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과거에도없었고,앞으로도없을지도모르는대한민국무형문화재한지장인의자서전

2018년12월24일,장장5시간30분의인터뷰를시작으로한지장인70년의세월을담아내는작업이시작되었다.그후로6개월간,총13회의인터뷰를통해‘아직판단력은바른데,기억력이힘을잃는것같다는’김삼식한지장의삶을겹겹이끌어내어기록했다.
지금도문경삼식지소(김삼식어르신의자택옆에세워진한지작업장)에가보면앞뒤로삼천평규모의국산닥나무밭이있습니다.장인은적지않은연세에도직접밭에나가일을하시고,아들,손자,며느리모두모여닥나무농사를짓는다.
‘전통한지’라고이름붙이려면‘전통의방식’에따라야함이옳지않은지,이제는조심스레이에대해이야기해야할때다.그래서3부에는문경한지를전수받아종이를업으로삼은아들김춘호의인터뷰를담았습니다.그는옛선조들이해온그대로의방법,화학약품,양잿물을쓰지않고,더느리게,더정성들여만들어낸한지야말로‘전통한지’라고역설합니다.
지금도끝으로아버지로,남편으로,또남자로한국에서살아온김삼식장인의삶을조명함과동시에,70년외길을거쳐온장인으로서의가치를짚어보는작업은‘한국사람’의이야기를담아내는측면에서도무척의미있다고생각한다.무엇보다도한지의진정성과가치를알리는작업은이번취재가큰첫걸음임을확신한다.
본자서전을위한인터뷰를햇수로5년동안진행하면서많은변화가있었다.김삼식한지장의막내아들인김춘호전수자는충북대학교대학원에서제지학석사학위를받아국내한지의공정에대한연구의첫발을내디뎠고,김삼식한지장은70년한지인생에서드디어한지부문대한민국무형문화재로확정되어등재되었다.이러한역사적인결과에함께했다는것만으로도엮은이로서뿌듯하고감동적일따름이다.

◇대를이어전통한지를만들어온70년장인의개인적인삶과전통한지이야기를‘과거’와‘현재’로구분하고,막내아들전수조교김춘호의인터뷰는전통한지의‘미래’로구성했다.이는시간의흐름에따라점점발전하면서도오래전부터이어내려오는‘전통’의방식을끝까지고수하며타협하지않는장인정신을소개하고자했다.

하루는나보고며칠놀다오께요하더라고.한열흘나갔다오더니,아부지,나종우할래요그러더라고.종우할라고대한민국종우하는데를다다녀본기라.우리나라전국한지공장을다찾아다닌거래요.다녀보이우리처럼하는데가하나도없다그래.안된다고했어.종우는아부지가하는걸눈으로보는거하고실제로하는거는천지차이다.꿈도꾸지마라.를파괴하지못하는것은나를더욱강하게만든다.살아있는한,나는더욱강해지리라.
-『막내아들김춘호』

교敎는믿는것이고도道는닦는것이라.교하는사람들한테물었어.울며노래하고울면서기도한다케서,왜그러냐물으니죄지은거를벗어날려고빈다고해.그럼사람죽이고빌면되냐?하고물었어요.답을안해.잘못한걸빌어야된다는거라.그럼도둑질을해도빌기만하면되느냐?그럼나쁜짓을하라는것이냐.믿는것과닦는거는하늘과땅차이라.도는닦는거라.도는다좋은것을닦는거라.
-『교는믿는것,도는닦는것』

전통한지로살아온얘기에대해말하자면간단해요.전에는먹고살라고전통한지를했어요.전통한지는돈이안들고만들수있어요.
-『전통한지란』

진리는이렇게용도에맞는한지를최고의기술을발휘해서만들어내는게저희가해야할몫이죠.이탈리아장인이명품가방을만들듯심혈을기울여만듭니다.저의이름을걸고말이죠.종이가아무리좋아봐야쓰지않으면소용이없어요.
-『전통한지라는과학』

◇본문에서발췌한아래글처럼김삼식한지장과아들김춘호의인터뷰는그대로경상북도사투리를기록하여말맛을살리려고했다.그리고200개에달하는미주로사투리의뜻을정리했다.

눈밭의사투

이게열여섯살땐데,이래가지고는도저히안되겠는기라.그래서열일곱살들면서요우에있던우리집에종이공장을놨어.멀로공장을놨나하면기동을니개세우고,지게로돌져다놓고,동네어른들한테멍석얻어다가벽을둘러쳤지.종우를뜨는데구름이끼마종이가말갛게잘나오는데위에천장이없어서햇빛이나면얼룩덜룩해져서꼭하늘에구름같애요.이런건반값밖에못받아.구름낄때하고아침저녁으로해가없을때뜬종우밖에는못써.그래서도저히안되겠어.내삐리는게절반이라.그런데어데보니까남이쓰다내버린스레트가있더라고.

◇김삼식한지장은2021년5월25일,국가무형문화재로지정예고되었다.이후한달여이의신청기간을거쳐대한민국국가무형문화재로확정되어등재되었다.
이에추가인터뷰를수록하여인간문화재가되기까지의과정과심경을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