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은 오페라 이야기 (테너의 안내로 시작하는 또 다른 취향 발견)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은 오페라 이야기 (테너의 안내로 시작하는 또 다른 취향 발견)

$17.00
Description
귀에 착착 붙는 노래,
일일 드라마보다 더 쫄깃쫄깃한 스토리…

오페라가 ‘배운 사람’의 전유물이라고 착각해온
당신을 위한 책
-베르디는 진작에 ‘여자의 마음’이 뜰 줄 알고 있었다?
-‘축배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동시에 민망해질 때는?
-성악과에 다니는 학생들은 독일어나 이탈리아어도 잘할까?
-바그너는 어떻게 작곡과 극작을 모두 해낼 수 있었을까?
-푸치니를 깎아내리는 비평이 있었던 이유는?
-왜 상당수의 오페라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을 배경으로 설정했을까?

테너이자 클래식 음악 해설가인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플레이리스트가 풍성해진다!

우리나라 인구 중에서 오페라 공연을 살면서 한 번 이상 봤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정확한 답을 구할 길은 없겠지만, 그 수가 결코 많지 않으리라는 것쯤은 짐작 가능하다. 이른바 ‘피켓팅’이나 ‘n차 관람’ 같은 말을 낳을 정도로 대중적인 뮤지컬에 비해, 오페라는 왠지 어려운 장르일 것 같다는 편견도 꽤 흔해 보인다.

아직도 오페라는 특별한 사람들이나 즐기는 예술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은 오페라 이야기》는 친절한 안내자 역할을 한다. 테너로서 무대에 오르며 음악 해설과 공연 기획 활동도 꾸준히 이어온 저자는 음악사의 줄기를 찬찬히 따라가면서 열여덟 편의 오페라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명한다. 작품 속의 아리아나 서곡에 대한 설명, 작곡가와 대본 작가의 삶 등을 다채롭게 다루면서 때로는 자신의 무대 경험을 곁들여 곡의 특징을 소개하거나 성악 발성법에 대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나아가 오페라 작품의 탄생에 영향을 미친 문학 작품, 작곡 및 극작의 시기와 관련된 세계사의 장면 등을 두루 다루는 저자의 글은 오페라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재미 또한 충분히 선사한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은 오페라 이야기》를 따라 수백 년 동안 살아남은 아리아들의 익숙한 멜로디에 귀를 맡겨 봐도 좋고, 웬만한 일일 드라마와 맞먹을 만한 대중적 서사를 먼저 훑어봐도 좋다. 오페라에 가까워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극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직접 감상한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 음악시간에 오페라를 제대로 배워본 기억이 없다 해도 괜찮다.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늘 차트 상위권에 있는 노래들만 재생할 뿐 오페라 아리아는 찾아볼 생각도 못했다 한들 뭐가 문제겠는가. 이 책을 통해 오늘부터 새롭고 근사한 또 하나의 음악 취향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4년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 선정
저자

이성호

테너이자클래식음악해설가로무대에서고있다.한양대학교성악과를졸업한뒤독일쾰른음악원디플롬(InternationaleakademiefürMusikKölndiplom)과정을마치고돌아와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을비롯해전국의교육청,교육연수원등에서행하는다수의공연을진행했다.지금도‘노래하는스토리텔러’로서클래식음악에얽힌흥미롭고따뜻한이야기를전하는공연을꾸준히펼쳐오고있다.그럼에도아직충분히풀어보지못해아쉬웠던오페라이야기를이책으로들려주고자한다.

목차

여는글
오페라에한걸음더다가서는방법

1부.음악과이야기가만나는특별한방식

ㆍ지금도통하는헨델과지금은사라진카스트라토
-헨델,〈리날도Rinaldo〉

ㆍ음악이먼저일까,서사가먼저일까?
-글루크,〈오르페오와에우리디체OrfeoedEuridice〉

ㆍ〈테너와의대화〉오페라와뮤지컬은어떻게다를까?

ㆍ혁명과오페라의관계
-모차르트,〈피가로의결혼LenozzediFigaro〉

ㆍ〈테너와의대화〉도대체,발성은어떻게하는것일까?

ㆍ19금〈돈주앙〉의기억을소환하다
-모차르트,〈돈조반니DonGiovanni〉

ㆍ마술피리?마적아니고?
-모차르트,〈마술피리DieZauberflöte〉

ㆍ좀더참아보면기회가올텐데!
-베토벤,〈피델리오Fidelio〉

ㆍ〈테너와의대화〉조금은특별한서곡에대해

ㆍ오페라에서맛보는관현악의특별한매력
-베버,〈마탄의사수DerFreischütz〉

ㆍ바그너라는작곡가의세계
-바그너,〈탄호이저Tannhäuser〉

2부.벨칸토와베르디를더잘이해하기위해

ㆍ사랑에빠지게도와주는약이있다면
-도니체티,〈사랑의묘약L’elisird’amore〉

ㆍ〈테너와의대화〉오페라의대본작가들

ㆍ결혼에이르는어려운과정
-로시니,〈세비야의이발사IlbarbierediSiviglia〉

ㆍ동백꽃과비올레타
-베르디,〈라트라비아타Latraviata〉

ㆍ빅히트를예감하다
-베르디,〈리골레토Rigoletto〉

ㆍ김선달과트로바토레,그리고크리에이터
-베르디,〈일트로바토레Iltrovatore〉

ㆍ〈테너와의대화〉오페라는어떻게만들어질까?

3부.더사실적으로혹은더아름다운멜로디로!

ㆍ보통사람의특별한매력
-비제,〈카르멘Carmen〉

ㆍ사실적으로,더사실적으로
-마스카니,〈카발레리아루스티카나Cavalleriarusticana〉

ㆍ드라마와현실을구분해야하는이유
-루제로레온카발로,〈팔리아치Pagliacci〉

ㆍ〈테너와의대화〉성악과에가면

ㆍ마지막까지뒤통수를치는발칙함
-푸치니,〈잔니스키키GianniSchicchi〉

ㆍ이야기의힘
-푸치니,〈투란도트Turandot〉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알고들으면더끌리는오페라아리아의세계

사실알고보면오페라는꽤나만만한장르다.언젠가이나라에도〈리골레토〉를알턱이없는초등학생들마저‘시간좀내주오,갈데가있소’라고바뀐노랫말로나마‘여자의마음’몇소절을흥얼거리던시절이있었다.누군가는〈마술피리〉는잘몰라도고음을발사하며예능프로에서모창을하던연예인은기억하는덕에밤의여왕이부르는아리아만큼은잘알고있지않을까.한편트로트도부르고성악곡도부르는어느가수가외친‘빈체로!’에빠져,비록〈투란도트〉라는작품은본적없지만‘네순도르마(Nessundorma)’라는말정도는무슨뜻인지잘아는이들역시지금도어딘가에는꽤있을것이다.생각해보면이미우리가알고있는오페라아리아는차고넘친다.

어떤방식으로든이미알게모르게귀에익은명곡들의산실이라는점만떠올려봐도오페라는이미충분히대중성을갖춘종합예술이라할만하다.이렇게오페라가‘다가가기만만하고알수록흥미로운’장르라는사실을이책《학교에서알려주지않은오페라이야기》는또다른방식으로일러준다.첫챕터도누구라도들으면알만한‘울게하소서(Lasciach'iopianga)’와오페라〈리날도〉에관한이야기로시작한다.영화〈파리넬리〉에삽입된‘울게하소서’라는노래를듣고카스트라토의소리에매혹된경험이있다면저자가소개하는〈리날도〉의서사와헨델의삶에도더쉽게다가갈수있을것이다.

저자는대중적으로널리알려져있는아리아가오페라작품속에서어떤의미를담고있는지,음악적으로는어떤특징을지니는지등을알려주는데충분한지면을할애한다.이책을통해그유명한‘오,사랑하는나의아버지’는사랑하는남자와결혼할수있게사기꾼아버지가도와줄것을애절하게부탁하는딸의노래라는것,발랄하고아름다운구애의뜻을지닌노래가아닐까싶은‘여자의마음’은여성편력의이유를표현하는호색한의아리아라는사실등을유쾌하게알아갈독자도있을듯하다.‘남몰래흘리는눈물’‘축배의노래’‘투우사의노래’‘아무도잠들지말라’등이른바‘한국인이좋아하는오페라아리아’라할만한노래에대한저자의해설을따라가다보면그익숙한곡들이새롭게들리는경험이가능해진다.

자유분방한종합예술을역사,문학과함께읽다

물론귀에익은음악이다는아니다.오페라의매력은이야기에도있다.사실다수의오페라작품이품고있는서사는생각보다대중적이다.나아가자극적이다.비단담배공장에서일하며밀수꾼들과어울리며살아가는여자,그리고사랑과질투에눈이멀어탈영에이어살인마저저지르는남자에관한이야기인〈카르멘〉뿐이겠는가.인물과사건을사실적으로표현한‘베리스모(verismo)오페라’의대표작인〈카발레리아루스티카나〉에서는결혼후에도옛연인과만남을지속하는남자가이른바‘구여친의현남편’과결투를행한끝에죽음을맞는다.역시베리스모오페라작품중하나인〈팔리아치〉도만만치않다.이작품은아내의외도를목격하고분노하는남편이살인까지벌이게되는참혹한서사를담고있다.때로는웬만한드라마못지않게통속적인오페라의‘매운맛’이야기를언어의장벽없이접해볼수있다는것도이책이선사하는색다른묘미다.

오페라는수백년동안명맥을유지해온종합예술인만큼세계역사의특정지점을주목하며감상할때또다른매력을느낄수있다.이책은조금은더인문학적인접근법으로오페라와친해지는길또한제시한다.저자는베토벤의유일한오페라작품인〈피델리오〉에대해설명하며베토벤과나폴레옹의관계를언급하고,〈세비야의이발사〉에대한글에서는예술작품에대한검열이심했던시대에스페인안달루시아지방이작품의배경으로주목을받은이유등에대해이야기한다.누군가는이책을접한후에〈피가로의결혼〉을보면서프랑스혁명과모차르트의접점을감지할수있을것이다.작곡가가살았던시대의특성,작품의시대적배경에대해저자가들려주는이야기는역사적인시각으로오페라를‘읽는’재미를원하는이들에게도분명의미있는길잡이역할을할것이다.

《학교에서알려주지않은오페라이야기》에서는오페라와문학의밀접한관계도종종다룬다.〈라트라비아타〉의탄생에영향을미친알렉상드르뒤마피스의소설,〈카르멘〉의원작인동명의단편소설등에대한설명은오페라작품을더욱풍성하게감상할발판을마련해준다.이책에서〈오르페오와에우리디체〉나〈투란도트〉의서사를접하고《그리스신화》나《천일일화》를찾아읽게되는독자도있을지모른다.한편저자는작곡가와오페라를함께만든로렌초다폰테같은대본작가들에관한이야기로도독자의호기심을자극한다.바그너처럼작곡과극작을모두한경우도있지만다수의작곡가가대본작가와의합작으로오페라를탄생시켰던만큼,독자들은‘오페라의글’을맡은이들에대해알아가는과정을통해서도작품을읽는시야를확장시킬수있을것이다.

테너의안내를통해발견하는새로운음악취향

클래식음악을상당히즐기는이들중에서도독주회,독창회,관현악단공연등은자주찾지만아직오페라에는선뜻‘도전’하기어렵다고느끼는경우가흔하다.어쩌면언어의장벽도이유중하나일수있다.영어도아닌독일어나이탈리아어로된노래를더잘즐기기위해서는번역된가사라도봐둬야하고,그수고를기꺼이감당하는열정은생각보다흔한것이아니다.멜로디만알고있었을뿐그노래가어떤내용의가사인지,어떤작품의어느대목에서쓰였는지등은알기회가없었던독자들에게이책은더욱실용적인안내서역할을한다.예컨대〈투란도트〉의백미로꼽히는아리아‘아무도잠들지말라(Nessundorma)’는‘공주는잠못이루고’라는제목으로기억해사랑에빠져잠못드는공주에대한노래라고생각하는이들도많지만,알고보면수수께끼를풀기위해밤새신하들을닦달하는공주를보며승리를예감하는왕자가부르는노래다.이내용을읽고듣는‘빈체로(Vincero)’라는가사는조금더특별하게들린다.

성악가로활동하는저자는자신이무대에서노래한경험을털어놓으며성악곡에대한관심을특별한방식으로불러일으키기도한다.‘남몰래흘리는눈물’을단한사람의관객앞에서불렀던자리,‘축배의노래’를부를때청중의박수때문에민망해질수도있는이유등에대해쓴저자의글을읽다보면성악가의삶을슬쩍엿보는재미도느끼게된다.

작곡가들의삶에관한이야기나음악사를따라음악취향을넓혀가는독자들이라면이책에서‘바그너파’와‘브람스파’의대립에관한이야기,서사를중시한글루크의오페라개혁등을눈여겨볼만하다.또언어의장벽을유난히크게느끼는독자들은저자가안내하는오페라서곡의세계에서비로소오페라의매력을제대로발견할가능성이크다.그런가하면이책은영화를통해오페라와가까워질수있는가능성도보여준다.〈쇼생크탈출〉에서교도소스피커를통해수감자들이아리아를함께듣던장면이나〈대부3〉의비극적결말을특별하게기억하는영화팬들은〈피가로의결혼〉이나〈카발레리아루스티카나〉에관한글을더반갑게읽어나갈것이다.

성악에관심있는독자들은‘테너와의대화’라는지면에눈길을더줄수도있다.‘테너와의대화’를통해저자는호흡,성대,공명등에대해설명하며성악발성법을소개하기도하고성악과에갈경우어떤수업을받는지알려주기도한다.입시나취미를위한성악레슨을받지않고는접해보기어려운정보를때로는전문적으로,때로는부담없이전수해준다.

음악을굳이찾아듣는다는사람이요즘세상에얼마나될까?음악을꽤즐기는편이라고해도스트리밍사이트상위차트에있는곡들을재생시키는것으로대세를훑거나,혹은동영상사이트의알고리즘에의지해서듣던곡만계속듣는이들이아마다수일것이다.그러나웬만해선안듣던음악을문득한번들어볼까하고마음이동하는날도가끔은있지않을까.그런날이책에나오는오페라아리아를들어보는것도어쩌면꽤괜찮은선택일것이다.수백년동안살아남은곡이라는것부터가어쨌든꽤믿을만한지표일테니.사실,빈약한플레이리스트와허술한취향을채워나가는일은알고보면그다지어렵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