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

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

$18.03
Description
복잡하고 어지러운 시대, 바쁘고 시끄러운 일상에 지쳐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한 우리에게 숲은 잠시 멈춰 설 이유가 된다.
숲길을 걷듯 책 속을 걸어보자. 전국 34개의 숲이 전하는 아름다움 속으로...
여기 숲과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언젠가 인연이 닿았던, 혹은 완전히 새로운 숲을 찾아 대한민국 곳곳을 누빈다. 숲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만들어가는 사람. 저자 정태겸은 자신을 작가이자 여행하는 몽상가라고 소개한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 곁의 그 숲』에 담긴 34개의 숲은 정태겸 작가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준다.

‘숲은 우리가 가진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존재다.’

우리는 숲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숲은 그저 나무들이 울창하게 뿌리내린 곳, 다양한 생명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공간이자 우리가 잠시 쉬어가는 장소 정도로만 알뿐, 생각만큼 그 깊이를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숲을 자세히 바라볼 수 있도록 저자는 사진과 함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러나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있던 그 숲의 깊이를 알지 못했던 시간이 아쉬울 정도다.
여행을 업으로 삼은 저자가 엄선해 소개하는 34개의 숲은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도, 충청도, 제주도 등 전국을 아우른다. 그리고 그 속에는 여행자의 눈으로 본 풍경과 숲이 지닌 역사 그리고 숨은 이야기들, 숲을 중심으로 형성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까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숲이라는 커다란 책 속에서 여유와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펼쳐 보길 바란다.
현실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숲’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정태겸

저자:정태겸
어릴때는역사를전공하고싶었다.영화〈인디아나존스〉를보면서고고학에대한관심을키웠지만,묘하게도인연의길이불교학으로이어졌다.졸업후엔불교전문기자로일했고,현장에서세상이변하고있다는것을깨달았다.오랜시간고민하며가야할길을찾았고,고민의끝에서선택한길은여행작가였다.눈으로본것을타인의손이아닌내손으로전하고싶었고,느낀것을나만의방식으로전달하는게좋았다.시간이흐를수록내가얼마나부족한인간인지를절감했지만,그럼에도포기하지않고버티고또버텼다.그러던중어느순간부터숲을걷기시작했다.
화려하고세련된문명의흔적이없어도좋았다.숲이달라야얼마나다를까하는생각으로시작했는데,그생각이잘못된것임을깨닫는데까지는오래걸리지않았다.세상에존재하는사람의얼굴이다다른것처럼숲도달랐다.이렇게좋은숲을모르는사람이많다는사실도놀라웠다.첫책의주제를무엇으로하는게좋을지를두고한참방황했을때숲을고른것도이런이유에서였다.우리곁에이토록훌륭한숲이있다는걸많은이가알아주었으면좋겠다는생각,더많은사람들이숲을찾아주었으면좋겠다는바람.부족한필력과얕디얕은지식의한계를자각하고있음에도용기내어이책을쓴이유다.

목차

1.강원도
01.동강상류비밀의숲_평창백운산칠족령숲길
02.울창한오대산의얼굴_평창월정사전나무숲
03.심산유곡에숨은조선왕실의묘_삼척준경묘·영경묘금강소나무숲
04.육지속의섬,임금의눈물_영월청령포숲
05.남북의권력자가사랑한석호의비경_고성화진포금강소나무숲

2.수도권

01.산성과도시그리고숲의공생_경기광주남한산성소나무숲
02.이섬을사랑할이유_인천굴업도생명의숲

3.충청도

01.옛영광의흔적을걷다_부여부소산성소나무숲
02.오렌지빛으로물든어느날의오후_공주메타세쿼이아숲
03.보랏빛카펫이깔린방풍림_서천솔바람곰솔숲
04.150만대전의허파_대전도솔생태숲

4.경상도

01.나를깨우는30분의산책_부산구덕문화공원명상의길
02.깨달음의경지처럼자유롭게_양산통도사무풍한송길
03.귀가즐거운가야산오솔길_합천가야산국립공원소리길
04.홍수를막은현자의선물_함양상림
05.독일마을아래오랜원시림_남해물건리방조어부림
06.500년마을지킴이_성주성밖숲
07.성처럼솟은시인의숲_영양주실마을숲
08.신화가태어난성스러운땅_경주대릉원계림

5.전라도

01.고양이섬의보물_고흥애도난대림
02.섬사람을살게한소금그리고숲_신안증도한반도해송숲
03.해송아래누워즐기는여유_진도관매도해송숲
04.메타세쿼이아열풍의시초_담양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05.분홍빛꽃이만발하거든_담양명옥헌원림
06.담양천에늘어선거목의그늘_담양관방제림
07.600년째봄마다붉게물드는숲_강진백련사동백숲길
08.마을곁노거수의용틀임_고창삼태마을왕버드나무숲
09.인간이떠난곳에피어난자연의온기_고창운곡람사르습지
10.한여름더위를달래는근육질나무_전북남원행정리서어나무숲

6.제주도

01.4·3의아픔그리고원시림_조천선흘곶자왈동백동산
02.붉은꽃비가내리는마을_제주남원신흥리동백마을숲
03.학교안쪽비밀의정원_성산온평초등학교숲
04.도시를지키는소나무의성_서귀포흙담솔군락지
05.빛으로문을여는오름_이승악오름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옛날에제장마을에한선비가살고있었다.하루는선비가기르던개가사라졌는데,가구에칠하려고옻나무진액을담아두었던항아리뚜껑이열려있었다.그곁의발자국을보고선비는분명히개가그독에들어갔다나왔으리라생각했다.개는옻진액이묻은채로돌아다녔을테니주변을둘러보면분명흔적이남아있을터.역시나개의발자국이보였고,그발자국을따라산으로올랐다.옻칠을한개의흔적은백운산능선을타고고개의반대편까지이어졌다.그런데길따라산을오르던중에펼쳐진풍경을보고감탄을금치못했다고한다.걷고있는이길이그때,그개가옻진액을남기며넘어갔던길이다.
---P.17「동강상류비밀의숲」중에서

숲길을찾아다니며늘하는생각이지만,우리는숲에참무심하다.이곳도그렇다.그토록유명한오대산의대표적인숲길.하지만명성은높은데다녀온사람의말을듣자면대체로월정사로향하는길목쯤으로여길뿐이다.이숲을눈여겨본사람이생각보다많지않다.길가에무엇이있는지,각각의나무는어떤모습을하고있는지,숲안쪽으로는무엇이있는지살피며걷는이는드물다.대체로동행인과이야기하며지나치거나보기좋은그림을배경으로가족의사진을남겨주는정도.그런모습이보일때마다안타깝다.
---P.25「울창한오대산의얼굴」중에서

그나마이안에서단종의비극에몰입하도록만들어주는건담장위로길게누운노송이다.묘하게도담장밖의소나무가담장을넘어서가지를가로로길게뻗었다.마치단종의안위를들여다보려는것처럼.그래서이노송에는‘충신’이라는글자가따라다닌다.담장이놓인후에나무가이렇게자랐다면사람들의그런상상은더욱힘을얻었겠지만,아쉽게도실상은그렇지않다.그저사람들은생각하고싶은대로생각할따름이다.
---P.58~59「육지속의섬,임금의눈물」중에서

한참걷다보면약간은버겁다싶을정도의깔딱고개가있고,그뒤로는다시숲이다.이렇게숲과초원을두
세번반복해서건너면비로소바다를향해달려나가는듯한개머리언덕이모습을드러낸다.언덕위에자리를잡고앉았다.묘한기분에휩싸여움직일수가없었다.한국에이런곳이있나싶은절경이다.곁으로흔들리는억새와푸른바다,비현실적인모습에혼을뺏길것만같았다.주위를둘러싼모든것이다좋았다.캠핑장과달리서로멀찍이떨어져있기에누구의눈치도볼필요가없다.나에게주어진환경에서나를둘러싼자연의선물을즐기면그만이다.
---P.94「이섬을사랑할이유」중에서

바람이춤을춘다.누가붙인것인지는모르겠으나감탄이절로나오는작명이다.바람이불때마다소나무가지가흔들리는모습이절로머리에그려진다.하물며이처럼가로누운소나무가늘어선길에서야.이경치를무어라표현해야할까.지금까지수많은소나무밭을보았음에도이만큼자유분방한소나무들은본적이없다.제멋대로다.보통은곧게자란녀석들사이로간혹모로누운것이하나쯤보이는정도인데,여기는반대다.보통모로누웠고아주가끔곧게뻗어있다.인위적으로이렇게만들고자해도그리되기힘들수준이다.이건전적으로자연이만들어낸작품이다.이렇게밖에설명할길이없다.
---P.164~167「깨달음의경지처럼자유롭게」중에서

섬에모래가많다는건,물이부족하다는의미이기도하다.비가내려도빗물은고이지않고모래사이로빠져나가버린다.예전부터증도를일컬어‘시리섬’,‘시루섬’이라고불렀던건이런섬의특성에기인한다.해법이없는건아니었다.모래를깊이파서물이고여있을만한지층을찾아내면식수를해결할수있었다.이렇게모래를파서맑은물이솟아오르도록한곳을‘모래치’라고부르는데,숲에는곳곳에이런모래치가남아있다.길가에고인둠벙은대부분모래치라고봐도무방하다.증도의오아시스인셈이다.
---P.267「섬사람을살게한소금그리고숲」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