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여자들, 책갈피를 걸어 나오다

이름 없는 여자들, 책갈피를 걸어 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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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에서 여성이 주체가 된 기록은 드물고, 기록된 경우도 그녀들은 자신의 이름 대신 누군가의 아내나 딸, 남편의 직위로만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역사는 왜 여자들의 이름을 기록하지 않았나?’ 또 ‘기록에서 이름을 지웠다고 그녀들의 존재를 지울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3,000여 편의 문헌 자료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조선시대 양반 여성의 본모습을 소환한다.
현모양처, 순종과 내조에 대한 오해, 종을 부리기만 할 거라 생각했던 양반 여성들이 실제 노동에 바친 시간과 노동 강도, 글을 공부한 여자들의 속사정, 열녀와 정절에 대한 진실, 규문 밖을 넘나들었던 조선시대 양반 여자들의 실제 활약상까지.
고전문학과 한국학, 젠더와 감성 연구를 해온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교수 최기숙 저자는 기록의 행간과 이면을 분석, 해석 하여 날것 그대로의 조선시대 여성을 세상에 드러낸다. 이 책을 통해 역사 기록의 주체가 될 수 없어, 남성들이 기록한 그녀들에 대한 오해와 이면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최기숙

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교수.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고전문학과한국학,젠더와감성연구를한다.영역을횡단하며글을쓰는창의활동가를지향한다.세계화시대에한국고전문학의역할과연결성을탐구한다.젠더,연령,신분등의차이가규정하는소수문화,하위주체의문화적실천에대해성찰적시각에서아이디어디자인을한다.
저서로『계류자들』(2022),ClassicKoreanTaleswithCommentaries(2018),『처녀귀신』(2011)등이있고,『일곱시선으로들여다본〈기생충〉의미학』(2021),BonjourPansori!(2017),『集體情感的譜系』(2018),『韓國,朝鮮の美を讀む』(2021),Impagination(2021)등의공저를서울,파리,타이페이,도쿄,베를린에서출간했다.「조선시대(17세기-20세기초)壽序의문예적전통과壽宴문화」(2012),「신자유주의와마음의고고학」(2014),「고통의감수성과희망의윤리」(2015),「텍스트의힘과이야기의형이상학」(2020),「말한다는것,이른바‘왈(曰)’을둘러싼한글소설향유층의의사소통이해와실천」(2021),「여종의젖과눈물,로봇-종의팔다리:‘사회적신체’로서의노비정체성과신분제의역설」(2022)외다수의논문을썼다.

목차

역사속여성은투명인간이아니다

1장호칭:여성을부르는사회적약속
사회는여성을어떻게부르고있나?/정경부인에서여걸까지,여성의사회적호칭/성품과자질에성차性差가있을까?/세속부인과다르다는말은칭찬인가,비하인가?/남자보다나은여자는더욱남자답다?

2장아내:현모양처는없다
아내의역할은내조?/청렴은부부공통의생활윤리/돕는아내이상을뜻하는현부/아내는지기이자솔메이트/남편의스승이자멘토,리더였던아내/나를품어준아내는헌신한건가,착취당한건가?/협력하는공인아내

3장노동:일한것을노동으로여기지않는딜레마
신분과상관없이언제나일하고있는여성/봉양은돌봄노동/일해도일한것으로여겨지지않는그림자노동/힘든내색않는어진여자의아이러니/양반여성이하면여공,여종이하면일이되는노동현장에서/타고난게아니라‘배우고익힌’결과/가정관리와가계경영의전문가/가정을넘어마을과사회까지돌보는여성/몸과마음을다바쳐야했던영혼노동/여성의노동을인정하지않는사회구조,이에따른어휘적결핍과오류

4장문자:여성문해력의진실
여성은정말글을몰랐을까?/여성은공부를하지않았을까?/여성은언제,누구에게서,어떻게글을배웠나?/언문으로세상과소통하고자신을표현하다/한문서적을읽으며지적토론과학문활동을하다/왜글을읽을줄알면서아는척하기를꺼렸을까?/읽고외는대신듣고외며공부하다/구술청취로남은기록의현장성

5장생명정치:여성의생명권리를앗아간사회
섹슈얼리티의생명정치를다시보다/열녀의탄생과정과배경/시선의그물망속에갇힌미망인의삶/왜즐기며행복하게살마땅한권리가없었나?

6장평판:사회감시망속소문과평판
양반여성의삶은문지방을넘어서지않는다?/규문안팎을넘나든여성의존재감/양반여성의사회적관계망과평판형성/사회적감시와인정구조속평판이라는딜레마/여성평판의역설

문서기록의행간과이면의그림자‘들’

일러두기/부록/주註

출판사 서평

“이름이란무엇인가?”
이름은존재를규정하지만,존재는이름이있건없건변함이없다.
셰익스피어의희곡‘로미오와줄리엣’에이런대사가나온다.
“이름이란게무슨소용인가?장미꽃은다른이름으로불려도똑같이향기로울게아닌가?(What'sinaname?Thatwhichwecallarosebyanyothernamewouldsmellassweet.)”
어떻게불리느냐에따라시선은달라지기에이름은존재를규정하지만,존재는이름이있건없건변함이없다.중요한건실제존재다.하지만현대인이역사속존재를이해하려면기록에의존할수밖에없고,기록에는이름이남아야한다.
조선시대남성들은능력과배움을인정받아각분야의관직에올랐고,실질적힘을지닌당파와학파를형성해지식과권력을계보화했으며,설령정치적,사상적,경제적사유로이런일에서배제되더라도최소한자기이름으로글을써서역사에족적을남겼다.하지만여성은그럴수없었다.자신의이름대신누군가의아내,누군가의딸,남편의직위로만기록되었다.

역사기록주체가될수없었던그녀들,‘남성들이기록한그녀들’에대한오해를벗겨내다!
조선시대3000여편의문헌자료를분석,해석하여소환한조선시대양반여성의본모습!
다행스럽게도조선시대에는사람이죽으면망자의생애를글로남기는문화가있었다.하지만문집기록은대부분양반남성이한문으로썼기에,자연스럽게젠더에대한이해에남성관점이반영되었고,이렇게서술된여성들이전형화되었고,여성은자신의이름대신누군가의아내,누군가의딸,누군가의어머니같은형태로만기록되었다.기록에서이름을지웠다고그녀들의진짜모습도지울수있을까?이름을가려도존재는사라지지않는다.기록의행간을읽어내고이면을들여다보면날것그대로의그녀들이누워있다.
이책을통해조선시대양반여성에관한문헌의행간과이면을보면,지금우리가알고있는조선시대여성상이실재했던삶의일부에불과하고,실제당시여성의삶은더욱풍부했고,사회적실천과역사에대한기여가훨씬확장적이었음을알수있다.저자는이러한작업을‘양반여성’에대한문헌분석에서출발했다.기록을통해구체적으로파악할수있는대상이어쩔수없이양반으로제한되기때문이다.하지만양반여성에대한기록을보면,이들이관계맺은종,기생,첩,무당,점쟁이,이웃집여인,양민,상인,궁녀,왕실여성등다른신분의여성에대해서도파편적으로나마접근할수있다.

조선시대문헌,실증자료로해석하고복원해낸조선시대양반여성
이들을이해하려면문자이면너머의작은흔적도깊게분석하고,행간과문맥을풍부하게해석해야한다.이책에서는조선시대양반여성에대한고정관념을실증적자료에근거해해체하고,해석학적으로복원했다.이를구체적으로살피기위해‘호칭,아내,노동,문자,생명정치,평판등’의키워드로각장을구성했다.

1)‘호칭’에따른여성의지위와‘아내’역할에대한재조명
현모양처,순종과내조가진정조선시대여성을상징하는단어일까?현재한국에서여성을부르는호칭에대해사유하면서조선시대의사례를검토하고,이른바상식으로알려진‘현모양처’가당시에널리쓰인용어가아니며,사회적존재로서의여성을지칭하는다양한명칭이있었음을보여준다.또한현재알려진전통적여성상은당시여성의부분에불과하며,실제다양한여성의역할과실천이있었다는것과이를이해하려면당대여성의삶에대한확장적이해가필요하다는것을역설한다.이와더불어‘내조’라는용어가아내의역할을남편의보조자만으로한정짓는모순을함축한다는점도성찰하고,조선시대아내의본모습은남편의진실한친구이자멘토,때로는스승이었음도밝힌다.
2)당시여성의실제‘노동’강도
양반여성은화려한치장과사치를하고,안방에앉아모든일을종에게시켰을까?실제조선시대양반여성들은하루종일,어디서나일했다.그러나노동은부덕(婦德)이라는이름하에마땅히해야하는도리로만여겨졌다.가족의생계를책임져야하는여성의의무에더해,그일을불평없이묵묵히해내야한다는사회적요구가있었다.당시여성은노동의가치를인정받기보다겸손한태도를요구받고,진정성여부까지평가받았다.일해도일한것으로여겨지지않은그녀들의노동을오늘날의관점에서다시해석해본다.
3)여성의실제‘문해력’과식견수준
여자에게는글을가르치지않았다?관습이막아도비공식적으로언문교육을받은여자가많았고,한자교육을받은여자도있었다.여성에게는공식교육이주어지지않아아버지와남동생,오빠가글을읽고외며공부하는소리를귀로듣고읊조리며외워공부하기도했다.실제상당한수준의식견을가지게되어남자가족들과정치와시사에대해토론하는수준에이른경우도있었다.하지만상당수의여자는글을아는걸끝까지감추는경우가많았다.심지어가족들은여성이죽은다음에야그녀의유품을통해그녀가글을읽고쓸줄알았다는걸알게되기도했다.그녀들은왜알면서아는척할수없었을까?이책은이에대해서도상세히살폈다.
4)여성의목숨에‘정절’과‘평판’이미친영향력
오늘날열녀라는단어를잘사용하지않지만,순결의개념은여전히남아있다.조선시대에는남편을따라죽어정절을지킨여자를열녀로추앙했다.그런데이것이진정추앙받을일일까?남편의생명이왜아내의생명권을결정하는가?조선시대여성은왜자기목숨에대한결정권을자신이가지지못한건가?목숨을던질때그녀들의진짜속마음과속사정은어떠했을까?이책은조선시대열녀와정절에대한진실을파헤친다.또한여성에대한주변의평판이여성을열녀로추앙하기도하고,자결을부추기거나살아남아도미망인으로서의나머지삶을피폐하게만들기도했다.
조선시대여러여성규범서에는‘여성의존재와행실은문지방을넘지않아야한다’고주장했고,많은문헌에실제그러했다기록되었지만이는진실이아니다.‘규문밖을나서지않았으나’,‘마을사람들에게평이좋았다’와같은기록내모순사례가많이발견된다.밖으로드러나지않은존재에대해어찌문밖사람들이평할수있었을까?기록간모순은왜있는걸까?실제로평생집안에만있는그림자같은존재가있을수있을까?이책에서는조선시대양반여자들의실제활약상을드러낸다.

젠더와인권감수성에대한관심과이해도가높은현대사회에고하다
이책의저자연세대학교국학연구원최기숙교수는고전문학과한국학,젠더와감성연구를하고영역을횡단하며글을쓰는창의활동가다.저자는급변하는사회속에서자존감을지키고타인과평화롭게공존하려면평생교육이필요하고,젠더이해와감수성의차원도예외가아니라고주장한다.저자는충분히문자화되지않았지만,여성의역량과힘이모든성별의사람들에게문화유전자로전승되었기에지금우리의삶이역동한다고주장한다.더불어전통사회에대한확장적이해,여성의역량과역할에대한심화된이해가현대사회와문학,문화,예술,감각에유용한암시와창의적영감을줄수있다고생각하기에이책을썼다고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