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조순애 시집)

잠깐만요 (조순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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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순애 시인이 십여 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소하고 또 연약하여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존재들에 자분자분 눈길을 던진다.
시집에 수록된 64편의 시는 그 하나하나가 “잠깐만”이라는 외침이다. 시인은 큰 소리가 아니라 다정하고 청정한 시로써 삶에 치어 바쁘기만 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시인과 더불어 잠깐 멈춰 서서 둘러보는 세상은 새삼스럽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음 직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낯익지만, 곁에서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범속하지 않다.
저자

조순애

시집『소복』외16권
수필집『웃는연습』외다수
논문집『오효원의한시연구』
숙명문학상,동포문학상,영랑문학상,순수문학상,전쟁문학상등수상

목차

시인의말

1부
너희들이보약이다
찔레꽃
천만다행
산수유
잠깐만요
고마운사람
장마철
아욱국
노환
개나리꽃
나이테
기관지염
정월대보름
내편
수술실

2부
국어선생
아주잠시
봄처녀
‘배화교’본당에서
티눈
테너,첼로를위한(임이오시나보다)
작별
공감시대
개인전인생
갈대
백운사에도단풍이
적벽을지나며
용서하옵고
귀갓길
친밀한내사람들아

3부
열아홉살
순덕이
자서전쓰기
외출중입니다
뒤태
깍쟁이
남산길자갈길
민들레
부적
거름
소인없는멧세지가
망망대해
미나리
보름달
주님은덤으로

4부
가을비
9월이니까
나는서있네
진눈깨비
또봄날
서울청숫골
화살기도
연분홍우산
동지죽
최선의방어
왜냐고
광교산솔밭에가면
두메양귀비
세동무
난외로울때
시력근황
파도
봄날같았던구상선생님
강물로흐르소서

해설|빛나는은수자(隱修者)의시간을위하여/이성림

출판사 서평

『잠깐만요』는그간열다섯권이넘는저서를펴내며왕성한작품활동을펼쳐온조순애시인이십여년만에선보이는시집이다.이번시집에서시인은사소하고또연약하여우리가무심히지나치기쉬운존재들에자분자분눈길을던진다.“내곁을돌아보지못한/보고도외면했던/스스로눈을가린죄”(「용서하옵고」)를고백하는그“연민의시선”(「장마철」)에는“서로의상처를감싸는마음”(「동지죽」)이담뿍하다.
표제작인「잠깐만요」는버스안에서거동이불편한화자를위해“잠깐만요”를외쳐준청년의이야기다.“그후로내내‘잠깐만’이내가슴을때렸다”라는구절처럼,이시집은“느림도미학”(「나이테」)으로여기는시인이세속의시간에서비켜서서바라본세상의풍경을그린다.꽃한송이,이파리하나등자연물부터자기자신과주변사람,나아가‘순덕이’라는이름의수호천사까지시인이풀어내는세상의이모저모는다채롭다.
시집에수록된64편의시는그하나하나가“잠깐만”이라는외침이다.시인은큰소리가아니라다정하고청정한시로써삶에치어바쁘기만한우리의발걸음을멈춰세운다.시인과더불어잠깐멈춰서서둘러보는세상은새삼스럽다.누구나한번쯤은경험해봤음직한것이라는점에서는낯익지만,곁에서시인이들려주는이야기는범속하지않다.시인은우리에게“세월속에흘러갈/영영잊고말았을얼굴들”(「고마운사람」)을되돌아보게하며,“산다는것은/마음을묻고싹을내야할고장을찾는일”(「서울청숫골」)임을알려준다.또한자신의투병생활과어머니를향한그리움등을통해삶의소중함과그의미를되짚기도한다.
시인은“자꾸만뒤처지는내걸음이지만/걷고있는내가/많이자랑스럽니다”(「외출중입니다」)라고말한다.뒤처지고멈춰섰을때라야비로소보고느낄수있는것이있어서다.시집을읽으며시인과함께뒤처지고멈춰서다보면,우리의삶을진정으로삶답게하는것은등수나금전등숫자로치환되는가치가아니라는생각이든다.“이런숫자말고도우리는/영혼과의만남도있음을”(「국어선생」)깨닫게된다.“서로마주보기만해도/우두커니앉은자리도/여기가보약이다”(「너희들이보약이다」)라는시인의전언은앞서가고앞지르는데지친우리에게큰울림을남긴다.“내보약은지금이자리”라는구절이더욱빛나는까닭은그것이막연한관념이아니라시인이온몸으로통과해온고통에서길어올린표현이기때문이다.
『잠깐만요』의시는읽기에어렵지않다.“위로하고용기얻고이런거/세밑일기장펴놓고찬찬히정리한다”(「나이테」)라는시구는이시집의성격을잘말해준다.『잠깐만요』를읽는것은우리의마음을살리는보약과도같은지금이순간에잠시머무르며,위로받고다시앞으로나아갈용기를얻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