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

해피엔딩

$14.00
Description
일상 속 깊은 이야기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강진영 작가의 신작, 해피엔딩.
경계에 선 인물들의 ‘그 다음’ 이야기
-편안하게 잠이 들고 싶은 마음, 그 최소한의 권리는 저절로 오지 않았다.
-하루의 끝에서, 인생의 끝에서 스르르 잠들기 위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그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말하기를 시작했다.
-더 많은 시간이 잘려 나가기 전에
-그리고 잘려 나간 시간이 모두 삭제되기 전에

「침공」에서 ‘나’는 쉐어하우스에서 친구와 함께 지내고 있다. 방을 나누어 쓰지만, ‘룸메이트’라 부를 만큼 평화롭고 안락한 동거를 하고 있다. 너무 오래 평화로웠나? 이들 앞에 갑자기 세 명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이닥친다. 「거스러미와 마시멜로」에서 ‘연선’은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 대학을 졸업한 재원이다. 그러나 첫 번째 취업에 실패한다. 실의에 빠져있던 중 친구의 권유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생활비를 충당할 의도로 글로벌로 운영되는 카페에서 일하며 취준생으로서의 삶을 계획하던 중 뜻하지 않은 마비가 일어난다. 「한세연 쓰기」에서 정훈은 카페에서 연주를 만나 ‘한세연’에 대해 써야 한다고 말한다. 쓸 수 없다고 말하는 연주와 써야 한다고 말하는 정훈 사이에서 한세연이 끌어올려진다. 「엄마가 루앙프라방에 있다」에서 현서는 휴면계정 메일에서 엄마가 보낸 이메일을 발견한다. 엄마는 1년 10개월 동안 단 한 차례의 연락도 없었다. 짧은 이메일 안에 엄마는 자신의 현 주소를 썼다. 루앙프라방. 라오스에 있는 도시. 왜 거기에 있지? 거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왜 지금 메일을 보냈지?.......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현서는 급하게 짐을 쌌다.

작가 강진영의 소설은 서사가 층층이 쌓이고 이어지며 치달아가다가 ‘목에 턱!’. ‘왜 이렇게 되었는지, 지금 어떠한지’는 독자의 몫이다. ‘타자의 자리에 서서 사유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불가능해졌다고 할 때, 작가는 이런 결말을 통해 ‘그래서!’의 몫을 독자에게 돌려준다. ‘반전’이 인상적이라고들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인과 관계와 논리적인 연결을 가진 설명으로 이해되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알고 보니’ 그랬던 것이고 이럴 줄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네 편의 이야기를 만나는 일은 아프지만 쾌감을 동반한다. [신승은. 시인]
저자

강진영

소설가.소설집『아뵤』(2022)저자.

목차

1.침공………11
2.거스러미와마시멜로………37
3.한세연쓰기………71
4.엄마가루앙프라방에있다……107
작품해설………143
작가의말………165

출판사 서평

인간에대한따뜻한시선,독자로하여금자기성찰을하게하는진실된이야기로감동을주는소설가강진영의신작‘해피엔딩’은늘우리와마주치는타인과의‘선’,‘경계’,그리고‘적절한관계’에대한깊은사유와성찰을불러오는작품이다.그녀의소설은‘선’에대한질문으로시작한다.‘선’이란무엇인가?각자가고유한개체로서존중받고,내영역에있어서안전하다는것을확인하도록해주는‘너’와‘나’의영역을구별해주는경계일것이다.이러한경계짓기에대한성찰은그녀의소설곳곳에서드러난다.영화「기생충」에서는타인의냄새가나의영역을침범하는것에는예민하게반응하며경계하지만,정작자신의발을운전기사의좌석등받이에올려놓으며,타인에게닿는자신의냄새가어떠할지신경조차쓰지않는일화를통해겉으로쉽게드러나지않았던,인물의은밀한이중성을보여주는부분이나온다.

소설‘해피엔딩’은‘쓰기’의소설이기도하지만,공간의소설이기도하다.‘적절한공간의공유는어떻게이루어지는가?일상공간속관계는어떻게맺어야하는가?우리의공간은어떻게지켜져야하는가,그리고어떤공간에서우리는나아갈수있는가’를이야기한다.누구는어이없어서말이안나오고,누구는말하다보면너무화가나서말을할수없다고했다.누구는‘말을하면뭐하냐’는무력감에,누구는‘이럴줄몰랐다’는죄책감에다들말을하지않았다.침묵의시대에웅크린사람들곁에서‘침묵’의자의적해석으로인해자유로워지는사람들이있다.강진영작가의신작‘해피엔딩’에서는더이상침묵할수없는사람들이,더이상그들과같은공간에있을수없는이들이자기의방식으로말을하기시작한다.상처와죽음은언제나그랬듯이우리옆에있고,이제는제어할수없는것들이너무많아서무력감을느끼는시대.오래쥐고있다가건네는작가의‘해피엔딩’이고마울뿐이다.


[추천사]

주변을품는작가의온기를느끼며시선을따라가다보면예상치못했던가슴먹먹함을만나게된다.그리고잠시책을손에서놓고깊은심호흡.책속을흐르는조니미첼의음악에서따뜻한위로를받으며책장을덮었다.긴서정시속화자의깊은한숨과독백을들은듯묵직한여운이오래남는멋진소설.(용지은)

'해피엔딩'은전망이좋은고층카페의커다란통유리에그린네개의그림과같다.하나씩보면각기다른화가가그린그림처럼보이지만,멀리서보면하나의이야기이다.섬세함을넘어초민감한시선으로소설이보여준존중과배려,상실과위로덕분에오늘하루,나의상처를돌볼힘을얻었다.게다가예측불가능함이뿜는발칙한반전.(낭만다락)

사소한일들에상처를받을때,예민한나를탓하곤했다.이책을읽으면서내가놓친것들을알게되었다.그냥지나칠수있는미묘한상황과감정들을섬세하게드러낸문장력과일상에대한작가의민감한관찰.(눈의여왕)

소중한사람을잃는다는것은무조건적인슬픔만이아닌그사람과지냈던삶을돌이켜보며추억하고그리워하는우리가된다는것.(P)

겪어보지못한반전과그에따른감탄에서한동안헤어나올수없었다.(김태영)

읽으면읽을수록새로운부분에계속꽂혀서반복해서읽게되는마법.(꿈꾸는대로)

작가의전환이놀랍다.입장바꿔생각하기가아니라되어감을알고실현하는글쓰기라니.'해피엔딩'을읽으며나는'나'를놓고각작품의무엇이되었다.점점그세계로들어가다보니반가운'염혜진'을만났고처음엔낯설었던작품의인물에서자신과닮은모습들을발견했다.됨의가능성이커지고있다.아주잠시이지만이해할수없었던것들이알아지는신선한경험을했다.작가덕분에전환이가능함을알게되었고연속성으로언젠가다르지않음도알수있지않을까.(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