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혼기

탈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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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90년생 한국 여자, 결혼 권하는 사회에
탈혼으로 답하다!
인류만큼 낡은 결혼제도를 동시대적으로 관통하다.
혼인건수와 출생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는 비혼비출산이 구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쏟아지는 결혼ㆍ출산 장려책도 추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여성부를 폐지하고 인구가족부를 설립할 때가 아니라, 여자들이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귀를 기울일 때다. 여아 낙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90년, 가까스로 태어난 여자들은 세일러문 같은 마법소녀물에 등장하는 ‘진정한 사랑’을 꿈꾸며 자랐다. 이들은 여자니까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전문직이 되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알파걸’ 세대이기도 하다. 한때 ‘김치녀’가 되기 싫어서 데이트 때마다 선뜻 지갑을 열던 ‘흔녀들’은 어쩌다 소위 ‘극단적 페미니스트’가 되었을까?

〈탈혼기〉는 90년대생 여자의 생애사를 충실히 따라가며 그 답을 추적한다. 수천 년 동안 겉모습만 바꿔온 가부장제가 여성의 삶에 침투하는 과정을 가장 동시대적인 서사로 풀어내면서 여자들이 마침내 결혼제도로부터 ‘탈출’을 감행하는 현장을 포착한다.
저자

유혜담

1990년태어나진인휘라는이름으로자라고,유혜담이라는이름으로활동해왔습니다.통번역대학원을졸업하고〈코르셋:아름다움과여성혐오〉,〈여자는인질이다〉,〈젠더는해롭다〉,〈위안부는여자다〉를번역했습니다.2020년이혼하고용산구서계동에살고있습니다.

목차

0.나는아무것도아니다
1.첫번째단서
2.공주는외로워도
3.서로를부르는영혼
4.알파걸의베타엔딩
5.언니없이,언니처럼
6.흔녀의연애
7.멀리가고싶어,아주멀리
8.안개너머의목소리
9.서울역의여자들
∞.후기_탈혼으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가장개인적인이야기
가장정치적인이야기,
수만개의이야기를불러일으킬단하나의이야기
“나는왜결혼했고,왜참고살았으며,또어떻게털고나올수있었을까?”(p.9)
7년의결혼생활에종지부를찍은후저자는이질문에답하기위해“고고학자같은태도”(p.10)로자신의인생을탄생시점부터파내려간다.사진과책,편지와일기같은사적기록은물론,과거의신문기사와방송프로그램,인터넷커뮤니티글과유튜브영상에이르기까지다양한단서를하나의이야기로유려하게엮어낸다.
1960년대성난해일처럼세계를뒤덮고뒤엎었던2물결페미니즘은개인적인것이곧정치적이라는구호를외쳤다.여자개인의문제로만보였던연애와결혼,성관계와임신중단,육아와가사분담이곧여자모두가짊어진정치적문제라는깨달음이었다.세대와혼인여부를막론하고여성모두에게작용하는“하나의중력”(p.17)을짚어내며“내이야기는결국우리의이야기고,우리의이야기는네이야기”(p.66)임을깨닫는〈탈혼기〉는60여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그구호가유효함을증명한다.
태어나면서주어진여자라는운명에때로는순응하고때로는저항해온여자들이라면누구나자신의삶을겹쳐보며묵직한희망을품게되는책이다.마지막장을덮고나면아마당신도당신의이야기가하고싶어질것이다.

비혼과기혼편가르기를넘어
같은여자로서같은빛을향해
〈코르셋:아름다움과여성혐오〉,〈여자는인질이다〉등네권의굵직한페미니즘도서를번역하기도한저자유혜담은“여자들의바싹마를대로마른분노에불을지핀”(p.214)페미니즘불길을2015년부터목격해온증인이기도하다.
“쨍하게도수가맞는페미니즘이라는안경”(p.225)을쓴여자들은정치,사법,언론,예술등전분야에깊게뿌리박은구조적성차별의시정을요구해왔다.그와동시에화장과꾸밈노동,‘쿠션어’와‘애기어’,SM플레이와BL소설처럼여자의취향혹은선택으로만여겨졌던행위도새로운눈으로점검해나갔다.
결혼제도역시재점검을피할수없었다.그러나가부장제를떠받치는기둥이자“몸깊이자리잡은암덩어리”(p.316)처럼내밀한곳까지침투한제도를정조준하기란쉽지않은법이다.한때‘기혼’페미니스트로서“남자를사랑하는만큼자매들을사랑”(p.229)했던저자는여성집단내에서온몸으로겪어내야했던상처와분열을기록한다.“알만큼알게된”(p.326)후지식을자기삶에적용하는과정이얼마나고통스러웠는지도여실히드러낸다.
결혼제도로인한여성공동의억압을일깨우는〈탈혼기〉는결혼여부로여성끼리적대시하지않고서도억압의뿌리를직시할수있음을보여준다.

이야기의절벽너머
여자가행복해지는이야기
저자는이혼을결정했을때“이야기의절벽으로뛰어드는기분”(p.292)이었다고설명한다.이혼하고도남자없이행복하게사는여자의이야기를읽은기억이없었기때문이었다.
〈탈혼기〉는“인류와역사와세계라는거대한그림”(p.306)속에서여태존재하지않던이야기를씩씩하게써나간다.저자는이혼후주변여자들과관계를회복하고,“여자들끼리누구눈치안보고마음편히자기이야기를”(p.290)할수있는공간을도모하고,남자를사랑하는대신“나를사랑하고삶을사랑”(p.291)하게된다.
책을읽고나서“우리가여자라고말할때자긍심이차오른다면”(p.307)그이야기는전혀사소하지않다.여는말처럼“책한권이필요한이야기”가분명하다고수긍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