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짐

흩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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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흩어지고 퍼지며 경계를 넘는 식물의 삶,
그것이 인간의 기억과 역사에 얽히는 방식에 관하여
《흩어짐》은 식물의 씨앗처럼 ‘흩어지고 퍼져나가는 존재들’에 대한 생태적 문화적 정치적 고찰을 담고 있는 회고록 성격의 자연 에세이다. 여기에 나오는 식물들은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제자리에서 벗어난’ ‘경계를 넘는’ 것으로 여겨진다. 잡초이거나, 제국주의 국가의 탐험가들에 의해 채집된 표본이거나, 상업적인 이유로 인간의 손에 의해 변화된 작물들이다. 저자는 식물의 이주와 자기 자신을 포함한 인간의 이주를 나란히 두면서 기억과 역사의 얽힘을 탐구하고, 식물과 인간이 경계를 넘을 때 어떻게 소속감이라는 감각이 생겨나는지 살핀다. 그리고 이토록 위태롭고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 아름다움이 갖는 의미란 무얼지, 그 의미를 둘러싼 모순을 모두 알게 된 뒤에도 우리가 어떻게 아름다움을 믿고 갈망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수 있을지 지극히 시적인 문체로 들려준다.
저자

제시카J.리

(JessicaJ.Lee)
작가이자환경역사학자.장소,기억,이주,정체성등을주제로자연과인간의관계를탐구하는글을쓴다.캐나다에서웨일스인아버지와대만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나자랐고,이후런던과베를린에거주했다.런던대학교에서경관미학으로석사학위를,요크대학교에서환경역사학및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킹스칼리지대학교에서창작논픽션글쓰기를가르치고있다.지은책으로《두그루의나무가숲을이룬다(TwoTreesMakeaForest)》《터닝(Turning)》등이있고,힐러리웨스턴작가트러스트논픽션상,RBC테일러신인작가상,보드먼태스커산악문학상등을받았다.

목차

들어가며5

가장자리11
경계에서자라는나무들37
변방55
달콤함79
조수95
차를가리키는말125
흩어짐145
쌉싸름한녹색채소167
콩185
새콤한과일203
물방울의규모로223
씨앗241
소나무를품은장소261
연자주색의유의어들283

옮긴이의말332
주338

출판사 서평

“이토록위태롭고적대적인환경속에서아름다움이갖는의미란무얼까?
그의미를둘러싼모순을알게된뒤에도
우리가어떻게아름다움을믿고갈망하는일을멈추지않을수있을까?”

흩어지고퍼지며경계를넘는식물의삶,
그것이인간의기억과역사에얽히는방식에관하여

“널리흩어지며나아가는식물은변화의여파속에서살아간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우리에게가르쳐줄지도모른다.”_〈들어가며〉에서,p.8

한알의씨앗이정원담장을넘어이웃집마당으로흘러든다.해초는자유로이바다를떠다닌다.어떤식물들은역사의흐름과함께제문화와땅에서뿌리뽑힌채변화하는경계위에심어진다.식물은이동한다.인간과마찬가지로자의든타의든여러방식으로옮겨다닌다.《흩어짐》은식물의씨앗처럼‘흩어지고퍼져나가는존재들’에대한생태적문화적정치적고찰을담고있는회고록성격의자연에세이다.여기에나오는식물들은모두어떤방식으로든‘제자리에서벗어난’‘경계를넘는’것으로여겨진다.잡초이거나,제국주의국가의탐험가들에의해채집된표본이거나,상업적인이유로인간의손에의해변화된작물들이다.
저자제시카J.리는장소,기억,이주,정체성등을주제로자연과인간의관계를탐구하는환경역사학자다.캐나다에서그곳으로이주한웨일스인아버지와대만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난그는태생적으로‘경계’에대한개념과인식이남다를수밖에없는환경속에서자랐다.그의성장기내내“캐나다교외에사는혼혈”이라는이미지가따라다녔다.그는이책에서식물의이주와자기자신을포함한인간의이주를기민한시선으로좇으며기억과역사의얽힘을탐구하고,식물과인간이경계를넘을때어떻게소속감이라는감각이생겨나는지살핀다.그리고이토록위태롭고적대적인환경속에서아름다움이갖는의미란무얼지,그의미를둘러싼모순을모두알게된뒤에도우리가어떻게아름다움을믿고갈망하는일을멈추지않을수있을지지극히시적인문체로들려준다.

“《흩어짐》은변화하는세계속에서해체되고재편되는경계들,그리고그위의생명들에관한시적인사유이자,식물과우리의삶을한데엮어넣은한편의인상적인태피스트리같은작품이다.”_〈옮긴이의말〉에서,p.337


자신이있는장소에서타자로분류되는존재들을향한
환경역사학자의기민하고감각적인헤아림

번식력이너무왕성하고위험해서“영국에서가장위험한식물”로불리는큰멧돼지풀은현재문제로여겨지는거의모든외래종과마찬가지로처음에는관상용으로서유럽에들어왔다.침입생물학자들사이에서미역은“세계최악의침입종가운데하나”로분류된다.산성화되거나불에타거나침식된땅에서도풍성하게자라며퍼져나가는히스별이끼또한“세계에서가장악명높은침입종”으로불린다.오직적응을통해서긴역사를살아낸소나무또한침입종을이해하는데없어선안될식물이다.자생종은선량하고외래침입종은은연중에나쁘다고암시하는개념이더많은대중의의식속으로번져나가고있다.어떤종을자생종으로또어떤종은외래침입종으로분류하려는시도의밑바탕에인종차별과외국인혐오가깔려있는건아닌지에관한격한논쟁또한여전히계속되고있다.

“어떤식물을‘잡초’로,혹은생태학이나보존생태학분야에서더자주쓰이는용어를빌리자면‘침입종’이나‘외래종’으로분류할때,우리는그저그식물만을분류하고있는게아니다.그와동시에세계전체에어떤질서가바람직한지암시하고있는것이다.”_〈흩어짐〉에서,p.152

한때는가치있고바람직한것으로판단되어들여왔으나이제는‘유해종’‘비자생종’‘침입종’으로분류되어낙인찍힌식물들은거의모두인간에의해퍼져나간식물들이다.그토록아름답고섬세해보이는식물을설명하기에적절해보이지않는단어를인간은거리낌없이갖다붙인다.마치국경을넘는인간을나누듯이말이다.거기엔제국주의의탐욕과폭력이,더많은이익을보려는자본주의의욕망이,순수와위험이라는개념아래차별과혐오를양산하는세계의민낯이선명한흔적처럼남아있다.제자리를벗어난식물이된다는건무슨뜻일까?제땅을떠나다른곳에뿌리를내리고적응한식물은그새로운장소에속할수있을까?마찬가지로그것이상징하는아름다움도그곳에속할수있을까?이처럼불편하지만마땅히짚어보아야할첨예한질문들이이책곳곳에흩뿌려져있다.
저자는이러한문제의식을품고“서로다른두환경이맞닿는가장자리”에서성장한자신의개인적경험,이민자라는가족의역사를‘침입종’‘외래종’‘잡초’라는명명아래현재“자신이있는장소에서타자로분류되는”식물들의이야기와나란히두고그유사성의의미를세밀하게헤아린다.그는벚나무,망고,차나무,조류(藻類),녹색채소,감귤류,이끼,씨앗,소나무,헤더등수세기에걸쳐세상을가로질러이동해온식물들의여정을들여다봄으로써제국의역사를재해석하고재평가하는행위의필요성을발견할뿐아니라,인간의편의와필요에의해상징화되고이상화된식물들을있는그대로알아차리는일이우리공동의미래와어떤관계가있는지고찰한다.


이토록위태롭고적대적인세계속에서
아름다움을믿고갈망하기를멈추지않는일의의미

이책의마지막에실린〈연자주색의유의어들〉은식물과인간,기억과역사의얽힘에관한연구를저자개인의서사로응축하여풀어낸매우아름다운글이다.그는자신이“아름다움을보는법”을처음으로배웠던때를회상하며“연자주색(mauve)”에매혹되었던기억을이제막태어난자신의아이에게들려준다.그건어렸을때영국인친할머니가보여준그림책속풍경에있었다.그는성장하는내내그색의아름다움에매혹되었음을길게고백한다.그색은브론테자매의소설에서바위투성이황야를아름다움으로물들였던헤더의색이고,소설속여성들은헤더로뒤덮인그땅위에서자유롭고야성적으로살기를갈망한다.저자는제국의정점에서전세계영토의4분의1을차지했던영국의풍경들이낭만을,아름다움의이상을상징한다고교육받은자신의미적경험을집요하게돌아보며세계에품었던환상을직시하려고한다.“신이내린선물”이라불리는그색이“멍”의색이기도하다는사실을곱씹으면서,인간에의해이주를당했지만주어진땅에적응하여널리퍼져나가는식물들의다채로운아름다움에,그힘에연민을느끼면서말이다.
저자는문화와국가라는틀을벗어나,해악을먼저떠올리지않을수있는자연의아름다움,세상의아름다움을우리가발견할수있을지묻는다.한알의씨앗이품고있는희망의본질에대해서도.《흩어짐》은불확실성과전지구적인기후변화,그리고적대와혐오의세계속에서아름다움을믿고갈망하기를멈추지않는일의의미에대해섬세하고정교한언어로이야기한다.저자는한알의씨앗이품고있는미세한규모의희망을,그희망의가능성을손바닥위에조심스레올려놓고바라본다.그희망이모순으로가득한땅에서도아름다움의싹을틔우길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