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ANGE 머묾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the ORANGE 머묾 여행 : 무조건 지금 떠나는 개인 취향 여행

$18.00
Description
창조의 색 the ORANGE공간의 틈 안에 사유 찾아(박상준) 오감과 감성을 깨우며(송윤경) 어느 순간 속 영감이 피어올라(조정희)창조의 시작 머무는 여행『the ORANGE 머묾 여행』
세 명의 여행작가들은 각자의 비밀스럽지만 공유하고 싶은 보물 같은 장소들을 꺼낸다. 자신의 생각이 다시 시작된 틈의 자리, 감각과 감성의 조화를 일깨운 그곳, 순간의 기억이 오늘을 만나 영감이 되어준 소중한 장소들이다. 자신의 속도와 방법으로 머무는 이야기를 따라 공간에서 나무에게 바람으로 머문다.

공간의 틈 안에 사유 찾아, 머묾공간과 공허 속에 틈을 찾아 다시 생각하는 박상준 작가는 창을 통해 스미는 빛마저 깊이 사유하며 다시 돌아본다. 작가가 찾아가는 곳은 비단 벽으로 둘러싸인 구간만은 아니다. 하늘이 보이는 너른 마당 한편에서도 어둡고 텅 빈 그림자 속에서도 사유를 이어간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피해 떠나온 곳에서 새로운 나와 마주한다. 어쩌면 알면서 몰랐던 자신과의 만남이다. 사유의 끝자락은 곁을 스치고 또 함께한 사랑하는 사람들에 닿는다.

오감과 감성이 깨어나, 머묾가지 않은 곳으로 몸을 내 맡기는 송윤경 작가는 해보지 않은 일들에 오감을 곧게 세운다. 열린 오감에 감성 한 자락 스며들어 불현 듯 삶의 지혜를 깨우친다. 늘 해오던 일도 처음 마주하는 생각에 오감과 감성은 달라진다. 생각이 쌓여 행동이 되는 순간 오래 간직한 마음 하나를 편히 보내주는 방법을 익힌다. 어제와 다른 오늘, 그리고 오늘과 다를 내일에도 떠나고 돌아오며 차곡차곡 쌓아간다. 지난한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충만한 기쁨이 쌓인다.

어느 순간 속 영감이 피어올라, 머묾분야를 거슬러 흡입하며 찾아온 영감을 놓치지 않는 조정희 작가는 지난 어느 시간 속의 기억을 지금의 자리에 맞물린다. 영감은 단 한 번의 생각으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고, 순서 없이 겹쳐진 생의 층들이 조각조각 허공을 떠다니다 지금의 순간에 내려앉는다. 그저 흘려버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의 현명함으로 기억 속 파편과 새로운 풍경을 한 자리에 붙든다. 오랜 기억이 삶의 끈으로 오늘을 잇는다. 잊고 지내던 순간들은 기어이 되살아난다.

공간에서 나무에게 바람으로 사유하고 깨우고 피어오르는 머묾우리는 여행을 한다. 쉬고 싶고 자유롭고 싶고 행복하게 돌아오려고, 떠난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떠난 길에서 숨을 고르고 머물며 생각을 정리한다. 다시 생각한다. 생각은 멈출 수 있다고 그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쓸데없는 생각은 없다. 버려지는 생각만 있을 뿐이다. 생각을 멈추고 싶어 떠나온 길에서 머문다. 작은 틈에서 감각을 활짝 열 때 잊고 지내던 기억 너머로 창조적 생각이 찾아온다. 멈춰있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는 방법을 통해 나와 세상을 돌아보고 행동할 수 있는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저자

박상준,송윤경,조정희

공간과이야기를탐색하는여행자
여행을가면그지역의대표건축물부터찾는다.그리고가능한오래머물며공간과사람이뒤섞이는장면을구경한다.공간으로서미술관이나카페를좋아한다.요즘은도서관에관심이많다.한동안영화일을했고그보다오래여행일을하고있다.
대표저서『서울이런곳와보셨나요?100공간의시학』『엄마,우리여행가자』『구석구석제주올레길』
인스타그램@hoparkc

목차

theORANGE머묾여행33

공간의틈안에사유찾아,머묾|박상준
01대구사유원
02부산이우환공간
03서울삼청공원숲속도서관
04서울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05양구양구백자박물관
06여수장도
07여주세종영릉과효종영릉의재실
08완주화암사
09원주박경리문학공원
10충주아무것도아닌곳
11홍성이응노의집

오감과감성이깨어나,머묾|송윤경
12고성(강원)신선대
13구례화엄사구층암
14밀양명례성지
15보은어라운드빌리지
16부산영도대교
17부천부천아트벙커B39
18영덕벌영리메타세쿼이아숲
19영양반딧불이천문대
20인천북성포구
21태안천리포수목원
22화성매향리평화마을

어느순간속영감이피어올라,머묾|조정희
23고성(강원)바우지움조각미술관
24김제미즈노씨네트리하우스
25남원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26서울LG아트센터
27서울빛의시어터
28서울오프컬리
29완주삼례책마을
30의정부의정부미술도서관
31인제여초서예관
32전주학산숲속시집도서관
33파주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

출판사 서평

공간의틈안에사유찾아,머묾
공간과공허속에틈을찾아다시생각하는박상준작가는창을통해스미는빛마저깊이사유하며다시돌아본다.작가가찾아가는곳은비단벽으로둘러싸인구간만은아니다.하늘이보이는너른마당한편에서도어둡고텅빈그림자속에서도사유를이어간다.떠오르는생각들을피해떠나온곳에서새로운나와마주한다.어쩌면알면서몰랐던자신과의만남이다.사유의끝자락은곁을스치고또함께한사랑하는사람들에닿는다.

오감과감성이깨어나,머묾
가지않은곳으로몸을내맡기는송윤경작가는해보지않은일들에오감을곧게세운다.열린오감에감성한자락스며들어불현듯삶의지혜를깨우친다.늘해오던일도처음마주하는생각에오감과감성은달라진다.생각이쌓여행동이되는순간오래간직한마음하나를편히보내주는방법을익힌다.어제와다른오늘,그리고오늘과다를내일에도떠나고돌아오며차곡차곡쌓아간다.지난한시간을견딜수있게해준충만한기쁨이쌓인다.

어느순간속영감이피어올라,머묾
분야를거슬러흡입하며찾아온영감을놓치지않는조정희작가는지난어느시간속의기억을지금의자리에맞물린다.영감은단한번의생각으로하늘에서뚝떨어지지않고,순서없이겹쳐진생의층들이조각조각허공을떠다니다지금의순간에내려앉는다.그저흘려버리지않고할수있는최선의현명함으로기억속파편과새로운풍경을한자리에붙든다.오랜기억이삶의끈으로오늘을잇는다.잊고지내던순간들은기어이되살아난다.

공간에서나무에게바람으로사유하고깨우고피어오르는머묾
우리는여행을한다.쉬고싶고자유롭고싶고행복하게돌아오려고,떠난다.생각하고싶지않아서떠난길에서숨을고르고머물며생각을정리한다.다시생각한다.생각은멈출수있다고그만할수있는일이아니다.쓸데없는생각은없다.버려지는생각만있을뿐이다.생각을멈추고싶어떠나온길에서머문다.작은틈에서감각을활짝열때잊고지내던기억너머로창조적생각이찾아온다.멈춰있던생각에날개를달아주는방법을통해나와세상을돌아보고행동할수있는위로와격려를받는다.

책속에서

책속으로
머문다는건그모든목적의첫걸음지다.그곳을떠올리면그곳에있지않아도잠시고요해져좋다.오늘당신의사유역시그러했으면좋겠다.-박상준
떠나면떠날수록익숙한장소와낯선곳의간극이좁혀졌다.오감과감성이동시에깨어나내면을깊숙이들여다볼수있었다.송윤경
내가겪었던상황별처방장소이다.내일상이아름답고특별한영감으로채워질수있도록오늘도떠나본다.조정희
---「에필로그」중에서

한참만에소요헌을나와서는맞은편숲속소대(巢臺)를보며걸었다.소대는산중에비쭉솟은20.5m높이의기울어진전망탑이다.이또한알바로시자의작품이다.기울어진탑을오르는느낌은꽤나기묘해서,동서남북의풍경이높아지며나타날때마다계단참에서걸음을멈춘다.소대는새둥지를뜻하는말이다.그속에서나는부화를앞둔작은새알이된다.그러고보니소요헌으로제비가날아드는것도,제비집을본듯도하다.비워야할것은무엇이고품어키워야할것은무엇일까?이제막사유원의첫번째공간을보았을뿐인데두루뭉술한생각의질문이소대처럼집을짓는다.
---p.17

바다건너를뒷산가듯산책하는동네주민도있으니그보다는소담하고다정하며한가한섬이다.무턱대고찾은길이었다.다행히‘안잠김’시간이었고,안잠기는시간또한넉넉하게주어져오늘하루제법운이좋구나싶었다.그래도두번운때를시험하고싶지는않기에,다음에는물때를맞춰찾아야지.진섬다리콘크리트바닥위에서서‘잠김시간’이라는말을곱씹는다.서서히물이차고어느시점을지나면내뜻과무관하게‘잠수’라는걸하게되겠지?가끔‘잠수타고’싶을때가있다.일과관계의스트레스에서벗어나고싶은거.세상에서잠시만잊히고싶은거.길게는말고딱회복할수있을만큼의침잠과단절.그러고보니물속에‘잠김’과문이‘잠김’은같은단어다.또한잠금이아닌잠김이라서.내의지로는좀체실행할수없는것이라는점역시.
---p.63

카페바깥에작은정원과야외테이블이있기는하다.그래서인지대체로사람으로넘치거나지나치게붐비지않는다.커피는드리퍼나모카포트로내리니주문후에는느긋하게여유를가지고기다려야한다.그것을불편함이라부를수있다.하지만우리의삶이너무편리에치우쳐있는지도모른다.그러고보면편지가그렇다.굳이펜을쥐고손끝에힘을주어한글자씩적어나아가야하는행위.생각보다느리게펼쳐지는말과단어들,한문장을쓰고펜을멈추고,다시떠올린말들을써나가는그막간의틈새.편지는상대를향해쓰지만끊임없이내감정을멈춰세우고는속도를조율해야한다.그러다고개를들면창밖의풍경소리가들린다.
---p.90

느슨해진햇살을등으로받으며건물옥상계단에앉았다.소금결정같은정육면체구조물은성인의순교정신인‘녹는소금’을상징한다.녹는소금이라….어른이되기전부터돈을벌어야했던내삶은녹지않는소금같았다.기계적으로일하느라늘입안에서는짠맛이나는느낌이었다.정말이지모든것에지친날이면상처주는말을뱉었다가담지못해후회하기도했다.계단에서일어나콘크리트소금모서리를가만만져봤다.어느것은뾰족하고,어느것은무뎠다.너무도견고해변하지않을것같았던콘크리트가오랜세월,비바람을맞아뭉툭해졌다.건축가가생각한녹는소금은실제로녹고있었다.그순간내안을날카롭게긁어대던소금결정위로무언가툭떨어지는소리가들렸다.
---p.118

버튼은많은데설명문은없어담당자가아니고선조종하기어려워보인다.문득내의지도버튼하나로작동될수있으면좋겠다고생각했다.이건음식조절버튼,저건좌절금지버튼,요건웃음버튼.작동버튼하나하나에이름을달아주다가아날로그방식이떠올랐다.스크린에복잡한수치와그래프로조건값을입력하고적용하는디지털시대에,딸깍,하나의기능을가진버튼하나로원하는것을작동시킬수있는단순한시대가그리웠다.크레인조종실도그렇다.쓰레기가타고남은재를퍼서매립장으로반출하는크레인이있다.조이스틱과버튼몇개로움직이는동체가허술하다싶을정도로단순하다.삶도너무많은수를생각해서어려운건아닐까.가끔은단순하게,하나에하나만생각해도살아가진다.
---p.146

주민들은왜반대하지않았을까,나는궁금했다.6·25전쟁이후유신정권이자리한대한민국에서일개주민이감히나랏일에어찌할도리가없었을터였다.살던고향을버리고외지로나갈수없는경제상황도한몫했으리라.소음이우울증을유발하고우울은결국목숨을스스로내놓게하는결과로이어지는건요즘에나통하는상식이다.마을사람들은그렇게견디는중인지도모른채꾸역꾸역견디고있었을테다.50여년이나지난후에야참는게능사는아니라는것을깨닫게되었다.마을사람들은중요한이야기를다루기시작했다.참아삼켰던목소리를정확한곳에내뱉었다.2005년,결국마을사람들의힘으로폭격장을폐쇄했다.마침내고요를되찾았다.
---p.183

투박하고거친돌이아름다운경치가되었듯이투박한일상과거친능력을자꾸다듬고어루만지다보면내삶도하나의조각품이되지않을까생각해본다.건강을되찾아업무에복귀하신엄마는종종일상사진을내게보낸다.더열심히약국콘텐츠를만들라는뜻이다.나의사소함이엄마의마음에파동을일으킨것이다.사소했던나의돌들이가치를인정받고있다는뿌듯함이생긴다.초라하지도미약하지도않다.더이상그런생각으로나를괴롭히지않기로한다.나의사소함은하나씩모여들어하나의가치가될것이다.
---p.193

시대를초월해사랑받는작품은시대를관통하는화두를던져준다.내가사랑하는공간들에는공간과시간을관통하는사유의틈이있다.채우고채운것들사이의틈이다.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다시채우며사유의틈을발견한다.미술관이라는공간의기능은충실하게지키면서,미술관사위의자연이공간속으로스며들어생각의틈을깨운다.절제된아름다움의채움과비움,자연과의조화로움은빽빽하게만채우는것이아닌채움과채움사이의틈에서생각하고느낄수있도록만들어주는것이아닐까생각하였다.
---p.231

아이들이편안하게신발벗고누워서책을읽고,만지는광경이자연스럽다.찾아오는길이아무리까다로워도이런평온한장면들이그리워이따금이곳을찾게된다.때로시를읽으며공감하고,시에게위로받으며,내일상의어둠을조금씩걷어내고는했다.이제엄마는건강을회복했고,다시예전처럼내게농담을건네신다.가족의안녕에마음속조명이켜진다.이제더이상어두운감정을달래기위해시를찾지않아도괜찮다.시가주는언어와공간이전하는사유의아름다움을느끼기위해떠난다.어느날은나만의쉼터,또어느날은아름다움을탐닉하게해주는공간에서오늘도시를읽는다.
---p.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