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환호들 (각설이 품바와 낮은 곳의 목소리)

낯선 환호들 (각설이 품바와 낮은 곳의 목소리)

$27.00
Description
윤결의 아티스트 리서치 북 『낯선 환호들: 각설이 품바와 낮은 곳의 목소리』는 각설이 품바 장르에서 활동하는 인물들과 나눈 인터뷰를 묶은 대담집이다. 각설이 전영선, 연극 〈품바〉 故김시라의 처 박정재, 연극 〈품바〉 고수 김승덕, 난장 각설이 오동팔,난장 품바 양재기, 난장 품바 아라, 난장 품바 최민, 난장 품바 설거지와의 대담 8편, 근접 장르로 연구된 드랙(drag)의 퍼포머 아장맨 및 테크노 각설이 싯시와의 대담 2편이 관련 연구글(강병우, 박예지)과 함께 수록된다. 윤결의 작품에 관한 소개와 비평을 담은 작가론(강정아, 정은영, 김화용, 박예지)은 뒷면에서 열리는 형태로 담겼다.

부제 ‘각설이 품바와 낮은 곳의 목소리’가 시사하듯 각설이 품바에는 기층의 삶이 담겨 있다. 옛적 거리를 집 삼아 노래하고 동냥하며 천대받던 각설이는 반은 부랑자이고 반은 예인이었다. 우리 시대의 각설이 품바는 민중의 희로애락을 걸걸한 입담과 구성진 노랫가락, 신명 나는 연주로 풀어낸다. 때로는 청중의 사연을 담은 곡조를 그 자리에서 뽑아내기도 한다. 가장 낮은 자들의 삶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목소리에 담기는 것이다. 그리하여 ‘낮은 곳’이란 살갗에 맞닿아 있는 매일을, 기쁨과 고통을, 위로와 유희를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음을 실감케하는 공간이 된다. 작가는 그 어울림 속에서 환호 소리를 듣는다.

윤결은 가난하고 병든 자들의 연대에서 각설이패의 기원을 찾고, 사회 비판 정신과 함께 전개된 각설이 품바의 현대사를 기록한다. 나아가 정상과 비정상으로 이분화된 질서를 넘나드는 정체성들의 향연을 발견한다. 각설이 품바는 문화 예술계와 섹슈얼리티 담론에서 이중으로 변방에 위치하기에 드랙과 성소수자를 둘러싼 논의, 중년여성의 욕망과 정체성에 대한 고정된 이해, 그리고 예술로 기록되지 않는 예술들의 문제를 동시에 드러내는 장소가 된다. 이 책은 기록 되어야 할 것과 다시 사유해야 할 것을 섬세하게 되짚으면서 각설이 품바의 오늘을 기록한다.
저자

윤결

1985년생.유년시절을보냈던'청량리'는작가의예술관에큰영향을주었다.용산역,노량진,영등포역,인천으로이어지는1호선은생계를위해하루하루살아가는사람들의물결로이뤄져있고,청량리는노동시장흐름의상원같은곳이었다.작가는여자상업고등학교졸업학기부터노동시장에투입된경험으로고졸여성이사회에서겪는실질적이고구조적인차별을체감하였다.삶에따른고된노동의얼굴에주목하며표현의욕망과관계의윤리사이에서윤결은로컬과미술을상호번역하는예술가의과제를수행한다.서울시립대학교동대학원에서환경조각학과를전공했으며주요전시로는《무릎은노랗고빨갛게시리다》(아트플러그연수,인천,2022),기획전《낯선환호들》(아트랩반,서울,2021)과단체전《따스한재생》(강원국제트리엔날레,분홍공장,강원,2021)이있다.

목차

일러두기|히스테리안편집부
출판사서문|김민주
낯선환호들|윤결

대화록
염원을실현하기위해우리는몸으로보여주는거다
각설이|전영선
깨달을‘각'에말씀‘설'
연극〈품바〉(故김시라)|박정재
연극〈품바〉|김승덕
오!끈적이고축축한달콤한이여
난장각설이|오동팔
신명과몸짓의전통|강병우
그래야사람들이우리를보고힘을얻지
난장품바|양재기
난장품바|아라
편견없이하나의사람으로보일수있도록
난장품바|최민
난장품바|설거지
자기를되돌아보기시작하는시점일수도
드랙킹아장맨&연구자박예지
테크노각설이|싯시
두소수자의세계가‘캠프'를둘러싸고스쳐지나갈때|박예지

작가론
자기자신을설명한다는것|강정아
반짝이를입은몸,누더기를입은춤|정은영
바닥의노래를들어라|김화용
촌스러운세계가미술관으로들어왔을때|박예지

출판사 서평

윤결은오늘날의예술과각설이품바를함께감각한다는점에서한층특별하다.작가는섹슈얼리티적혼종성으로각설이품바와드랙을연결한다.양자는성별이분법을넘나드는의상과퍼포먼스를통해사회가고정한정체성을횡단한다는점에서맥락을함께한다.그러나윤결이고백하듯,외래의드랙과우리나라의각설이품바를동치하는식의단순번역은개운치않다.특정한실천을목표로공유한다고해도,그수단은진지한비판을통한저항부터우스개섞인농담과위반의역사가다양하기나타난다.때로는정체성표현을사이에두고접합할수없는차이가발생하여공통의목표와갈등이동시에전개된다.그앞에서윤결은단어의골짜기사이로흩어지는것에무게를싣기위해윤결은신중하게어휘를고르고,물음의자리를벌려둔다.몇가지권위있는개념으로양자가이루는절개부를단정하게봉합하는대신,이들이서로다른모양으로공존하는낯선지형을드러낼방법을궁리한다.

윤결이일관적으로유지하는것은정상성담론에밀려난것에품은애정과연대이다.그는오방색으로빛나는장면들에서솟는환호소리와땀냄새를흠뻑맞으며자신의예술을행한다.이제독자는윤결과각설이품바의목소리를통해정상성투쟁속에서질문던지기어려웠던시대의바람과마침내터져나오는낯선대답들을듣는다.편집자_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