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황금탓에뭉뚝한놈
우직하고두툼한눈텡이
다리굽은천하일품
힘깨나쓸놈
틀잡힌몸에
천하에당할놈이없겠지
농가에서한식구처럼동거했던
천하의일꾼황소
생각만하여도
믿음직한업보
지금은어디로갔는지
상상의나라에머물뿐이다.
-〈황소〉전문
지금은농사도기계가보급되어훨씬쉬워졌지만,옛날에는황소가없으면농사를지을수없을만큼황소에게의지했다.시의본문중에‘농가에서한식구처럼동거했던천하의일꾼황소’가나온다.소는그만큼동물이면서도한식구인우직하고믿음직스런발굽있는초식동물이다.시인이황소시를시집의맨앞에내세운이유가있을것이다.
최시인은생거용인(生居龍人)마을에서몇마지기의땅을갖고있다.직접가꾼푸성귀와쌀과곡식을식탁에올리며땅의고마움을체험하면서달팽이와만나고지렁이도가끔지나가는땅을사랑한다.
시를쓰면서서예를하면서공부는죽을때까지해야한다고팔순이된지금도주경야독으로펜을놓지않는최완영시인.자연을사랑하고고향을널리알리고싶어하는시인은시골의넓은하늘과뜰을소재삼아자연가까이에언제나귀를귀울인다.새와동물을사랑하고그들이시속으로들어와가슴의지경을넓힌다.그래서우주만물을껴안고교감하며시를즐기는행복한시인이다.
자연은그러나땅만있다고귀한소작물을불쑥불쑥내어주는것은아니다.비와햇빛과바람과온도가알맞아야한다.비가없는건조기때를생각해보라,옛날에는임금들도기우제를지내면서자신을성찰하고빌면서비를위해백성들과같은마음으로하늘을우러러기도했다.그러다한줄기의비라도쏟아지는날은옷이젖는것도아랑곳하지않고논밭으로달려가곡식을돌봐주었다.
-이채원(시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