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민족’개념삭제…
대남전략의또다른전환
70여년전분단이래로남과북에는이질적인사회체제가들어섰다.이에김일성은‘평화’와‘민족대단결’개념을바탕으로한반도를통일하고,체제와이념이다른남한을북한과같은사회주의체제로만들어야한다는목표를유지해왔다.이는김정일,김정은으로정권이세습된뒤에도이어졌다.
하지만김정은이돌연남북관계와통일정책의근본적전환을선언했다.북한이삼대에걸쳐일관되게견지해온‘민족’에기반을둔통일을포기하기로결심한것이다.하지만할아버지때부터내려온‘평화통일’이라는단어를폐기하면서‘평화’는포기했을지라도뒤에감춘‘적화’는포기하지않은것으로보인다.이는“전쟁이일어나는경우에는대한민국을완전히점령·평정·수복하고공화국영역에편입시키는문제를반영하는것이중요하다”라는김정은의발언을통해서도알수있다.
김정은의민족주의통일노선폐기발언이래로그원인과의미를두고논란이분분하다.극단으로치닫는북한의언사를살펴보고있자니,이러한시국에과거남한의민주화시기로거슬러올라가북한의대남인식을살펴보려는시도가과연의미가있을지의문이드는것도사실이다.하지만언제또올지모를남북대화의기회가왔을때실패를거듭하지않고남북관계를긴호흡으로풀어가기위해서는북한의입장이되어대남전략을수립하게된배경을살피려는시도가반드시필요하다.
남한의민주화가
북한의대남전략에영향을미칠까?
이책에서는시대별주요사건을중심으로남한에서민주화가진행됨에따라달라지는북한의대남정책과대남인식에주목한다.남한정권의정당성이낮았던1980년5.18광주민주화운동때만해도북한은남한의독재체제를전복시키겠다는목표를드러내며강한혁명성을드러냈다.1987년6.10민주항쟁때도북한은남한의민주화투쟁을선동하며체제전복에대한강한의지를보였다.하지만이와동시에,역량이크게성장한남한의민주화운동세력을공조대상으로활용할수있다는기대감을갖기시작했다.
뒤이어1993년남한에문민정부가출범한데이어1998년야권으로의평화적정권교체로김대중대통령이집권하자남한정권의정당성은불과10년전에비해비교할수없이높아지게되었다.그리고이에따라북한이남한정권을대화와협상의주체로인정할수밖에없게되면서북한의대남전략도혁명과공존이병존하는모습을보이게되었다.
이처럼이저서는1980~1990년대남한의민주화가도약하던시기에북한이대남인식과전략을조정해가는과정을독자들에게보여줌으로써현재북한남조선혁명론의좌표는어디인지,남북관계평화정착을위한우리의역할은무엇인지고찰할기회를제공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