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며 업힌

안으며 업힌

$14.00
Description
바다와 산복도로가 서로를 안으며 업고 있는 주소지가 있다. 한국문학장에서 다른 문학적 지형도를 그려온 이정임, 박솔뫼, 김비, 박서련, 한정현은 행정 구역으로 표기하기 어려운 부산 초량의 곳곳을 각자의 방식으로 걸었다.
이 소설집은 다섯 작가들이 초량에서 보내온 초대장이면서 그동안 어디에도 기록된 적 없는 걸음의 아카이브이기도 하다. 원도심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지워졌던 시간의 음계가 다섯 작가들의 걸음과 함께 울려 퍼진다.
저자

이정임

1981년부산에서태어나고자랐다.2007년부산일보신춘문예에「옷들이꾸는꿈」이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제20회부산소설문학상을수상하며평단의주목을받기시작했고,정확히등단10년만에총9편의작품을수록한첫소설집을펴냈다.

목차

오르내리-이정임09
천사가우리에게나타날때-박솔뫼35
초량의사다리-김비59
마치당신같은시-박서련95
연어와소설가,그리고판매원과노래하는소녀의일기-한정현127

출판사 서평

바다와산복도로가서로를안으며업고있는주소지에서
다섯작가들이보내온초대장,
그동안어디에도기록된적없는걸음의아카이브
-소설집의사운드트랙을제작하여소설집안에수록!

신생출판사〈곳간〉에서첫책을선보인다.한국문학장에서다른문학적지형도를그려온이정임,박솔뫼,김비,박서련,한정현은행정구역으로표기하기어려운부산초량의곳곳을각자의방식으로걸으며,감각하고,상상하며,썼다.이소설집에수록된다섯편의소설엔작가들의고유한걸음이새겨져있다.소설집〈안으며업힌〉은다섯작가들이초량에서보내온초대장이면서그동안어디에도기록된적없는걸음의아카이브이기도하다

다섯장의초대장에적힌안내문구
첫번째초대장-산복도로엔일상을불쑥침범하는늙은이웃과연약하지만굳센관계가있다.모든것이낡고기울어져빠른속도로쇠락하는것처럼보이는곳에서우리는힘센살아있음의의지와만나게된다(이정임,「오르내리」).
두번째초대장-우연으로가득한여행자의산책은국제시장을거쳐바다근처에이르게되고그곳엔예기치못한만남이기다리고있다.여행자의들뜬걸음은일상속에서신비로운순간을길어올리는주문이된다(박솔뫼,「천사가우리에게나타날때」).
세번째초대장-누군가를돕기위해나선낯선이(queer)의걸음이초량의골목과계단을누비는동안서로를안고업힌이력이환하게드러난다.초량을걷는다는건계단을오르며또다른계단으로이동한다는것이며,이동선을따라걷다보면누구라도사람과사람사이를연결하는사다리를만나게된다(김비,「초량의사다리」).
네번째초대장-누군가에게고향은돌아갈곳이아니라떠나온곳의이름이다.누군가는떠났지만누군가는남았다.그들이한자리에서만나서로에게부채감과원망을,그리고작은소망을꺼내놓는다(박서련,「마치당신같은신」).
다섯번째초대장-낯선나라에서만난이들이나보다내가태어난곳에대해더관심이많다.심지어더많은것을알고있는것같기도하다.나또한그들이떠나온곳으로부터줄곧영향을받아왔다.어쩌면우리모두는가장먼곳으로부터영향을받으며가장먼곳까지가고싶어하는지도모른다(한정현,「연어와소설가,그리고판매원과노래하는소녀의일기」).

안으며업힌세계의이름
소중한것을감싸고품에안을때실은우리모두는누군가의,혹은무언가에업혀있다.때론의도없이누군가를도우며또우연히누군가로부터도움을받기도한다.주변을돌보고크고작은살림을꾸리는모든이들은굳이짊어지지않아도되는것들을업고있다.서로가서로에게기대어있으면서,기꺼이폐를끼치며산다.바다와산복도로가마주보며서로를감싸고있는초량은안으며업고있는세상의모습을그대로보여준다.생각해보면어딘가에자리를잡고산다는건안으면서업힌세계에부대끼며어울린다는것을의미한다.소설집〈안으며업힌〉은초량이라는작은지역에초점이맞춰져있지만이소설집을통해서각자가살고있는지역과장소를보다생생한실감으로감각할수있기를바란다.

소설집의사운드트랙을제작하여소설집안에수록
빠른속도로망실되고지워지는지역과장소를감각하고또상상할수있는매개가더욱절실해진다.이소설집은접근성이떨어지고상업화가어려운지역과장소에대해고민하고몰두해왔던곳곳의지역문학과문제의식을공유하면서도새로운접근방식을제안하는작은실험이자성과이기도하다.특수성의이름이아닌보편성의이름으로서의지역과장소에대한접근성을높일수있는더많은통로를마련하는것이필요하다.〈안으며업힌〉은소설집의사운드트랙을제작하여소설집안에수록했다.뮤지션Ashahn과소설집제작단계부터작가및기획자와협업을통해〈168개의갈림길〉과〈숨결위에부유하는발걸음〉을작곡했다.소설을읽으며‘안으며업힌세계’를다중감각으로감상할수있도록소설집안에QR코드를넣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