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낱말

여행하는 낱말

$19.50
Description
여행하는 촬영 감독 박 로드리고 세희 작가가 10년 만에 두 번째 책으로 돌아왔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세상 곳곳을 오가며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사진과 글로 담았다. 글쓴이는 여행을 ‘경계를 넘는 작은 퍼포먼스’라고 말한다. 여행은 이벤트가 아니라 언제라도 누리고 요구할 수 있는 모두의 권리라 여기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우리 앞에 놓인 크고 작은 경계를 넘는 데 망설이지 말자고 이야기 한다.

「여행하는 낱말」엔 여행을 위한 특별한 방법이 아닌 어디에서든 마주할 수 있는 일상과 평범함 속에 감춰진 반짝임을 발견하는 눈길로 가득하다. 반려동물, 테라스, 창문, 연인, 커피, SNS, 성지순례, 소울푸드, 모국어와 같은 일상 낱말을 내어놓으며 여행이야말로 모두가 공평하게 나눠가질 수 있는 몫이라는 걸 사려 깊은 문장으로 얘기 한다. 여행지에서 평범한 낱말이 품은 비범한 표정을 포착 한 스냅 사진은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저자

박로드리고세희

저자:박로드리고세희

영화를촬영하며청년기를보냈다.중년이되는동안두어편의영화,두어편의드라마,두어편의다큐멘터리를촬영할수있었다.촬영공부를위해시작한여행이몸에배어여태촬영장과여행지사이를떠돈다.이책을펼친당신이어느새배낭을꾸리고있기를,그여행에행운이가득하기를,온마음으로바라며글을쓴다.

여행에세이나는평생여행하며살고싶다(2013)을펴냈다.

목차

프롤로그더멀리,경계를지우기위해┃반려동물우린그길에서함께였지┃미술관언제나그곳은평생학교┃올드타운시간위를거닐다┃SNS유동하는세계를기념하는방식┃거리의예술가‘아직-아닌’과‘이미-벌써’사이┃비행기너의이름은┃테라스취향으로가꾼정원┃캠핑쌍둥이의이름:여행Travel과고난Travail┃사진사사진을찍지않는┃부채감우리모두빚지고있습니다┃경계삶과여행의거리를지우는운동┃성지순례우리모두에겐각자의‘성지’가있다┃연인지금사랑하고있나요?┃커피곁에┃그래피티벽에그을린자유┃광장모두가누리는정원┃여행자의방그도시품에서잠시┃리모델링그리하여허물지않고수리하고복원해서오래씁니다┃업사이클링폭격당한교회와오래된아파트┃갭이어나와마주하는시간인데일주일은너무짧지┃여행사진사진을위해여행을희생하지않기┃보편성꼭그곳이아니어도괜찮아┃바다세상곳곳을고향으로두었으니┃모국어그래서우리는결국모국어품으로돌아온다┃소울푸드국밥한그릇의힘┃창문낯선바깥을만나기위해┃빵과장미길위의모든것을사랑하고오라┃탐험이모든걸더사랑하기위해┃에필로그그곳이어디든,네가누구든

출판사 서평

이토록평범한낱말이누구나,어디로든떠날수있는‘여권’이될수있다면,
촬영감독박로드리고세희가10년만에펴내는두번째여행에세이,여행하는낱말.
스물여덟개의낱말로꾸린‘작은여행사전’맨앞장엔이런글귀가적혀있다.
‘여행은세상곳곳의경계를넘는작은퍼포먼스다.’

영화,다큐멘터리,미디어아트,국제평화운동및그린피스활동을비롯해다양한장르와분야에서촬영을해온박로드리고세희에게여행은평생끌어안고살아야하는동무다.그가‘평생여행하며살고싶다’고한건세상이곳저곳을탐험하고,탐구하며키운시선으로촬영하며살겠다는말이기도하다.오랜시간세상곳곳을누비는동안박로드리고세희에게움튼여행에대한생각을여행하는낱말이라는책으로묶어세상에내어놓는다.

박로드리고세희는새로운경험과앎을마주하는여행지에서저마다고유한삶의태도를키워갈수있다고생각해왔다.그렇기에여행과공부는하나로이어진다는특유의수수한여행철학을여행하는낱말에서도잇고있다.십년만에펴내는두번째여행에세이에선이제여행은이벤트가아닌지속가능한삶의방식이되어야하며그러기위해선여행과일상사이에놓인경계를지우는일이무엇보다중요하다는이야기를내어놓는다.십여년동안유럽과북미대륙을오가며보고느끼고생각한것을누구나알고,언제나쓰는스물여덟개의낱말안에차곡차곡쟁였다.그러니어딘가로떠나고자하는이라면이책을작은여행사전으로삼아도좋다.

모두가저마다다른곳으로여행을떠나지만보고,느끼고,생각하는것은놀랍도록비슷하다.여행을떠날수있는환경이좋아진것에반해여행문화나철학이부족한탓이다.유럽과북미곳곳을두루담은여행하는낱말에서작가는전문가의안목이나여행을즐기는특별한방법을알려주진않는다.대신여행지에서‘무언가를잠시하지않은것’만으로도충분하다는거다.유명관광지를순회하며‘인증샷’을찍는것도좋지만여행지에서으레해야만할것같은일을잠시내려놓는다면‘창문’과‘테라스’같은일상이새롭게보인다는것인데,그건마치누구나쓸수있는자음과모음을활용해낱말을만들고글을짓는것과다르지않아보인다.박로드리고세희에게여행은어디에나있어야하고누구나누릴수있는보편성의가치를넓혀가는일상운동이기도하다.

그러니여행은우리가공평하게나눠가진권리를가리키는낱말이다.여행하는낱말을작은여행사전으로삼는다면10대가펼치는페이지와20대가펼치는페이지는어디쯤에서만날까?30,40대가조합하는새로운낱말은무엇일까?50,60대는또어떤낱말을채집하고쟁여갈까?70,80대가품어온낱말이여행하는낱말을매개로모두가누릴수있는보편성으로나아가기를,그렇게여행하는낱말과함께경계를넘으며경계를지우는,저마다의작은퍼포먼스로가득한세상이되기를바란다.

책속에서

한달이넘게걸리는800km의순례길을말과함께가는커플이있었다.말을짐운반을위한수단으로사용하는게아니었다.명백하게말과동행하고있었다.중동의사막이나히말라야산맥을여행할때처럼낙타나야크등에먹거리와생필품을잔뜩싣고가는게아니었다.
반려동물―우린그길에서함께였다

나에게여행이란세상의모든경계를넘나들며지우는일이다.몸으로국경을넘는것은물론이고대륙의경계까지지우는것,도시에중첩되어있는시간의경계를넘나드는것,일과여행의경계를지우는것,그리고마지막으론삶과여행사이를가르고있는보이지않는경계를지워내는것에이르고싶다.
경계―삶과여행의거리를지우는운동

하지만그것이야말로여행사진의본질이다.찍을수있는것만찍고,찍을수없는것을안타까워하지않기.사진을위해여행을희생하지않는것.(중략)애초에모든상황을만족시키는카메라와렌즈는없다.그순간손에들려있는카메라와렌즈가담을수있는만큼만사진이된다.욕심을내려놓고카메라에서해방되면여행은더욱즐거워지고,사진은더욱좋아진다.
여행사진―사진을위해여행을희생하지않기

평범한사람들이만드는평범한풍경을바라보며까닭없이안도하곤한다.어쩌면세계의보편성이나인간의존엄성을희미하게품은풍경을바라보며우리모두가평등해질수있다는막연한희망을품는것인지도모르겠다.
보편성―꼭그곳이아니어도괜찮아

세상과나를만나게하는매개라는점에서카메라는창문과닮았다.휴대용창문을가지고다닌다고해도좋겠다.뷰파인더라는창문을통해바라본세상을기록한것이사진이니까.낯선창밖풍경을통해깨어난감각과감정들,활발하게펼쳐지는생각들,나를에워싼여행의정취들.혼자가지기엔과분한순간들이라다른사람들과공유하기위해사진을찍는다.
창문―낯선바깥을만나기위해

무동력이동수단은동력을쓰지않는만큼오직자신의힘과기술로만나아가야한다.성실하게몸을써야만나아갈수있는정직한이동수단이라는점이매혹적이다.바람이나물살등의자연환경을활용해야하고눈앞에놓인난관을피해가야하니,자연을면밀하게살피게된다는점또한매혹적이다.그러니무동력이동수단은우리를목적지로옮겨주는것뿐만아니라이동하는데쓰이는모든시간을찬란한여행의순간으로만들어낸다.
탐험―이모든걸더사랑하기위해

관용과여유는묘하게‘사랑’과이어진말이다.관용이란타인을배척하지않고사랑하여포용하는일이니까.우리에게여유가필요한까닭은자신과주변사람들을조금더사랑하기위한시간을갖기위해서다.
에필로그―그곳이어디든,네가누구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