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에게

한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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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라져가는 세계의 끝에서 다섯 명의 작가가 당신이라는 ‘한 사람’에게 띄우는 편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출판사 곳간이 한국 문학과 함께 희박해지는 환경과 잊혀가는 존재들을 위한 문학적 기도를 올린다. 김보영, 김멜라, 김숨, 박솔뫼, 정영선이 보내는 다섯 편의 소설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사라지는 것들을 기억의 영토로 복원해내는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멸종의 문턱에서 피워낸 생명의 환희와, 해체되는 몸으로 써 내려간 사랑의 기원. 그리고 지워져 가는 마을에서 호미로 길어 올린 겸허한 애도까지. 기후 위기로 희박해진 환경과 멸종의 위기 앞에서, 이 간곡한 기도가 당신이라는 ‘한 사람’에게 닿아 새로운 생명의 연결망을 잇는 단단한 씨앗이 되기를 꿈꾼다.
저자

김멜라

2014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적어도두번,제꿈꾸세요」,장편소설『없는층의하이쎈스」,「리듬난바다」,경장편소설『환희의책,산문집『멜라지는마음」이있다.문지문학상,이효석문학상,젊은작가상,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받았다.

목차

김멜라┃물먹는편지…7
김보영┃축제…57
김숨┃이곳은정류장이아닙니다…117
박솔뫼┃까마귀에게…149
정영선┃매축지마을수국화분…177

해설
김대성┃사라지는것을위한가장내밀한직접행동…207

출판사 서평

기후위기의시대,가장내밀하고조용한‘직접행동’의시작
“허물어져가는행성위에서,우리가서로를포기하지않을질긴힘”

사라져가는세계의끝에서다섯명의작가가당신이라는‘한사람’에게편지를띄운다.국제환경단체그린피스와출판사곳간이한국문학과함께희박해지는환경과잊혀가는존재들을위한문학적기도를올린다.편지,엽서,기도,부서진말,그리고육체로쓴유언.김보영,김멜라,김숨,박솔뫼,정영선이보내는다섯편의소설은각기다른목소리로사라지는것들을기억의영토로복원해내는문학적성취를보여준다.

멸종의문턱에서피워낸생명의환희와,해체되는몸으로써내려간사랑의기원.그리고지워져가는마을에서호미로길어올린겸허한애도까지.기후위기로희박해진환경과멸종의위기앞에서,이간곡한기도가당신이라는‘한사람’에게닿아새로운생명의연결망을잇는단단한씨앗이되기를꿈꾼다.

사라져버린존재를기억하고,사라질위기에처한존재를지켜내려는문학적직접행동.

“편지를쓴다는건쓸수없는걸쓰려고하는애씀이며,읽는다는건읽을수없는것을읽으려하는애씀”이다.이책에수록된다섯편의이야기는불가능해보이는상황속에서도끝내서로에게닿으려는마음의궤적이다.

해체되는몸으로써내려간사랑의기원:김멜라
김멜라는갑작스러운죽음을맞이한이가강물에휩쓸려내려가며남긴마음을글로옮겨쓴다.「물먹은편지」는글자도없고,도끼로벽에무늬를새길수있는몸도없는,그야말로‘쓸수없음’을조건으로써내려가는문자이전의글쓰기여정을담고있다.“끝나지않는모든마음은한통의편지”(19쪽)라는명제를따라흐르는이소설은글자가태어나는기원을새로운방식으로발굴하려는시도이기도하다.

죽어가는세계를가로지르는생명의경이로운순례:김보영
김보영이쓴「축제」는상반신은포유류,하반신은어류인인어들이번식을위해성지아우라지로향하는험난한순례를다룬다.이소설은한종족이멸종위기에처한상황앞까지우리를이끌지만그럼에도뚜렷하게남는건신성한생명의축제,삶이꽃처럼피어나고물처럼어우러지는순간,낯선이와친근한이가하나되는기적,이어짐으로피어나는환희다.그리고서로의아름다움에이끌리며경이와호의,너그러움이물결치며솟아오르는생명의활력이다.

조각난문장을타고떠도는빈자리:김숨
김숨의「이곳은정류장이아닙니다」는한국사회의경계에머무는 이주노동자와난민의삶을여러버스정류장을배경으로그려낸시적산문이다.이소설에나오는김포와고성,양산으로가소설속인물들과이야기를나누었을것으로짐작되는김숨은그들의이야기와목소리를점점희박해지는말로,파편화되고조각난한국어(Fragmentedkorean)로그려낸다.말의밀도가희박하고여백이많은서술방식은,읽는이로하여금그‘빈자리’에머무는존재들을더깊이응시하게만든다.

어떤식으로든손으로:박솔뫼
물리적거리와시간의흐름속에서타인과연결되려는인물의마음을탐색한박솔뫼의「까마귀에게」는기후변화로커피가귀해진근미래배경속에서 고립된생활을이어가는인물이편지와산책이라는느린행위를통해서로에게닿으려는과정을세심하게그린다.이걸음을천천히따라걷다보면흐릿해지는과거의흔적과고단한현재사이에서타인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는행위가삶의새로운지평을여는순간을맞이하게된다.

호미로하는애도:정영선
정영선은「매축지마을수국화분」에서일제강점기때매축되어한국전쟁,산업화시대에많은이들의보금자리역할을한마을이지도에서지워지는장소의풍경을기록하며애도한다.이소설에서‘호미’는거대한굴착기에맞서기억을발굴하고보존하려는애도의도구다.텅비어가는마을에버려진식물을주유소화단으로옮겨심으며기억을붙잡으려는인물의애씀은사라질생명과기억을구출하는‘이주(migration)’이자‘보존’행위이기도하다.

이소설집에실린다섯편의이야기는오랫동안품었다가비로소멀리보내는‘마음의씨앗’이자‘한사람’에게가닿기를바라며쓴기나긴편지와도같다.편지를쓰고읽는행위속에깃든간절한애씀이차가운보관소에잠든종자가그러하듯언젠가찾아올적절한온기를기다리며숨을고르고있을것이다.이책이문학이라는가장느리고도내밀한직접행동을통해,사라지는것을생명의터로다시불러들이는손짓이길.문학이건네는이느리고도오랜연대가,허물어져가는행성위에서우리가서로를포기하지않을수있는질긴힘이되어주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