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문학 : 모두가 일구고 누구나 누리는 너른 마당

살림문학 : 모두가 일구고 누구나 누리는 너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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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살림’이라는 낱말을 들여다보면 ‘살다’, ‘살리다’, ‘사랑하다’, ‘사람답다’는 말과 이어진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사람이 사는 동안 무언가를 살리며 어울려 살아가는 일이 살림이기에 그 안엔 사랑이 깃든다. 손길로 어루만지고 눈길로 돌아보고 마음으로 품은 ‘살림’이야말로 모두가 말없이 꾸려온 고유한 장소(터)라 할 수 있다. 저마다가 꾸려온 살림터를 말과 글로 잇는다면 누구나 넉넉하게 누릴 수 있는 마당을 갖게 되는 셈이다. 살림문학은 이 너른 마당을 부르는 새이름이다.

저자

강경주외

저자:강경주외
강경주,강민지,강회영,공윤경,김대성,김원호,노연정,박보경,박진이,이병진,이지원,장은화,최수연,하민혜

목차

머리말
손수살림짓는작은이들이어울려꾸린너른마당

여는글
삶을가꾸는살림글쓰기●김대성

회복하는글쓰기
내참새방앗간,진주텃밭●공윤경
자퇴를돌아보며●김원호
나날이건네는손길●박보경
길위에서●이지원
마음아안녕?●강경주
우리집똥강아지●강회영
하루의끝●강민지

뒷자리글
줍고담다,누리고누비다●김대성
글쓰는하마●이지원
뒷자리이야기●김원호

살리는'식사●공윤경
입맛을잃는다는것●공윤경
내가훔친것●공윤경
youtube.com/@awouldbepoetsvlog2240●김원호
하루하루는그리하여제이름을잃어버리는것●이지원
우산이좋다●강민지

뒷자리글
매듭은리본으로●이지원
조르바가아니다●이지원
살림잔치●김대성
다발을건네다●김대성
가위바위보●김대성

진주쓰깅
달리며펼치는살●김대성
나를돌보는달리기●하민혜
머무르며달리며●하민혜
뜬금없이달리기●박진이
나에겐자전거가있다●박보경
좋은날을받아야해서●노연정
러닝화의마지막날●이병진
작게●김대성
그림자가비추다●김대성

모심글●이지원
뜻밖의처방전
달리는꿀맛
달리며요가해요
달릴수있는특권
스침과마주침
멈추지말고계속춤추어라

뒷자리글
달리다●김대성

빗자루와연필
작은숲●김대성
밥짓는즐거움●공윤경
지금알고있는걸그때도알았더라면●공윤경
요양보호를'몸소'접촉한사람들●장은화
타닥타닥치지지직●최수연
일기쓰기의참맛●최수연
이제,투쟁에매몰됨을멈추며●공윤경

닫는글
되풀이로가득한살림숲에서

출판사 서평

모두가일구고누구나누리는너른마당이란뜻을품은
‘살림문학’이라는새자리를펴다!

문학은살림과어깨동무하면서
누구나가꾸고꾸리는일을가리키는말로넓어진다.

‘살림’과‘문학’이라는익숙한낱말을나란히놓아보자.누구도이두낱말을나란히놓아둘생각을하지않았기에낯설게느낄수있지만누구나금세알아차릴수있다.살림과문학이이토록잘어울린다는걸,서로어깨동무하며너른마당을연다는것을말이다.그동안문학은살림너머에있거나,특별한순간을아름답게담은것이라여겨왔는데,그와달리‘살림문학’은저마다가꾸리는살림안에수수한뜻(문학)이쟁여있음을말한다.문학은살림과어깨동무하면서비로소누구나가꾸고꾸리는일을가리키는말로넓어진다.

이책은2024년5월부터11월까지진주문고에서연여러모임에서나눈글을손보고여민꾸러미다.모임을기획하고진행한문학평론가김대성은10년이넘는시간동안제도바깥에서크고작은모임을꾸리며누구나누리며나눌수있는문턱없는문학을일구어왔다.≪살림문학≫은그동안여럿이함께어울려읽고쓰며이야기를나눈시간속에서맺힌작은결실이다.

이책맨앞자리엔<회복하는글쓰기>가놓인다.<회복하는글쓰기>는2017년부터매년희미하게이어온글쓰기모임으로,2024년엔진주문고에서‘살림글쓰기’라는이름을덧붙여모임을꾸렸다.에세이나수필,혹은생활글이아니라‘살림글’이라는새말은내어놓는까닭은살림을바탕으로느끼고생각하는바를꾸밈없이드러내기에누구나,언제라도쓸수있는글쓰기이기때문이다.살림을돌보며둘레를돌아보는일이스스로를일으켜세우고(회복)누군가를도우며어깨동무하는길임을가리키는글들이≪살림문학≫으로즐겁게들어갈수있게마중나온다.

달리기는여러‘쓰기’가이루어지는너른마당이기도하다.가만히들여다보면‘쓰기’는글쓰기에만붙일수있는게아니라몸을‘사용하는일’이나도시를누빌때도‘쓴다’고할수있다.<진주쓰깅>은달리며느끼고생각한것들,달리고나서돌아본것들뿐만아니라마을여기저기를누비는발걸음이남긴자취를글로옮긴새로운글쓰기모험이라할수있다.30대부터60대까지,처음달리는이부터달리기꾼에이르기까지저마다가누리는달리기살림글을아낌없이내어놓았다.

<빗자루와연필>은살림하는손과글쓰는손이같다는뜻으로빗자루‘쓸기’와연필‘쓰기’를나란히놓아본모임이다.살림하는이는글쓸시간이없고,글을쓰는이는살림을꾸릴시간이없다여겨왔지만손수살림을꾸리는이만이쓸수있는글이여기에있다고말하고싶다.글쓰기와청소,쓰기와쓸기.쓰기가나아가려면,조금이라도나아지려면쓸기와어깨동무해야한다.치워야채울수있고비워야찰수있기때문이다.나날이쓸고,치우고,채우는살림.빗자루와연필은오래전부터등을맞대고서로를북돋아온동무다.손때묻은살림에서빛이나는것처럼,손수짓는밥에손맛이깃드는것처럼글쓰기도매한가지다.오늘빗자루를쥐고둘레를‘쓰는’이만이연필을쥐고글을‘쓸’수있다여긴다.

살림은그저반복하는것처럼보이지만나날이새롭게펼치는일이다.되풀이는살림을꾸리는힘이다.새로움을찾아낯선곳을향해나가는걸음이아니라터한곳에서배우고가르친것을바탕으로이야기하기에세상(둘레)을가꾸고돌보는일과이어진다.살림은그야말로끝없는되풀이다.이끝없는되풀이안에서사랑이깃들고영글기에사람이살수있다.가만히되짚어보면되풀이한것만베풀수있다.≪살림문학≫안에도살림살이를바탕으로일군되풀이가가득하다.살림안에서일군되풀이를씨앗으로삼아곳곳에심어잘돌보고가꾸길바라는마음으로저마다가꾸리는살림이모여누구나넉넉하게누릴수있는너른마당이되길바라며이작은책을세상에내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