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지구를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불타는 지구를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17.51
저자

우석영

생태전환연구자.지구철학연구자.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PNR전문가회원,생태문명원연구위원,산현재기획위원,생태적지혜연구소학술위원,《다시개벽》편집위원등으로활동하고있다.생태주의사상,생태전환,탈근대전환과관련한글을주로쓰지만,문학/예술비평도한다.지은책으로『불타는지구를그림이보여주는것은아니지만』,『걸으면해결된다SolviturAmbulando』(공저),『동물...

목차

머리글

1부사람이산양보다도못하냐는항변에답함

곰,고독의동물-다케우치세이호,아서테이트
판단하는곰-필립굿윈,어니스트시턴
사랑이란‘지옥에서구해주는것’-리처드앤스델,어니스트시턴,카를히르슈베르크
폐기물로시작된,인간과개의인연-얀빌던스,윌리엄스트럿
친밀감또는거리감,동물이살아가는방식-도메니코디바르톨로,알렉세이스테파노프,브리턴리비에르
만사에태연한존재,인간을사로잡다-히시다슌소,세이고야나기,가와나베교사이,모리칸사이
여러얼굴을한고양이-에두아르마네,테오필스탱랑,변상벽,우타가와히로시게,브루노릴리에포르스,마르그리트제라르
범,동화와국경밖으로내쫓긴산군-민정기,추일계,목계법상,가츠교쿠슈,유숙
카스틸리오네와제리코의말-주세페카스틸리오네,테오도르제리코,안톤마우버,토머스벤턴
양의시련그리고귀가-리처드웨스톨,카미유피사로
산양의용기와지혜-어니스트시턴,칼룽기우스
놀이와협동-요아힘뵈켈라르,주동경,조극현,범안인
다람쥐그리기-허곡

2부불타는지구를그림이보여주는것은아니지만

지금은바다의권리를이야기할시간-세드나조각상
학대받는바다,플라스틱은국경이없다-피터멀케이
숲의민족과오늘의숲-왕이,오민수,김하종,모이즈키슬링
산을대하는마음-정선,왕휘,민정기
인류의성벽,숲이사라진다-에로야르네펠트,커리어앤드이브스
어떤여행자동물은지구를알려준다-로버트와일랜드
우리가모르는지구의보물,새들은안다-김재환
제비들의귀환-찰스터니클리프
습지의세계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브루노릴리에포르스,두루미,습지
철창에갇힌한강-정선,김홍도
지구,정말로우리에게중요한가?-펠릭스발로통,파울클레

3부미래를그리워하다

인간이초래한오래된질병-《길가메시서사시》
인수공통의존재-콘스탄틴브란쿠시
코로나바이러스가되살린야생,다음차례는?-잭런던,개와늑대
팜유를즐긴우리,열대우림의살인청부자-존다이어
고래잡이,탐욕과무지가낳은비극-반구대암각화,오즈월드브리얼리
포스트코로나시대,동물원에미래가있을까?-창경원,런던동물원,그리고카를하겐베크
그림밖으로튀어나온메뚜기떼-알프레드브렘
박쥐따위가왜지구에있지?-마이크벨
코로나시대,동물권법제화가다급하다

출판사 서평

기후위기와코로나팬데믹의시대
인간과동물과지구의관계를새롭게성찰하다
‘동물과지구를위한미술관’에서
미래의눈으로오늘을보다

1970년이후인간의활동으로인해동물의60%가사라졌다고한다.코로나19의기원에도야생(동물)을침범하고파괴한인간의탐욕이있다.인간과동물이다양한관계로얽힌채인수공통감염병-기후위기-생물다양성위기앞에‘함께’서있는현실은우리에게인간과자연,지구생태계에대한앎과실천을새롭게지으라고요구한다.《불타는지구를그림이보여주는것은아니지만》은이러한인식위에서우리의동료인‘동물’과모두의터전인‘지구’를‘그림’이라는창을통해살펴보는책이다.동물학과생물학지식,철학,생태사상,미술비평을넘나드는다층적에세이로,동물에대한관심에서시작해우리의뿌리,동료생물,그리고모두의집인지구자연의생태적다양성에대한사유로나아간다.또한사회적이슈에밀착해새만금개발사업목적변경,고래고기유통금지,연승어업금지,개식용철폐,동물권리의법적인정,동물원혁명같은행동을촉구하고있다.

1부는개와고양이,범과곰,말과양처럼우리에게친근한동물들이주인공이다.2부의지평은‘지구’로,물순환계,바다,산림생태계,습지같은자연과함께도요새나혹등고래처럼지구를여행하며살아가는여행자동물들을조명하고있다.3부에서는코로나?기후위기로상징되는오늘의총체적생태위기를성찰하면서새로운인간관,동물관,지구관의필요성을이야기한다.대부분의글에는내용과관련된미술작품이풍성하게배치되어있다.다양한화폭에담긴아름다운작품들이때로는내용이해를돕고때로는독자적인예술비평의세계를열어보이며우리의인식을확장하게한다.

‘그림’이라는창에비친지구생명사와철학적?생태적사유

이책은본격적인화집이나미술에세이는아니다.그러나여러시대에걸친동서양의뛰어난미술작품들을향유하는심미적경험을선사하는책이다.쓸쓸한아시아흑곰의모습을포착한다케우치세이호의〈눈속의곰〉(1940)을시작으로현대팝아트예술가마이크벨의배트맨그림까지60여명화가의작품100여점을수록하고있다.한국화가정선,김홍도,변상벽,민정기,김재환,중국화가왕이,추일계,허곡,일본화가히시다슌소,우타가와히로시게,가츠교쿠슈,영국화가아서테이트,리처드웨스톨,프랑스화가카미유피사르,테오도르제리코,핀란드화가에로야르네펠트,네덜란드화가안톤마우버,루마니아조각가콘스탄틴브란쿠시,스위스태생의펠릭스발로통과파울클레등낯익거나생소한예술가들의작품이인간과동물과자연의모습을음미하게한다.

저자는단순히소재차원에서작품들을제시하는것이아니라,자신만의감식안으로섬세하게그림을읽어내고,미학적분석에더해철학적?생태적사유와지구생명사의세계를펼쳐보인다.인간이남긴음식찌꺼기를먹는떠돌이개들을그린윌리엄스트럿의〈포트럭〉은야생의존재였던개가어떻게인간의세계로편입되었는지에대한추론과만나면서‘폐기물배출자’라는인류의생태적범죄를직시하게한다.사냥꾼의눈으로곰과인간의마주침을담아낸필립굿윈의〈곰이다!〉를통해서는‘시선의주체’와타자를바라보는방식을성찰하며,리처드웨스톨의〈여름폭풍〉은불안에잠식당한인간과개의얼굴그리고평온한양들의침묵을대비하는가운데산업자본주의의공장식축산이야기한소외의문제를제기하고있다.주세페카스틸리오네의그림속당당한야생흑마의자태에시선을빼앗긴저자는이내굴레를쓰고채찍을맞으며노동하다쓰러지는테오도르제리코의말을보며,이간극을어떻게이해해야할지질문한다.화폭에담긴동물과자연에대한탐구는곧인간과사회에대한탐구이다.

동물과인간의적정한거리두기,그리고미래를그리워하는삶

코로나팬데믹을통과하면서우리는인수공통감염병의확산원인이인간에의한산림파괴에있음을알게되었다.특히병원체숙주의서식지인열대야생에대한인간의폭력이산림파괴의중요한동인인데,이러한사실은엉뚱한방향을가리키기도한다.가령바이러스가가장선호하는숙주동물의하나인박쥐를박멸해야한다는주장이그것이다.1200종이넘는박쥐중에서일부종만이사람에게감염병을일으킨다는사실도중요하지만,그들이무해하든그렇지않든박멸은문제의원인을악화하고증폭하는방식일뿐이다.

저자에따르면,감염병전문가들은다른해결책을제시해왔다.박쥐와인간사이에생태적완충지대를마련하고건드리지않는것,박쥐의서식지를보호하고서식지내생물다양성을풍요롭게함으로써바이러스가돌발적이지않도록관리하는것.자연을훼손하는자본의운동과소비양식에제동을거는근본적인접근법이며,동물과인간이서로를파괴하지않고적정한‘거리두기’로써공존하는방식이다.감정과의식의주체이며자기삶의주체라는점에서인간과박쥐는다르지않다.숙주동물을비롯한동물의권리를인정하고동물과맺어온관계를재정립하는것만이인류의생존을보장하는유일한길이라는사실을인정해야한다.

이것을실천할때저자가말하는‘미래를그리워하는삶’이가능해질것이다.“미래를그리워한다는것은미래를염려한다는것도,희망찬미래를꿈꾼다는것도아니다.오늘날우리에게미래는구조와돌봄의대상이다.가망없는상태일지도모르는가상의미래를현재로끌고와바로그시간을바로지금살아내야한다.앞으로태어날아이들의시선으로현재의사건에응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