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20.00
Description
‘책에 생명을 불어넣는 애서가들을 위한 책’
책은 물고 늘어질수록, 더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다!

좋은 소설과 좋은 작가는 좋은 삶을 보여줄 수 있는가
문학작품은 학습하거나 연구할 대상이기보다 일단 즐김의 대상입니다. 문학의 공간은 나의 느낌이 존중받아야 할 자리죠.

시인 장정일과 평론가 한영인이 1년여간 같은 책을 골라 읽고 메일을 주고받으며 문학과 삶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1962년에 태어나 1984년에 시 〈강정간다〉로 등단해 1980, 90년대 한국사회와 문단을 뜨겁게 달군 시인 장정일과 1984년에 태어나 2014년부터 평론을 쓰기 시작한 평론가 한영인은 지금껏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지 않은 채 서로 다른 차원에 머물렀다. 학연, 지연도 없이 세대차마저 나는 두 사람은 우연한 연유로 제주의 한 마을에 살게 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책과 문학이라는 공통된 주제가 있었기에 첫 만남부터 대화는 자연스럽게 길게 이어졌고 이들은 만남은 그 일을 계기로 독서 모임으로 이어진다. 그저 책이 좋아 가능했던 만남이지만 이들이 만나 나눈 시간은 각별했고 그 특별한 기록이 책으로 엮이게 되었다. 이 책은 ‘다른 세대’의 두 사람이 서로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하지만, 동시에 소설이 한국사회의 구조를 어떻게 담아내는지를 포착하고 깊이 있는 분석을 더해 지금 우리 시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만들어냈다. 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 세대별 양상 그 기저의 원인을 생각해보게 하고, 이는 곧 다시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길로 이끈다. ‘문학’을 직업으로 짊어진 두 사람이 ‘좋은 삶’을 찾기 위한 탐구의 길에서 만나 세대와 공간을 가뿐하게 뛰어넘어 교감의 빛을 발하는 현장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저자

장정일,한영인

어린시절의꿈은'동사무소의하급공무원이나하면서아침아홉시에출근하여다섯시면퇴근하여집에돌아와발씻고침대에드러누워새벽두시까지책을읽는것'이었다한다.책읽기는그가그토록무서워하고미워했던아버지로부터의유일한탈출구였다.

학교를싫어했던그는삼중당문고를교과서삼아열심히외국소설을독파했고,군입대와교련을거부하는'여호와의증인'이라는핑계로드디어1977년성서...

목차

첫번째편지―첫번째답신
두번째편지―두번째답신
세번째편지―세번째답신
네번째편지―네번째답신
다섯번째편지―다섯번째답신
여섯번째편지―여섯번째답신
일곱번째편지―일곱번째답신
여덟번째편지―여덟번째답신
아홉번째편지―아홉번째답신
열번째편지―열번째답신
열한번째편지―열한번째답신
열두번째편지―열두번째편지

함께읽은책

출판사 서평

‘다름’이가져다준정신의고양

우리는참많은사안에대해
서로다른견해를가지고있었습니다.
그럼에도선생님과의만남이
늘즐거웠던이유는무엇이었을까요.

뜻밖의만남이제주에서의생활을더풍요롭게해주었지만,이들의만남은한가롭기보다는치열함에가까웠다.여러사안에대해서로다른견해를가지고있었고한권의책과작은술상앞에서밤이깊도록입씨름을길어졌다.하지만이대화는솔직함과애정에기초한것이었기에“상이한입장과관점으로인해서로를부정해야했고그대립과정에서”“비슷한입장을지닌사람들과의느슨한일치에서맛볼수없던어떤힘”에사로잡히게했다.이러한만남이배경에있지만이책의시작은이들의헤어짐에서비롯되었다.제주살이를마치고장정일이서울로떠나오면서이대화는‘편지’형식으로이어지게되었기때문이다.서로에게책을추천하고,함께읽고그에대한생각을나눈일,이들은그시간의기록을가리켜그해가장의미있고중요한일이었다고입을모은다.
이들은서로의안부를묻고염려하는말들과더불어제주신공항건설에대한의견을말하고,김혜진의《9번의일》을통해“인간의총체적인인격활동”으로서의노동의의미를물으며,장류진의《일의기쁨과스픔》,《달까지가자》,임솔아의〈내가아는가장밝은세계〉,김지연의〈내가울기시작할때〉를통해청년세대의세태와의식을깊이있게읽어낸다.박상륭과남상순의소설로거슬러서는지금껏읽어낸한국사회의기저를살펴보게해한국사와문학사가어떻게맞물려흘러왔는지를한눈에조망하게한다.한영인은이논쟁들은지난했지만“아무런피로와상처를안겨주지않았고오히려근래느끼지못한정신의고양을선사”했다고고백한다.일상과자연에서부터문학과사회의현실과이상을넘나드는이유쾌한사고실험은우리에게주요한양식이되어줄것이다.

‘함께읽는일’과‘함께사는일’의즐거움

삶에대한기만으로추락하지않고삶을추동하는진실한
힘으로기능하는문학은어떻게가능할까요.

이어지는책,책,책이야기들에서이들은무엇을찾고자했을까.서신을통해이야기를이어가기로한이들의제일규칙은‘좋은삶이란무엇인가’를주제로삼자는것이었다.사계절을넘어서는동안여러문학작품을읽고삶에대해나눈이열두번의대화는물론‘좋은삶’을정답처럼제시하지는않는다.다만그것을누군가와함께찾고있다는안도감그리고그안에서느껴지는즐거움이그답을대신한다.책을매개로,책을딛고진행되는이야기,읽고쓰는삶,문학이가능하게하는수다의즐거움을지켜보는일은그래서읽는이에게도즐거움을선사한다.또한이책은이들이읽어낸한국문학을통해문학이현재의정치·사회에어떻게연루되어인간과사회의보존과영속을추구하는과정을담고있는지,우리문학의현주소를이해하게해준다.‘책’이라는매체는물고늘어질수록더거대하게부풀어올라생명력을더한다.책이가능하게해준이대화의끝에서우리는지금사회를살아갈방법을터득하게된다.무수한책속의지혜를한권에담은이책《이편지는제주도로가는데,저는못가는군요》는애서가들에게가장반가운선물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