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없는 아이들

생일 없는 아이들

$15.00
Description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나’, 없지만 있는 ‘나’를 찾아주세요!
출생신고는 개인의 몫인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일까?
출생의 기록은 인간이면 당연히 갖는 욕구와 권리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에 나온 이들은 출생의 기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아이들이다. 부모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아이, 이름이나 옛 전화번호는 남겨져 있지만 더는 그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아이도 있다. 부모가 구금시설에 갇혔거나 한국 국적이 없어서,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출생신고를 못 했거나 하지 않은 아이도 있다. 그나마 이 책에 기록된 이들은 출생신고는 되지 않았을지언정 존재는 확인된 아이들이다. 이런 형편이니 “지금 이 사회에 살아가고 있음”이 확인조차 안 된 아이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2021년 12월에야 발견된 제주 세 자매처럼 출생신고를 못 한 채 부모와 함께 살거나 혹은 베이비박스나 미신고시설에 있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이런 일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생일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는 게 21세기에 가능한 일일까? 왜 적지 않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살지 못할까?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동의 출생등록에 대한 공공의 역할을 너무도 미약하게 규정해놓은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에 있다.

이 책은 출생등록의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당위성을 알리는 긴긴 시간의 기록이다. 출생등록에 잇따르는 아픔과 슬픔의 기록인 동시에 시설에 버려지는 이름 없는 존재들에 대한 기록이며, 베이비박스의 존재에 던지는 다양한 층위의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출생등록 될 권리를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하고,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만들고자 힘을 모았다고 말한다. 뉴스에 나오는 일회적이며 예외적인 기삿거리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언제든 어디에서든 아동의 삶에 크나큰 충격으로 나타날 위기의 현실을 알리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의료기관이 아동의 출생정보를 국가기관에 통보하면, 국가가 출생신고가 누락된 아동의 출생신고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출생통보제 도입에 목소리를 더하기 위해서, 그리고 지극히 작은 한 사람에게 행하는 상식과 선행이 보장되는 사회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사회라는 아동선언의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모든 아동이 마땅히 존중받으며 자라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편적출생등록’이 당당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이 보편적출생등록이라는 제도가 개선되는 데에, 그리고 아동권리 실현에 연대하는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데 좋은 씨앗이 되면 좋겠다.
저자

김희진

전국제아동인권센터

목차

이야기를시작하며
1장.정체성의보존과뿌리를알권리
왜출생등록을말하는가?/해외입양아동이었던A의이야기/국내입양아동이었던B의이야기/출생등록은정체성의첫배경색
2장.출생신고의의미
존재하지만존재하지않는사람/출생등록은인권의출발점이다/학대,유기등범죄피해의방지/우리에겐건강하게살권리가있다/교육의기회는만인의것/나는몇살입니까/진짜'나'를찾기위한여정
3장.출생신고와가족을구성할권리
엄마한테남편이없다고네게아빠가없어야하는건아니지/법으로정해지는부모와자식관계/출생신고는시민의개별적인기록이다/한아이를키우려면온마을이필요하다
4장.진실된출생기록과부모를알권리
왜굳이부모를알아야하지?/나는사랑받으면서버려진아이일거예요/부모를알권리와연결되는아동의권리들/아동의부모를알권리는부모의사생활보호와충돌하지않는다/부모가안하는데,굳이출생신고를해야하나요?/출생등록에대한권리의주체는아동
5장.베이비박스,거짓된출생기록
한국에서출생신고는대수로운일이아니다/어른의,어른에의한,어른을위한공간,베이비박스/출생등록은상호신뢰에기반한사회가연대하는의식이다
6장.출생등록은시민을위한국가의첫번째책무
아동에대한국가의책임/아동보호는국가에,출생신고는개인에게?/국가의출생등록,그험난한길/국가공동체구성원으로인정되는출발점‘출생등록’
이야기를마치며

출판사 서평

우리주위에‘출생신고’가되지않아평생유령처럼살아가는존재가있다면?
세상에태어났지만,존재하지않는사람.바로출생신고가되지않은아동‘들’이다.‘들’에방점을찍은이유는이런처지에놓인사람이한둘이아닌탓이다.이땅에태어나서살아가고있지만그사실을증명할그어떠한서류도갖고있지않기에자신의존재를말하지못하는사람이우리곁에도있다.어쩌면우리자신역시“설마,출생신고를안한사람이있다고?”“출생신고는저절로되는거아니야?”혹은“출생신고안했다고뭐큰일벌어지겠어?”라고생각하는사람중하나일지모른다.여기,타인의삶을살았던P씨의이야기를들어보자.가족은P씨의출생신고를따로하지않고,형의삶을살았다.죽은형대신‘형이되어’살아왔다.그의정체성이란곧형의정체성이었다.결혼을하고자녀를낳았지만P씨는곧‘형’이었기에엄밀히말해P씨의아내는P의형과혼인한것으로기재되어있었고,P씨의딸역시형의딸로기록되었다.P씨는“그냥형으로살아가라”는주변의압력에굴하지않고,진짜‘나’를찾아가는고된여정을선택했다.그가‘진정한P인자신’을찾는데엔자그마치66년이걸렸다.그긴시간동안그를도운국가기관은없었다.

갓태어난시민의출생등록은국가의책무다
출생등록에대한아동권리의궁극적의무이행자는“국가”이다.한국은아동권리협약등7개의주요국제인권조약을비준한당사국으로,국제사회에한국에서태어난모든아동의출생등록에대한권리를보장하겠다고거듭약속하였다.하지만각종국제인권조약의최종견해와보편적정례검토권고사항에‘보편적출생등록제도도입’이빠짐없이언급된지난10여년의긴시간,법과제도는여전히변하지않았다.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에서법제사법위원회위원여러명을접촉해보았지만,다들필요성에고개를끄덕였을뿐더는관심을보이지도않았다.관할권영토내에권리를갖고살아가는‘모든사람’에서왜아동은제외되는것일까?출생의등록은존재의증명에필수적이다.아동을보호하는것은아동의온전한시민성을지지하는기반을만드는작업이며,이때요구되는것이바로출생등록이라는기본중의기본이다.태어난순간울음으로자신의존재를알리는생(生)의목소리를제대로듣고,국가가존재하는이유를다하기위해노력하라.더는생일없는아이를만들지말라.누구나축하받는그기쁨이일상에서지켜졌을때,비로소우리사회도한걸음나아갈수있을것이다.

이책을기획하고쓴사람들
이책은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가기획하고,네트워크에참여하는연대단체구성원들이역할을나누어집필하였다.그간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는보편적출생등록제도도입을위한연구,법률지원,입법운동,인식개선활동등을펼쳐왔다.출생통보제뿐만아니라국적과관계없이국내외모든아동이현재의가족관계등록제도안에서등록될수있도록하는가족관계등록법전부개정안을마련하고,가족관계등록법으로아우르기어렵다면외국인아동의출생등록제정안을제안하기도하였다.특별히정부단위에서출생통보제도입이본격적으로논의되기시작한2021년에는전국아동양육시설의출생미등록아동실태조사에이어출생등록법률지원,실태를보고하는기획기사,출생통보제도입촉구,보호출산제(익명출산제)대응활동등에집중하였고,지난활동을기반으로책장을채웠다.2장은이진혜(이주민센터친구),3장은마한얼(사단법인두루),4장은이제호(전이주민센터친구),6장은강정은(사단법인두루)이담당하였고,1장과5장,그리고나머지장을김희진(전국제아동인권센터)이함께작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