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에 사는 고래

뭍에 사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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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숨구멍이 막힌 채 태어난 기형 고래,
남들은 잘만 살아가는 매일이 나는 왜 이다지도 힘든가
해수 성장 에세이. 누구나 어느 순간 성장통을 겪는다. 짐승도 성체가 되면 자연스럽게 무리로부터 독립한다. 그것이 나에게 이런 형태로 닥쳤을 뿐.
열 살, 처음으로 엄마에게 맞았다. 열세 살, 자살 시도를 했다. 스무 살, 증오를 내 힘으로 삼고 분노를 원동력으로 나아가기로, 부모도 모르는 개새끼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가끔 쏟아지는 타인의 따뜻한 애정에 흐물흐물 녹아버리곤 하는 나는 복수의 화신이 되기엔 자격 미달이인 게 아닐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매일, 언젠가 멀어질 게 두려워 혼자 먼저 접었던 관계들. 나는 이제 이 악순환의 굴레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기로 마음먹는다. 다정함에 진다고도, 증오는 나의 힘이라고도 더는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

“우리 이걸로 목을 조르자.”
“좋아.”
“먼저 죽어도 도망치지 말고 따라 죽는 거다?”
“그래!”
그러면 내가 먼저 죽을게, 하고 벨트를 엇갈리게 교차해 나의 목을 졸랐다. 훅, 훅. 숨이 죽죽 막혀왔다. 벨트의 쇠 부분이 짓누른 울대가 아팠다.
“정말로, 나 먼저 가면 따라와야 해.”
“응, 정말로.”
저자

해수

부유하는먼지를볼때면‘저는애초부터불량품이었던것같아요’하며선생님앞에서펑펑울었고,바람에일렁이는나무내음을맡다가도사랑하는사람들과고양이들곁을생각하면살고싶어지던나날들을여태까지잘부여잡고있습니다.시간이갈수록좋아하는것에대한열정은식어가고싫어하는것만잔뜩생기는데다심지어미움의이유는구체적이기까지합니다.그래도조금더생을붙들고싶어글을씁니다.녹슨해방구인글을사랑하게되어서인지어찌저찌잘살아있습니다.

목차

뭍에사는고래·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