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반점

새들반점

$12.00
Description
몇 번의 윤생輪生에도 낯선 그의 등짝에 피어난 고독
그에게 공간은 inception이자, 아포칼립스의 반복이다. 본래면목을 가지기 위해 영혼의 주파수를 맞추다 스스로 태우지 못해 무너뜨린 후 지평이 삐걱거리며 일어서는 장엄한 광경을 맞이하는 것이 창조의 씨앗임을 그는 알고 있다. 고독이, 절망이, 통곡이 곧 탄생이자, 서원을 일으키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그 과정의 중심에 본원적 그리움인 ‘어머니’가 있다. ··· 애써 들춰내고 싶지 않은, 영영 모른 척 지나가면 좋을 것들까지 꾸역꾸역 끄집어내는 건 고통스럽다. 몸에 박힌 작은 가시를 뽑지 않으면 곪듯이 마음에 꾹꾹 눌러 담은 것도 드러내지 않으면 치유되지 않는다. 보고 싶지 않은 삶의 밑바닥까지 건져내 괜찮다고, 그러니 너도 살라고, 서로가 서로를 다독여주는 작업이 문학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시집 『새들반점』을 통해 하게 된다. ··· 나약한 인간의 진솔한 고백처럼 가슴 울리는 것은 없다. 웅얼거리듯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그의 시를 자세히 곱씹어 보면 지리멸렬한 삶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여기 꿈틀거리는 생명이 있다고 옹골차게 이야기하는 것 같다. ··· 나는 그가 시인이 될 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는 시인이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의 그리움은 모든 글에 닿아 있다. 평론이든, 시든, 그리고 언젠가는 소설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 몇 번의 윤생輪生에도 낯선 그의 등짝에 피어난 고독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감싸 안을 때까지 말이다.
-고영란(상지건축 대외협력본부장, 인문무크지 〈아크〉 편집장)
저자

정훈

1971년마산석전동에서태어나창원성주동,의령유곡면(송산리)과궁유면(압곡리)을거쳐지금은부산영주동에살고있다.'절영파'동인으로,바람처럼풀처럼연락이닿을때쯤우리는시와삶을입에올리곤한다.

목차

1부
사랑의미메시스영주동
중구청메리놀병원버스정류장
기별奇別하는말의들목에서뒤돌아본다
비오는날의행간

일식
가는날
연산동
새들반점
필리오케3엔제리너스보수점
행복
11월
나는살아계시는가
비가남포동선창가에찾아와선
사랑의미메시스너의뒷모습
계림영역
부산명태찌짐집
꽃보다
동광동멸치쌈밥집
너는모른다
보수동달팽이

2부
덕천
갈대
숙등역
낙지를먹으며
나사와자유
바닥
느낌
배추꽃
어머니발톱
4월
당신문고리
신반행
사흘론
눈꽃
저만치서걸어오는저녁
한계령영구임대아파트
쥐며느리
스케치,이미지의넋

3부
아직오지않은그대에게
다시
고故
물곡
무덤속에피는꽃
밤의착상
빈집
어떤늙은이가생각나는날에쓰는시
나는살아있는가
그너머로넘어가는것
흔들리는자모들의빈방
비와빗물,습작을위한아포칼립스
안개
회전
inception
사무실을나서며
전경오후5시45분의거스름
화목
집고현철교수
이세상에없는오후
사랑의미메시스
글은모든그리움들의무덤

발문:고영란(상지건축대외협력본부장,인문무크지《아크》편집장)
김상훈(부산일보독자여론부장)
시인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