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 사지 않아도 얻고, 버리지 않아도 비우는 제로웨이스트 비건의 삶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 사지 않아도 얻고, 버리지 않아도 비우는 제로웨이스트 비건의 삶

$15.80
Description
친애하는 지구를 위해 쓰레기를 줄이는 중입니다. 고기도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들어보면 별일 아닐지도 모르겠다. 막상 해보면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돈이 많아야 한다거나 힘이 세야만 한다는 등의 자격도 필요치 않다. 오래 때를 기다리거나 애써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나이가 많거나 적어도 각자 나름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대체 왜 ‘아무나 할 수 없는’이란 묘한 단서가 붙은 거지?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안 하면 편한데 하면 퍽 불편하고 귀찮은 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때로 불편함이나 귀찮음을 뛰어넘어 놀라운 잠재력을 발휘한다. 만약 ‘이 단어’가 마음속에 있다면 말이다.
그렇다, 이 책은 내가 지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작고 귀찮은 일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13년 차 사회인이자 살림 초보로 2020년대의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는 저자가 ‘제비(제로웨이스터이자 비건)’라는 정체성을 지키며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유쾌한 생활 에세이다. 초보 제로웨이스터에서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강의하는 경지에 오르기까지, 지구인으로서 떳떳하게 이 땅에 살기 위해 흔들리며 조금씩 나아가는 성장기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5년간의 제로웨이스트 실천과 1년간의 비건 지향 생활을 이 책에 유쾌하고 재미나게 풀어 놓으며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 싶지만 용기 내 실천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권한다.

저자

이은재

어쩌다알게된제로웨이스트가너무좋아서오년간한우물만파며분투하더니,어쩌다비건지향마저선언해서‘제+비’로진화했다.덕분에삶의제약은두배로늘었고골치는제곱으로아파졌지만,한차원높아진도전에서풍류를찾는자칭환경힙스터.서울교대를졸업하였으며초등임용고시를어쩌다수석으로합격하고서울모처에서교사로재직중이다.그동안만났거나앞으로만날모든어린이들의안온한노후를지켜주고싶어서오늘도소중한지구를궁상맞게아껴쓴다.

목차

프롤로그/누구나할수있지만아무나할수없는일

1장.합니다,제로웨이스트
사지않아도얻고,버리지않고도비우는법
님아,그소프넛을마시지마오
비누로단순하게씻는즐거움
비닐봉지를거절하자예뻐진사연
어느제로웨이스트숍이야기
그럼에도불구하고고갈되고싶지않아서
친애하는나의반려프라이팬
‘용기를냈더니’열린세계

2장.합니다,비건
“고기안먹으면뭐먹고살아?”라는질문에적절하게대답하는방법
고태기끝에서만난,들깨감자미역국
생각이너무많아질때만드는,무국적카레
제비가알려준제철의맛,오이미역냉국
가장힙한페스토,가장쿨한후무스
자연재배단호박의난(亂)

3장.합니다,지구를적게쓰는생활
판타스틱플라스틱원더랜드
필(必)환경시대의테이블매너
네가있어야할곳에너를데려다주는일
물을부디‘물쓰듯’씁시다
마음은사고팔수없어요
나는최선을다하고있다는거짓말
그레타이모의사랑법
새우젓하나로울산바위를치고있습니다만

에필로그/진실한문장

출판사 서평

필(必)환경시대를사는지구인이추구해야하는궁극의삶,
‘제로웨이스터와비건을동시에’다룬유일한책!
환경덕후들의필독서전격출간!

친애하는지구를위해쓰레기를줄이는중입니다.고기도요.

“누구나할수있지만아무나할수없는일들이있다.들어보면별일아닐지도모르겠다.막상해보면어렵지도않을것이다.돈이많아야한다거나힘이세야만한다는등의자격도필요치않다.오래때를기다리거나애써멀리이동하지않아도되고,나이가많거나적어도각자나름할수있겠다.
그런데대체왜‘아무나할수없는’이란묘한단서가붙은거지?이유는의외로간단하다.안하면편한데하면퍽불편하고귀찮은일들이기때문이다.하지만인간은때로불편함이나귀찮음을뛰어넘어놀라운잠재력을발휘한다.만약‘이단어’가마음속에있다면말이다.
그렇다,이책은내가지구를‘사랑’하기때문에하는작고귀찮은일들에관한이야기다.“

웃기다가뜨끔하고짠하다가도뭉클한,
‘제비’의도시생존기!

“자기야,냉장고에들어있는거사과주스아니었어?맛이이상해....”
“그거마셨어?”
...미치겠다.내가낮에냉장고에넣어두고온것은사과주스가아니었다.‘소프넛’이라는열매를끓인물이었다.나름잘안보이는구석에숨겨놓고왔다고생각했는데밤에목이말랐던이남자는그걸찾아내마신것이다.

가족이세제를마셔버렸다.제로웨이스터로궁상맞게사는나때문에….

준비한면주머니에가지다섯개를담고,빨간파프리카하나는손에달랑가볍게들고계산대로갔다.이런내가특이한손님인걸잘알기에시선을애매하게바닥으로던지며채소를계산대에올려놓는데,작은목소리가들렸다.
“예뻐요.”
잘못들은줄알았는데고개를드니계산원아주머니가날보며웃고계신다.‘착해요’도아니고,‘멋져요’도아니고‘예뻐요’라니.예뻐지고싶은욕망에한때이런저런성형수술을검색하거나쫄쫄굶으며다이어트를했던기억도있다.그런데단지비닐봉지를거절했을뿐인데어찌예뻐질수가있단말인가!이렇게효율적인방법이있다니놀랍다.

그렇게듣고싶었지만쉽게들을수없었던‘예쁘다’는그말을종종듣게되었다.제로웨이스터로사는덕분에!

‘제로웨이스트’는폐기물배출량을줄여서0(제로)에가까워질수있도록하는생활방식을말한다.지구환경에대한관심이높아지면서제로웨이스트에대한관심은나날이높아지고있지만,각종포장재와일회용품,끝없이쏟아지는신상품에둘러싸여풍요로운삶을사는현대인들이도전하기란쉽지않은일이다.
그런데여기,개념조차생소하던시절부터제로웨이스트를실천해온한사람이있다.그는쓰레기를배출하지않기위해택배와배달을끊고,눈앞에보이는일회용품은꼭필요한사람에게가도록돌려주고,필요한것이생기면사지않고얻는방법에골몰하며,새로운물건을들일때는자연으로돌아갈수있는재료를신중하게고른다.여기까지는모든제로웨이스터들이지향하는생활과같다.그런데이사람좀특이하다.자신을‘제로웨이스터’에서진화한‘제비’라고소개한다.

환경을오염시키고싶지않아서시작한제로웨이스트인데,쓰레기없이산고기에는가축들의불행이녹아있고,조금이나마가축을편하게해줬다는고기에는플라스틱이졸졸따라오는상황속에서나는번민하다지쳐피곤해져버렸다.아마그때부터였을것이다.그맛있는고기가귀찮게느껴지기시작한것은.

비건은채식의여러단계중프루테리언다음으로가장엄격한단계다.고기뿐아니라해산물,우유,치즈,버터,달걀,심지어꿀과가죽까지모든동물성식품과제품을거절한다.
제로웨이스트하나만도만만치않을것같은데,여기에비건까지?여기까지듣고‘나는못하겠다.’며외면하고싶은독자들이대부분일것이다.그러나결코그래서는안되는이유가있다.우리는‘지구’라는한정된자원을공동으로사용하는공동체이기때문이다.
사람들이몇번쓰고버린플라스틱으로가득찬바다를보며,배속이쓰레기로가득차죽은야생동물들을보며,무너져내리는빙하를보며,제삶을살지못한채좁은케이지에갇혀사육당하는불행한동물들의일생을보며이시대의도시인들은죄책감을느낀다.그리고이귀한터전을잘사용하고다음세대에게물려줘야하는책임과의무에소홀하고있다는생각에고개가숙여진다.‘할수있을까?’의심하고겁을먹으면서도나도모르게슬금슬금저자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게되는이유다.

‘마음만먹으면’누구나실행할수있는
도시생활자의힙하고쿨한지구사랑법!
제로웨이스트와비건.일상에서어떻게실천할수있을까?흔히떠올리는것은에코백,장바구니,텀블러사용,고기를줄이고야채와과일을더먹는정도일지모르겠다.그러나‘전격적으로’제비의삶을선포한다면스케일이커진다.‘일회용품좀덜쓰면되는거아냐?’라고간단히생각한다면모험으로가득한독특한저자의일상에입을떡벌리게될수도있겠다.
이책에서저자는나무에열리는비누열매소프넛(soapnut)으로머리를감고,설화속바리데기공주뺨치는친환경빨래솜씨로면생리대를희게빨아쓰고,솥뚜껑처럼무거운무쇠후라이팬을밀당끝에길들이고,국끓이던냄비로엽기떡볶이를테이크아웃하고,남이무심코길에버린투명페트병을보면유기견보듯안쓰러워하다기어코주워다전용수거함에데려다주고,천주머니내밀며재래시장에서마늘사다가시장할머니들의아이돌이되는등특유의엉뚱함으로2020년대를사는한국인으로서불가능에가까운‘제로웨이스터’의삶을헤쳐나간다.
그렇게제로웨이스트생활이익숙해지던어느날,지구를위해뭔가더할수있는게없나찾던저자는겁도없이‘비건지향’마저선언했다.그러면서취미에계절마다제철채소도장깨기,국산농산물과외국의조리법을대담하게결합한레시피로푸드마일리지(foodmiles)낮추기를더한다.
늘어놓으면어마어마해보이지만,하나씩해보면못할만큼어려운일도아니다.그래서‘뭐든할수있는것을택해조금씩만실천해보라.’고권한다.아무리작은일이라도하지않는것보다는나으므로,몸에밴편안함을내려놓고‘저마다의지구사랑법으로행동하고서로를보완하면서같은방향으로나아가자.’고말한다.그러다보면지금의위기를치유할기적같은멜로디가만들어질지모른다.

조금불편해도,지금보다나은사람이되고싶어서.
시작했습니다,제로웨이스트비건

“야,이렇게계속인간수명이늘어나면우리300살까지사는거아니야?”
“그런데지구온난화때문에그전에죽게될걸?”
“어!맞다.그러겠네.”

이런대화가아이들사이에서아무렇지않게오가는이상한세상속에서절망보다는희망을가르치는선생님이되고싶어서‘우리반플라스틱방앗간챌린지’를통해30명의아이들과한달간1,000개의병뚜껑을모아재활용했다.그다음학기엔종이팩,멸균팩3kg을함께모아주민센터에서두루마리휴지와교환했다.

“당신들은자녀를가장사랑한다고말하지만,기후변화에적극적으로대처하지않는모습으로자녀들의미래를훔치고있다.”
스웨덴에서태어난2003년생소녀그레타툰베리의일갈이다.그녀가지적한모순은지구반바퀴를돌아대한민국에비추어봐도유효하다.우리나라부모님들의자녀사랑은세계어느나라에견주어봐도빠지지않는다.그런부모님들이어쩌다가자신도모르는사이에사랑하는자녀의미래를훔치고있는걸까?어린이들은어쩌다자신을사랑한다고말하는어른들로부터미래를도둑맞고,꿈에유효기간까지생기게된것일까.

저자는지금의환경위기를해결하는건아이들이아닌어른들의몫이라고강력하게말한다.그래서성인을대상으로글을쓰고강연을한다.지금까지동료선생님들과생활밀착형제로웨이스트실천법,채식실천법을나누었고,온라인매체에도꾸준히글을쓰고있다.
이책도그런노력중하나로탄생했다.사회적으로‘제로웨이스트’에대한관심이늘어나면서이미이주제를다룬책이여러권출간되었지만대부분설명서이거나초보자의서툴렀던경험을나누는입문서들이었다.그런종류의책은저자가초보자라도열심히자료를찾으면제법그럴듯하게쓸수있기에독자들에게큰감흥을주지못한다.그러나5년이상이분야에서구르며소위‘덕질’을해온저자는다르다.
온몸으로굴러본자만이말할수있는,환경덕후의‘짠내나는생생한실천기’인이책에는패기넘치던초보시절의좌충우돌부터중수가되어스스로흔들리는마음을다잡고,고수를바라보며자기만의철학을정리하기까지를생생하게담고있어,생각은있지만망설이고있는이들이친지구적인삶을시도하도록이끈다.
이책의또다른중요한의미는국내에서는유일하게제로웨이스터와비건을동시에다룬다는데에있다.제로웨이스터의삶을권하고실천하는법을알려주는책,비건으로서삶의자세를권하거나경험을담은책은시중에많이있다.그러나두가지를동시에본격적으로실천하는저자가쓴책은없다.윤리적이고지속가능한미래를위해개인이일상을바꾸는대표적인방법인제로웨이스트와비건을동시에다루는이책을통해독자들은필(必)환경시대를사는지구인이취해야할궁극적인삶의태도에대해좀더폭넓게고민해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