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친5년,그시간을복기해야하는이유
문재인대통령퇴임이후,관련서들이쏟아져나왔다.여전히정권교체를인정할수없는지지자들의열패감을위로하는,문정부의치적을상찬하고성과를앞세운청와대발백서가대다수였다.그러나윤석열정부의6개월을보낸지금,문재인에대한그리움보다는원망과반성의정서가커지는시점에서,문정5년의시간을제대로복기해야할필요는더욱간절해졌다.
“그리워하든,실망하고돌아섰든,애초못마땅했든‘문재인’은우리의일부이다.희극또는비극으로넘길수없는역사이고그이로인한현실이우리에게남아있다.윤석열도앞으로그러리라.
《문재인의약속》이기대감을줄지,냉소를부를지각자의입장에따라다르겠지만,문정오년을평가하는이유는우리의미래를쥐고있는중요한고삐중하나이기때문이다.미래를위한논쟁이다시시작되어야할것이다.“―홍대길·저자
이러한이유로‘잘한게아홉이어도하나의잘못을물고늘어져야하는게숙명’이라고말하는기자들이모여그시간을되짚었다.잘잘못의검증과평가는엄중하고냉정하지만,그과정에서어쩔수없이마주하게되는한국사회의뿌리깊은폐해와모순은앞으로우리가반드시개혁해야할지점을적시하게한다.또한특정정당을지지하기에앞서올바른시민의식을갖추는것이우선임을,지지정당의행보를주시하고평가하는기준을정립하는것이얼마나중요한지를깨닫게만든다.불편한진실임에도제대로마주하고통렬하게반성해야하는이유도그때문이다.
책을마무리할무렵이태원에서있을수없는‘참극’이벌어졌다.할수있는일을하지못한정부는전국민트라우마가될참사를‘사고’라고우겼다.국가애도기간서울도심에서열린추모촛불집회에나온일부시민은“이게나라냐?”라는손팻말을다시들었다.6년만이었다.판박이라고할세월호참사8년여만이다.잊지않겠다고다짐한대한민국은무엇을기억하고있나?역사의현장에알리바이란없다.기억하기위해,우리는문정부5년을기록으로남긴다.―프롤로그중에서
성공의기록이든,실패의기록이든,‘기록’은어떤경우에든소중하다.이책의출간의도이자앞으로만들어갈새로운민주정부를설계하기위해서도반드시필요한작업이다.
왜촛불정부는정권재창출에실패했는가?
팩트체크미디어〈뉴스톱〉은문재인정부5년의공약이행률을55%로평가했다.이수치를잘했다고봐야할까,못했다고봐야할까.결과적으로정권재창출에실패했으니‘잘했다’라곤할수없다.그렇다면이제구체적으로무엇을얼마나잘못한것인지를들여다봐야할때다.이책은문정부의공약이행을검찰개혁,언론개혁,한반도·외교정책,부동산정책,과학기술거버넌스와탈원전정책,인사정책,교육개혁,고용노동정책,보건복지정책,지방균형발전정책10개의분야로나누어점검했다.각분야에서문정부가천명한과제들은얼마나성과를냈고어떤변화를가져왔는지,혹은퇴보했는지를점검하면서근본적인문제를짚었다.
19대대선직후여론조사에서개혁과제1순위로꼽혔던‘검찰개혁’은공수처설치와검경수사권조정으로요약되는데,평가는크게엇갈린다.우여곡절끝에시작은했으나검찰개혁의주도권을검찰이행사하도록함으로써절반의성공에그쳤다.그나마도윤석열정부의검찰통치가시작되면서개혁의시계는멈추고말았다.언론부분에서는정부의지의실패이자근본적으로는한국언론자체의실패,나아가한국사회의실패라는거시적범위에서문제의원인을살펴본다.촛불정부출범당시,검찰개혁과함께언론개혁정책을펼치기에더없는호조건이었음에도낮은성적표를받은이유는무엇일까.특히문정부시기에한국언론의지형을바꿔버린종편의급성장과정,언론불신의배경등은지금도진행중인사안이다.
한반도정책에서는5년간의긴박했던한반도상황을전방위적으로개괄한다.남북미협상에서중재자역할은어디까지였으며우리가오독한부분은무엇이었는지,조력자를만들지못한주변국외교에이르기까지,그간기사에서는접할수없었던내막을읽다보면앞으로의한반도정책의향방을걱정하지않을수없다.이구동성문정부의대표적인실정失政으로꼽는부동산정책에서는아파트값폭등과의5년전쟁을살펴본다.통계수치와실제부동산시장상황을연도별로상세히정리함으로써,주택가격안정에실패한문정부의부동산정책이어떤변화를거쳤는지를한눈에파악할수있다.
과학기술거버넌스와탈원전정책에서는역대정부와의연장선에서과학기술정책과탈원전정책이어떤변화를거치며현재에이르렀는지를면밀히들여다본다.윤석열정부가공언한탈원전정책의폐기가앞으로에너지정책에어떤파장을부를지,세계의동향까지감안해예단해볼근거로충분하다.문정부의성과중대체로좋은점수를받은영역은고용노동과보건복지정책부분이다.고용노동부분에서는최저임금인상,주52시간상한제,중대재해처벌법제정,ILO핵심협약비준등이이루어졌고각종지표도향상되었다.모두노동계숙원사업이고소득주도성장정책의핵심과제였던것들이다.보건복지쪽에서는문재인케어를통해국민의료부담감소에기여한것,치매국가책임제의성과,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구축등을꼽을수있다.국내외평가가엇갈리는코로나K방역부분에서의명암을살피는것도빠트리지않았다.
문재인대통령의면면이가장잘드러났던인사정책에서는결단의순간을수시로외면한회피형리더로,임기내내팬덤정치에갇혀있던문재인을살펴본다.정은경질병관리청장,피우진국가보훈처장을제외하면성공한사례를찾기힘들정도로인사정책은실패했다고정의한다.윤석열,조국,김수현의기용과탕평인사의실패,김현미와홍남기를고집한배경도흥미롭다.지방균형발전정책은5대국정목표중네번째인‘고르게발전하는지역’에초점을맞춰살펴본부분이다.문재인정부들어수도권중심의경제성장과비수도권중소도시의지방소멸위기론이심각하게대두되었다.국가균형발전을위한문정부의정책적노력은임기후반기로갈수록강화되었고,153개공공기관이혁신도시로이전을완료했으며,초광역메가시티육성을핵심정책으로선언했지만,이러한노력에도불구하고객관적인통계수치에서는실제성과가잘안보인다.
앞서2020년봄21대총선에서민주당은180석(비례위성정당의석포함)을차지하는절대적압승을거뒀다.그러나이개혁의적기에‘제왕적대통령’과‘절대반지’를낀여당은어찌된일인지촛불혁명을완수하기위한사회개혁을거의하지않았다.검찰개혁에동력을소진해개헌·선거제도개혁,노동개혁입법,재벌개혁,부동산개혁,구조적차별철폐도못했다.단적으로차별금지법하나못만들었다.차별금지법제정은대통령후보시절문재인의약속이었다.야당이국회선진화법으로도막을수없었지만문정부와180석민주당은끝내법제정을외면했다.―프롤로그중에서
문정5년에어떤점수를주느냐는어쩌면의미가없을지도모른다.그보다는문제의발단과과정,그결과를철저히들여다봄으로써,앞으로같은잘못을반복하지않도록깨어있는것이중요하다.이책은그를위한기초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