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만의 책장 (여성의 삶을 바꾼 책 50 | 반양장)

여자만의 책장 (여성의 삶을 바꾼 책 50 | 반양장)

$29.00
Description
여자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그 방에는 여자만의 책장도 필요하다
여성의 역사, 여성의 삶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기록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른 역사책처럼 ‘사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여성의 삶이 바뀐 순간들을 빠짐없이 다룰 수 있을까? 『여자만의 책장』을 쓴 데버라 펠더는 그럴 수 없다고, 더 정확히 말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시대에서든, 여성의 역사는 문학과 논픽션을 아울러 글이라는 맥락을 거쳐야만 파악할 수 있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본격적인 여성운동과 정치적·사회적 변화가 일어나기 한참 전부터, 여성들은 글로써 여성의 삶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왔고, 당대와 과거 여성들의 삶을 책에 담아 여성의 삶이 바뀌어온 궤적을 기록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외쳤다. 여성의 삶을 이야기로, 기록으로, 연대로, 역사로 만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여자만의 책장』은 그래서 50권의 책으로 쓴 여성의 역사이자 여성이 글쓰기로 무엇을 이루어왔는지에 대한 평전이다. 여성(의 역사)을 하나의 책이라고 한다면, 그 책 안에 무수히 많은 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힘을 북돋고, (여성이라는) 책 안의 책장을 한 권 한 권 채워가는 과정을 몇백 년 동안 반복해서, 마침내 책장을 꽉 채우는 데까지 나아간 결과물이 바로 『여자만의 책장』이다.
‘우리만의 책장’(A Bookshelf of Our Own)이라는 원제는 의미심장하다. 지금으로부터 95년 전, 버지니아 울프는 여자 혼자서는 도서관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세상에서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76년 뒤, 데버라 펠더는 이제 우리, 즉 여자만의 책장이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어느새 여성이 글쓰기로 여성의 세계를 책으로 구현하기 시작했고, 도서관과 집집마다의 책장에는 여성 작가들의 책이 하나씩 쌓여 여성의 삶을 여성 스스로 바꾸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첫 번째 물결’ 이전에도 전 세계에서 여성이 쓴 이야기(『겐지 이야기』)와 주장(『여성들의 도시』, 『여권의 옹호』)이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고 후대의 여성 작가들에게 자신의 삶을 바꿀 의지를 불어넣었으며, 아직 여성의 이름이 책 표제지에 작가 이름으로 인쇄되는 것을 꺼리던 시기부터 여성 작가들의 베스트셀러가 더 나은 여성의 삶을 상상하도록 만들었다(『제인 에어』, 『미들마치』). 소설이라는 형식을 넘어 에세이(『자기만의 방』), 일기(『안네의 일기』), 인문학(『제2의 성』), 역사학(『투쟁의 세기』), 사회학(『여성성의 신화』, 『백래시』), 문집(『그래 난 못된 여자다』) 등을 통해 여성들의 삶을 직접적이고도 입체적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기존 형식이 자기 삶을 담아낼 그릇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여긴 여성들은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거나 기존 형식을 자신의 이야기에 맞춰 바꾸기도 했다(『여전사』, 『영혼의 집』). 또한 잊혔던 여성의 작품을 발굴하고(『각성』,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잊힐 뻔한 여성 작가를 다시금 집필하도록 이끌면서 과거의 여성 작가가 간과했던 또 다른 여성을 조명하기도 했다(『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또한, 과거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현대 작품이 어떻게 현재의 새로운 문제들을 다루는지도 보여준다(『브리짓 존스의 일기』).
그렇게 1002년의 이야기부터 2002년의 이야기까지 다루는 『여자만의 책장』의 한국어판은, 여기서 소개하는 50권(에 추가해서 ‘더 읽어볼 만한 작품’ 50권)의 책 중에 한국어로 소개된 41권(과 28권, 총 69권)의 책 표지와 서지 사항을 정리해 수록했다. 여러 판본이 나온 고전들은 읽기 쉽고 설명이 충실해 책을 처음 읽는 독자가 작품을 더 잘 접할 수 있을 법한 판본을 선정해 소개했다. 특히 최근 5년간 출간된 책 16권이 포함돼 있어, 작품을 처음 읽어보려는 사람은 물론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보려는 독자에게도 새롭고 더 읽기 쉬우며 더 정확한 번역을 골라 ‘여성을 위한 새로운 세계문학 큐레이션’을 선보인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자만의 책장』 안의 책을 더 많은 여성과 남성이 더 수월하게 가까이하고 자기만의 책장 안에 꽂을 수 있기를 바라며,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다루지 못한 서구 바깥의 책들, 특히 한국과 동아시아 문학의 계보와 담론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의 해제를 실어 책의 시야를 조금 더 넓히고자 했다.
저자

데버라펠더

저자:데버라펠더

소설가와잡지편집자로활동하면서어린이문학및여성학에많은관심을기울여왔다.10여권의책을펴낸작가로서『여성의세기』ACenturyofWomen,『가장영향력있는100명의여성들』The100MostInfluentialWomenofAllTime등의여성사관련서를썼으며,다이애나로슨DianaRosen과『세상을바꾼50명의유대인여성들』FiftyJewishWomenWhoChangedtheWorld을함께썼다.현재남편과함께케이프코드CapeCod에서살고있다.



역자:박희원

연세대학교생활디자인학과와언론홍보영상학부에서공부하고제품개발MD로근무했다.이야기를만지며살고싶어번역의세계에뛰어들었다.글밥아카데미출판번역과정을수료한뒤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바이닐』,『에이스』,『무법의바다』가있다.

목차


2005머리말
1002~3겐지이야기,무라사키시키부
1405여성들의도시,크리스틴드피상
1678클레브공작부인,라파예트부인
1792여권의옹호,메리울스턴크래프트
1816에마,제인오스틴
1847제인에어,샬럿브론테
1850주홍글자,너새니얼호손
1857보바리부인,귀스타브플로베르
1868,9작은아씨들,루이자메이올컷
1871~2미들마치,조지엘리엇
1877안나카레니나,레프톨스토이
1879인형의집,헨리크입센
1891테스,토머스하디
1892누런벽지,샬럿퍼킨스길먼
1899각성,케이트쇼팽
1905기쁨의집,이디스워턴
1918나의안토니아,윌라캐더
1920셰리,시도니가브리엘콜레트
1929자기만의방,버지니아울프
1936바람과함께사라지다,마거릿미첼
1935대학제의밤,도러시L.세이어스
1937그들의눈은신을보고있었다,조라닐허스턴
1947안네의일기,안네프랑크
1949제2의성,시몬드보부아르
1959투쟁의세기,엘리너플렉스너
1959인간의작은근심,그레이스페일리
1962금색공책,도리스레싱
1963여성성의신화,베티프리단
1963벨자,실비아플라스
1966광막한사르가소바다,진리스
1970성정치학,케이트밀릿
1970자매애는강하다,로빈모건
1970여성,거세당하다,저메인그리어
1972하얀미국의검은여성,거다러너
1973숭배에서강간까지,몰리해스컬
1973비행공포,에리카종
1975우리의의지에반하여,수전브라운밀러
1975미스터굿바를찾아서,주디스로스너
1976여전사,맥신홍킹스턴
1976더이상어머니는없다,에이드리언리치
1977여자의방,메릴린프렌치
1978침묵,틸리올슨
1981여성,인종,계급,앤절라데이비스
1982영혼의집,이사벨아옌데
1987빌러비드,토니모리슨
1989숄,신시아오직
1991백래시,수전팔루디
1991무엇이아름다움을강요하는가,나오미울프
1996브리짓존스의일기,헬렌필딩
2002그래,난못된여자다,캐시하나워
2023해제,이라영
더읽어볼만한작품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우리만의책장’(ABookshelfofOurOwn)이라는원제는의미심장하다.지금으로부터95년전,버지니아울프는여자혼자서는도서관에도들어가지못하는세상에서여성이글을쓰려면자기만의방(ARoomofOne’sOwn)이필요하다고말했다.그리고76년뒤,데버라펠더는이제우리,즉여자만의책장이생겼다고이야기한다.어느새여성이글쓰기로여성의세계를책으로구현하기시작했고,도서관과집집마다의책장에는여성작가들의책이하나씩쌓여여성의삶을여성스스로바꾸어나가기시작했다.이른바‘첫번째물결’이전에도전세계에서여성이쓴이야기(『겐지이야기』)와주장(『여성들의도시』,『여권의옹호』)이커다란영향력을끼치고후대의여성작가들에게자신의삶을바꿀의지를불어넣었으며,아직여성의이름이책표제지에작가이름으로인쇄되는것을꺼리던시기부터여성작가들의베스트셀러가더나은여성의삶을상상하도록만들었다(『제인에어』,『미들마치』).

소설이라는형식을넘어에세이(『자기만의방』),일기(『안네의일기』),인문학(『제2의성』),역사학(『투쟁의세기』),사회학(『여성성의신화』,『백래시』),문집(『그래난못된여자다』)등을통해여성들의삶을직접적이고도입체적으로다루기시작했고,기존형식이자기삶을담아낼그릇으로충분하지않다고여긴여성들은새로운형식을창조하거나기존형식을자신의이야기에맞춰바꾸기도했다(『여전사』,『영혼의집』).또한잊혔던여성의작품을발굴하고(『각성』,『그들의눈은신을보고있었다』,잊힐뻔한여성작가를다시금집필하도록이끌면서과거의여성작가가간과했던또다른여성을조명하기도했다(『광막한사르가소바다』).또한,과거의작품에서영향을받은현대작품이어떻게현재의새로운문제들을다루는지도보여준다(『브리짓존스의일기』).

그렇게1002년의이야기부터2002년의이야기까지다루는『여자만의책장』의한국어판은,여기서소개하는50권(에추가해서‘더읽어볼만한작품’50권)의책중에한국어로소개된41권(과28권,총69권)의책표지와서지사항을정리해수록했다.여러판본이나온고전들은읽기쉽고설명이충실해책을처음읽는독자가작품을더잘접할수있을법한판본을선정해소개했다.특히최근5년간출간된책16권이포함돼있어,작품을처음읽어보려는사람은물론다시한번책을읽어보려는독자에게도새롭고더읽기쉬우며더정확한번역을골라‘여성을위한새로운세계문학큐레이션’을선보인다는점이이책의특징이기도하다.『여자만의책장』안의책을더많은여성과남성이더수월하게가까이하고자기만의책장안에꽂을수있기를바라며,한편으로는이책에서다루지못한서구바깥의책들,특히한국과동아시아문학의계보와담론에관한관심이필요하다는점을역설한예술사회학자이라영의해제를실어책의시야를조금더넓히고자했다.

추천사

어린시절동화나위인전속의영웅들은90퍼센트이상‘백인남성’이었다.모차르트,슈바이처,처칠,아인슈타인등전형적인백인남성위인들은매우훌륭한분들이지만왠지‘우리여성들의롤모델’과는거리가멀었다.세계를지배하고,통제하고,소유하는영웅들만이아니라,아픈이들의말을들어주고,고통받는이들을돌봐주며,슬퍼하는타인을보듬어주는또다른롤모델들은없는것일까.나는그런새로운시대의여성적롤모델의보물창고가바로이책이라고생각한다.여성들이세상을이끌어나가고,두려움없이도전하고,소유와권력만이아니라연대와공감의길을찾아나가는모든과정하나하나가싱그러운영감을준다.어떤고난속에서도꿈을포기하지않는여성들,꿈의아름다움을타인과나눌줄아는여성들,마침내자신의꿈을세상의새로운표준으로만드는여성들의감동적인이야기들이눈부시게펼쳐진다.
-정여울(『문학이필요한시간』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