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큰글자책)

사기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큰글자책)

$19.00
Description
* 이 책은 시력 약자를 위한 큰글자책입니다.
‘가족은 무엇일까?’ 따뜻하고 안락한 공간, 서로를 위해 어떤 희생도 치를 수 있는 끈끈한 관계.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관념은 이런 것이 아닐까? 중국 역사서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가족들은 우리의 이런 관념들과 어긋난 모습을 보여 준다. 가족 간에 치정과 살인 사건이 예사로 벌어지는 고대 중국 가족들의 ‘막장 드라마’를 읽다 보면, ‘사랑과 보호’가 넘치는 오늘날의 가족관계가 다행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튜브 가족특강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인 『사기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과연 고대의 이야기들이 오늘날의 가족관계와 얼마나 다른지 다시 한 번 성찰하도록 한다. 신문 사회면이나 텔레비전의 막장 드라마들이 보여 주는 극단적인 사례들을 들추지 않더라도, 오늘날의 가족 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욕망들 역시, 고대인들의 가족 관계와 정도만 달랐지 그 방향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순수하고 완전한 사랑의 ‘판타지’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막장 드라마’ 같은 관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지은이는 『사기』라는 렌즈를 통해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럴 때 비로소 다른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북튜브 가족특강’ 시리즈는 2019년 〈남산강학원 & 감이당〉에서 열린 가족특강(총 6강)의 내용을 여섯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중 네 권이 1차분으로 출간되었으며(「기생충과 가족」, 「루쉰과 가족」, 「안티오이디푸스와 가족」, 「사기와 가족」), 2차분으로 두 권(「소세키와 가족」, 「카프카와 가족」)이 출간될 예정이다.
저자

문성환

청년쿵푸스들의왁자한공부공동체〈남산강학원〉대표회원.연구실닉네임문리스.20대말년에'운이좋게도'일생의스승과벗들을만나,50대에이른현재까지환희하고엎어지면서도꾸역꾸역배우는삶위에서있는중.저서로『최남선의에크리튀르와근대,언어,민족』,『전습록,앎은삶이다』,『닌하오공자,짜이찌엔논어』등이있으며,공저로『‘소년’과‘청춘’의창』,『루쉰,길없는대지』,번역·낭송집으로『낭송전습록』,『낭송선어록』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부_『사기』에대하여

가족에대한여러시각
『사기』는어떤책인가
궁형,가문과사명사이에서
세상에나올수없었던책,『사기』
『사기』의구성
‘열전’과‘세가’,풍부한이야기의창고

2부_춘추전국시대라는배경

봉건시대의시작
제후국사이의격차
주나라의쇠퇴와전국시대의시작
춘추시대,패자들의등장

3부_춘추시대가족막장치정극:제환공의가족사

처남의나라에서죽은왕:제양공과노환공
형제간의살육전
첫번째패자제환공의등장
제환공의가족사

4부_부모형제도없는살육전:진문공의가족사

두번째패자,진문공:형제의난시즌2
야비한왕,진혜공의등극
진회공의등극
진문공의방랑
진문공,조카며느리를아내로삼다

질의응답

출판사 서평

『사기와가족,고대중국의낯선가족이야기』
지은이인터뷰

1.책을보면,『사기』가쓰여지던시대의가족은오늘날과사뭇달라보입니다.그시대의사람들에게가족은어떤의미였을까요?

단도직입적으로말씀드리면,오늘날과비교해사마천이〈사기〉를쓰던한나라시대에는최소한구성원들의독립성측면에서차이가큰것같습니다.이렇게말하는게좀거칠기는한데,한나라에이르러비로소구축되는국가공동체적의례로서의유학(儒學)이가족에부여한위상이최소한동아시아사회에서는이천년넘게남아있다고생각합니다.지금까지도어느정도는요.그런데또한오늘날은대략100년남짓의시간동안급격하게탈구축된서구적근대의세례와영향력속에가족관계가작동하는것도사실입니다.그러니까오늘날의가족과『사기』가쓰여지던시대의가족사이의차이는어떤것이보편적이다라고할수있는것이아니라특수대특수의양상으로볼수있다는겁니다.다만지금여기,그러니까한국이라는공동체국가에서이양편의가족감각이어떻게현존하느냐의문제인데,지금은상당히압도적으로서구근대가족주의적모델이강력하게작동하고있습니다.그래서『사기』를보는것이꼭어떤정답이나해답인것은아닙니다.다만지금우리가당연하게생각하는가족에대한감각들을내려놓을길을모색할수는있게되죠.
그런데『사기』와같은책에서보이는가족은많은경우그저같은뿌리에서출발했다는정도입니다.부모와형제등이별것아니라는게아니라,오히려별것이어서사실은내욕망의일차적경쟁자들이기도한거죠.스스로자기존재를개척해내는,삶에대한적극성이지금보다아주원초적입니다.지금감각으로보면'가족끼리어떻게그래?'라고말할텐데,사실이게말이안되는게지금도신문사회면을조금만들춰보아도차마상상할수없는숱한가족간사건들을목도하게됩니다.그런데오늘날은이런걸스위트홈혹은가족삼각형이라는중산층부르주아가족모델안에가두려고합니다.이런구조때문에가족내구성원의독립성이현저하게저하되고있는게아닌가싶습니다.가족이기때문에참아야하고,가족이기때문에어쩔수없고,가족이기때문에어찌어찌해야하는이구조가결국가족안으로퇴행하는관계들을품게만드는거죠.그런데『사기』에서보이는가족들은형제끼리도,부모자식간에도살벌하게경쟁합니다.그게좋다거나나쁘다거나하는도덕적판단이전에,우리사회의관계에대해다시생각해보게하는지점을만나볼수있습니다.가족에대해서도마찬가지구요.그리고또한가지,무엇보다『사기』속가족구성원들은일단집밖으로그러니까가족밖으로나섭니다.


2.책에서소개해주신내용들말고도『사기』에는많은‘막장드라마’가있을텐데요.‘가족’이라는주제와관련해서더소개하고싶은이야기가있을까요.

강의를구상할때,처음의목표(!)는『사기』속의수많은근친상간적가족막장드라마를소개해보겠다는것이었습니다.그만큼많습니다.아니조금과장하면『사기』에서는거의전편을통해막장드라마가펼쳐집니다.예를들면아들의신붓감으로선택된그러니까며느리후보였던여인을아내로취하는경우만해도몇차례등장합니다.노나라혜공이본래본부인에게자식이없었는데신분이낮았던첩에게서아들식(息)을얻습니다.그런데이아들식의아내를송나라에서맞이하는데막상실제로보니예뻐서혜공이빼앗아아내로삼습니다.그리고아들윤(允)을낳아요.이아들이태자가됩니다.그러니까이게벌써꼬여버렸습니다.식과윤은같은아버지를둔형제인데,식은원래윤의어머니와부부가될인연이었으니까요.이식과윤을둘러싼세습갈등은결국이후노나라의큰재앙이됩니다.이런비슷한이야기가위(衛)나라선공,초나라평왕때에도나옵니다.조금다른변주(?)로는채(蔡)나라경후(景侯)의사례인데,경후는태자의아내로초나라여인을얻어장가를보냈는데,이후태자비와간통을합니다.그러자태자는경후를시해하고….뭐이렇게전개되는이야기입니다.
그런데막상강의를하고보니,가족막장드라마라고하는말또한특정한가족관념의투사일수있겠다는생각이듭니다.『사기』속사례들이막장드라마가아니라는게아니고그이야기들을자칫가족주의의연장선상에서보려는시선에고착되는게아닌가하는염려라고할까요.『사기』의이야기들은단지막장드라마로만읽힐것이아니라말그대로'다른'가족이야기를좀더풍부하게살펴볼수있는좋은재료들입니다.수도없는형제간의분쟁,부자간의암투,친족간의살육등등….근친상간적소재는이런여러가족이야기의한지류일뿐입니다.강의때도말했지만그런의미에서『사기』는전체가가족이야기백과사전입니다.'세가'(世家)는말그대로가족들의분화도를보여주는이야기이고,제왕들의세계인‘본기’(本紀)역시하나의가족드라마인것입니다.「진시황본기」,「항우본기」,「한고조본기」이렇게제목이붙어있는것만봐도그렇습니다.진시황은여불위와조희등이얽힌출생의비밀이있는제왕이었고,항우는최후의순간까지우미인과지순한사랑을나누는영웅이었으며,한고조유방은위기가닥치면자연스럽게(!^^)부인과자식들을먼저버리고혼자목숨을구해달아나던인물이었습니다.『사기』자체가'또하나의'가족드라마입니다.막장여부를떠나지금의가족관념을낯설게살펴볼수있는'날것그대로의'어떤가족들이야기가장강물줄기만큼이나굼실굼실흘러넘치는텍스트입니다.일독을권합니다.

3.고대의‘가족’이라는주제를통해,‘가족’에대한근본적인변화가가능함을보여주고있으신데요.가족에대한어떤다른상상이가능할까요?

근본적인변화라기보다는…,막상저희(〈남산강학원〉)가기획한이강좌가시작되었을때,저는'가족'이라는다소포괄적인주제의강의에서'가족'에대한어떤전제,이를테면무슨일을해도'결국가족밖에없어'라는식의어떤의식/무의식적전제에관한질문을가지고있었던것같습니다.그렇다고가족은'역사적'인것이다라는식의일반적이고원론적인얘기를하려는건아니고,적어도우리의식/무의식위에서거의자동적으로작동하는듯한지반으로서의'가족'에대한궁금증같은거랄까요.그런데저도그렇고,제주변도그렇고,저희세대나우리가살고있는이한국사회가상당히가족적이거든요.혈연,지연,학연같은게결국은어떤식으로든핏줄로연결되겠다는의지의연장이라고저는생각합니다.왜냐하면핏줄이가장원형적이고확실하다는생각이있기때문이죠.
그런데이말은한편으론맞는말이지만,한편으론거의정반대로도생각해볼수있는말입니다.요컨대"가족이어서…"라는말이어떤원점이고거기에서파생되는유비적확장이거의모든것을가족주의로환원시킬수있다는건,사실가족이아무것도아니라는말에다름아닙니다.그냥이데올로기같은거죠.그러니까가족에대한근본적인변화라거나가족에관한어떤다른상상력이란이전제에대한의심과맞물려있다고봅니다.역사적으로우리가보는가족이야기들(그것이역사든,문학이든,혹은기타다른무엇이든)에서우리가보아야할게있다면그런게아닐까요.내가가진어떤가족관념의확인이아니라내가갖지못한가족이야기로의확장같은것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