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딸이걸어온길은산티아고순례길중에서도가장보편적인길,소위프랑스길(CaminoFrances)이다.프랑스국경생장피드포르에서시작해스페인산티아고대성당으로이어지는약800킬로미터의여정이다.오랜시간걷기로단련된저자로서도,집앞슈퍼에가는것이움직임의전부였던열여섯살딸에게도순례길은만만치않았다.첫날13시간만에피레네산맥을넘은걸시작으로느린걸음의대명사,“광주에서온(느린)모녀”로불리며동시간대순례길을걷는이들에게웃음과희망이되었다.
이책에는여성학전공자이자,부모교육·성평등교육강사인저자가순례길을걸으면서채워온삶의힘이촘촘하게그러나유쾌하게펼쳐진다.섹시한스페인할머니를보며미래자기의모습을상상하기도하고,20대순례자와걸으며옥탑방에누워생을비관하던스물셋의저자를소환하기도한다.혼자걷는길이지만늘누군가가초대되었다.지금의저자를있게해준좋은어른들,대학이라는새로운배움의세계가가능하다는것을알려준국어선생님과저자를늘믿고지지해주었던아버지,서로에게더나은존재가되어주기를바라는배우자,그리고눈앞에는열여섯살둘째딸태윤이휘적휘적성큼성큼걷고있다.
자기만의속도로자기만의길을묵묵히걸어가는순례길이여정이곧삶의여정이라는것,힘들어도걷다보면원하는곳에반드시닿는다는것,살고싶은하루를살아내는것이혁명이라는것.딸에게전하고픈순례길의배움이가득채워질무렵,저자는알게된다.아이의사랑과보살핌에업혀서걸어온여정이었음을.
“딸에게나의듬직한뒷모습을보여주기위해산티아고에왔는데딸의다부진뒷모습을보며걷고있다.아이가성큼성큼휘적휘적걸어가는모습을볼때마다든든했다.내속에가득차오르는싱그러운힘.이걸어떤문장으로표현할수있을까?세상가장작은존재로내속에서나와이제나보다더큰존재가되어나를이끌고있다.사는동안아이의단단한등을기억하는한쉽게주저앉지는않을것같다.”
-에피소드22,‘산티아고임파워먼트’
연약하고흔들리지만자기만의길을걷고자하는
모든너,우리들에게
《너에게보여주고픈길-마흔여섯의산티아고》는부모와어른을위한책이다.‘삶의단독자’로아이삶의주도성을찾아주기위해애쓰는이들에게다정하고단단한길잡이가될것이다.동시에모두를위한책이다.함께순례길을걸었던딸은물론,자기삶을확장하고픈시기를지나는모든이들,연약하고자주흔들리지만‘자기다움’의척추를세우고싶어분투하는모든‘너’들,‘우리’들에게같이걷자고,같이용기를내자고손을내민다.
“좋은책은한가지로만이야기되지않는다.이책이이루어낼크고작은성취들이벌써자랑스럽다.”
-도서출판어떤책편집자김정옥추천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