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있는 서가 : 아줌마 삶을 견디기 위한 책읽기

엄마가 있는 서가 : 아줌마 삶을 견디기 위한 책읽기

$17.00
Description
아줌마 삶을 견디기 위한 책읽기
『엄마가 있는 서가』는 책의 힘을 빌려 자신의 삶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다. 정은정 저자는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책들을 통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사건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발견한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지만, 학위를 마치지 못한 그가 주부, 엄마, 학생, 직장인으로 살아오다가 사서자격증을 따고 도서관에서 배가와 책수선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이 ‘나자’를 만나듯, 작가는 우연히 마주치는 책들과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사람과 삶, 존재의 의미를 발견해 간다. 의지할 것이라곤 그렇게 찾은 책밖에 없었기에 그 목소리를 등불 삼아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 나간다. 글에 이끌려 가보니 엄마의 외로움이 시작된 어떤 사건에 이르게 되었고, 그 이야기는 차마 다 하지 못하지만, 오래된 상처를 발견하며 비로소 애도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에셔의 〈손을 그리는 손〉처럼 서로 소통하고 덮어 주고 지탱하고 있는 엄마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치유할 기회가 된 것이다.
선정 및 수상내역
2023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선정작

저자

정은정

저자:정은정

숭실대학교불어불문학과에서『오렐리아의멜랑콜리아시학』논문으로석사학위를받고,서울대학교불어불문학과에서앙드레브르통의‘객관적우연’에관한논문을준비하다박사과정을수료했다.이후한국프라도사제회의직원으로7년을근무했다.아버지가돌아가시고무기력하게지내다가그림을그리며혼자된엄마에대한글을쓰기로결심한다.시댁에서주부로살다보니늘어나는책을감당할수없어파괴스캔을하다가오히려책과도서관세상에서존재의의미를찾았다.사서자격증을따고도서관에서배가와책수선봉사를하게된다.글이완성되어출판되면직접책을엮어엄마에게선물할꿈으로예술책제본을배우고있다

목차

프롤로그.SomewhereinTime

아줌마,나를그리다
로실드의바이올린
아카풀코에대한희망
우리가뭔데
가족이라는착각
엄마와병아리콩

너의마음속엔강이흐른다
봄날의물김치
당신과나의레시피
청바지가랑이가터진날
그래좋아
착각시리즈

꽃이피지않는목련의운명
구멍뚫린상자속양한마리
Inun'altravita또다른삶에서
말하다그리고간직해두다
책에도운명이있다
위대한유산

나만의자동기술
일이너무하고싶어요
폴세잔처럼
내가그림이되다

할머니담배‘태던’시절에대하여
경멸과증오가유산이되지않게
할머니의옛날이야기
아직도차마하지못하는이야기
꽃,별그리고나의멜랑콜리

에필로그.Life

출판사 서평


『엄마가있는서가』는엄마와책사이를‘있음’이매개하는제목을가지고있다.엄마라는단어는가장사랑스러운단어이지만실제로는엄마,여자,딸,아내를뭉뚱그려서부르는아줌마라는호칭속으로타자들에게는쉽게수렴되는연약한단어이다.아줌마라는호칭속에는분명상대를‘아무것도아닌존재’로단정짓고자하는경멸이자리잡고있다.저자정은정은기혼여성이된후자신의일상속에서가해지는작은폭력들을쉽게소화해내지못해서그폭력들을자꾸되새김질했다.소처럼뱉어내고,되씹고,일하고,잊으려애쓰고,납득하고받아들이려애썼지만,그흔적이차곡차곡쌓여가몸과마음이아파졌다.그폭력이정당하지않다는것을잊지않게해주는것은책이다.그래서견디기위해책을읽었다.책이자신에게서멀어지지않기위해서도서관에서배가와책수선봉사를하면서책곁에있으려고애썼다.책은자꾸자꾸작아지고,지워지는‘위대한’인간을놓지않는힘을준다.‘위대한’이란관형어는거창한목표가아니라,돌아가신아버지가책읽는저자를부르던따스한호칭에불과하다.책은,그책이꽂혀있는서가는해변에써진‘위대한인간’이라는글자가지워지지않게버텨주는방파제같다.

책의다른이름은음악이기도하고그림이기도하고영화이기도하다.하지만이책은저자가쓴서평이나예술평이아니다.저자삶의작은순간에책들이개입하면서,무시되는삶에의미를되돌려주고폭력에노출당한상처를스스로치유하는글쓰기를가능하게하는책읽기가담겨있다.저자는책을읽는것이아니라,책을통해서자신의삶을읽는다.저자는책을읽고쓰는일을“온종일불린병아리콩을에어프라이어에구워서가족들과먹는것”이라부르고싶어한다.따듯한이야기를나누는자리,그러므로아버지가자신을불렀던‘위대한’이란농담의온기를나누는것이다.오래전불문학으로박사과정을밟았으나학위를끝내지못해서,문학으로밥벌이를하며살지는않았지만,저자는긴시간을문학과함께견디며숨을쉬며하루하루말한마디한마디속에서그렇게‘살아간다.’

나의자존을지키며살아가는과정은,엄마삶의자존을생각하는것이기도하다.낳아준엄마로부터도,길러준엄마로부터도,납득하지못하는아픔들을감내해야만했던엄마의삶을곁에서바라보면서,저자는쓴다.엄마의이야기를,그러므로나의이야기를책의자리인‘서가’에불편한웅크림없이편안하게‘있게’하기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