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

$13.80
Description
남다른 손재주와 집념, 아마추어 인쇄공 부부의
좌충우돌 태백 정착기
『어딘가에는 아마추어 인쇄공이 있다』는 강원도 태백에서 아내와 함께 레터프레스 작업을 하고 있는 이동행 작가의 산문집이다. 이 부부의 태백 정착기는 여느 지역 이주자들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르게 전개된다. 이들이 어떤 동기를 품고 레터프레스에 입문했고, 어쩌다가 첩첩산중의 도시 태백에 자릴 잡게 되었는지를 듣는 동안, 독자들은 약간 낯설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에 고갤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이동행 작가와 그의 아내는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동판에 새겨 이를 종이 위에 표현해내고 있다. 이제 작업을 시작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까다롭고 지난한 인쇄 공정을 능수능란하게 치러내고 있다. 그들을 처음 만난 2019년 초의 겨울,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으로 내는 게 좋겠다’라는 어렴풋한 기대를 품게 되었다. 무척 풋풋하고도 서툰 새내기의 일상을 담고 있지만 그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무척 집요하고도 강인한 집념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

이동행

대학에서문예창작학을전공했다.졸업후지금의아내와함께진로를고민하다우연히‘레터프레스’를알게되었고,그매력에빠져지금까지직접그린그림을손수인쇄하는일을하고있다.2018년‘어느한장면’이라는이름으로레터프레스업체를열어서운영하고있다.2019년결혼한뒤로는강원도태백으로이주하여3년째지역에대해알아가는중이다.자연,동물등을담은작품들을꾸준히소개하고자하는바람으로태백의숲을걷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이야기는이렇게시작된다
아내와동료가되다
‘우연’이만들어낸길
레터프레스?프레스!
을지로방문기
아다나,그리고에볼루션
아다나구입기
가치있는것을만들기위해준비해야할것들
본격적인작업에들어가다
└사진으로보는레터프레스공정
이름을짓다:‘어느한장면’의탄생
중요한것은‘그냥하는것’
태백으로이주를결심하다
사소한것들이주는영감
무엇이든풍경이되는삶
후기/편집자의말,어딘가에는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잔잔하고풋풋한이야기속의야무진집념
이동행작가는본래대학에서문예창작을공부했지만대학시절의대부분을게임그래픽을배우는데에매진했다.하지만어느정도그래픽툴을자유롭게다룰수있게된뒤로는자신의작업물이실제의삶에서쓰이지못하고가상의공간에서만쓰임새가있다는사실이아쉬웠다.그는모니터바깥으로끄집어내어손으로직접만질수있는실물의무엇인가를만들고싶다는강한열망을느꼈다.
결혼전지금의아내와함께시작한일은역시나그래픽분야였다.다만그는조금씩그래픽이외의여러가능성의영역을살펴보기시작했고,그러던어느날주물로만들어진대형인쇄기앞에서한사람의장인이수작업으로인쇄하는모습을보게되었다.바로그들작가부부가레터프레스라는‘오래되었지만새로운’영역에발을디딘순간이다.
이쯤되면이야기의흐름상이들부부가업무면에서나이주·정착면에서여러성취를이뤄내는전개가예상되겠지만,실제이야기는그저그들의풋풋함과솔직함을보여주는좌충우돌의에피소드들로채워진다.그이야기들의바탕에는자신의성취가그저‘우연’에서비롯된것일뿐이라는작가의생각이담겨있다.이숨김없는고백이이책의가장큰백미이자매력아닐까싶다.

레터프레스라는인쇄를시작하게된이유야여러가지겠지만그이유들은시간이지난뒤에붙여진의식적인의미부여일뿐이다.솔직히말해그당시우리를이끌었던것은‘우연’이었다.어떤대단한뜻이있어서레터프레스라는업을시작한것은아니었다.다만아내와나는한가지같은생각을하고있었다.우리의삶이어떠한과정속에놓여있음을받아들이기로했다는것이다.그과정이무수한실패의연속일수도있겠다고생각했다.(22면)

드물디드문기술을익혀서,멀디먼태백으로향하다
레터프레스(letterpress)란레터즉금속활자로한글자씩본을떠만든인쇄용판[活版]으로글자를찍어내는일을통칭한다.1960,70년대까지만해도활판인쇄는거의모든인쇄물에활발히쓰였지만80년대에들어디지털출판기술이발달하면서급속도로사양세에접어들었다.이렇다보니2020년대에활판인쇄를통해이윤을창출하는곳은찾아보기쉽지않다.레터프레스전문가들또한희귀하다.
레터프레스는작업중에1밀리미터의오차도허용하지않는무척세심한일이다.이같은고도의작업을전문적으로배우지않은그들이이일을익히기까지는오랜노력과어려움이있었을것이다.일단그들은활판인쇄의가장초급기기인에볼루션이라는키트를구입해서그림을찍어보지만그결과는신통치않았다.그들이활판인쇄의노하우를쌓게된것은본인들이무작정직접종이를칼로재단해보고,그뒤로을지로의종이재단집들의문을두드리면서,또한실질적인인쇄기인아다나를구하러골동품상을찾는일들이쌓여가면서부터다.하나같이어처구니없고무모해보이는일들을치르면서그들은활판인쇄의개념을두루터득해간다.여기에본래오랫동안그림을그려오면서탄탄한기본기를갖추고있던스케치가더해지면서완성도높은작품들을선보일수있었다.
도시에서나고자란평범한두사람은이처럼‘우연’에이끌려레터프레스에입문했고강원도산속마을로이주해살아가고있다.그들은자신들이전통적인직업관념에크게얽매이지않는다고,또한자신들이이업을택한이유가단지‘우연’일뿐이라고말한다.하지만아무리봐도,이책을모두읽고난이들이라면이들이‘천직을구했다’라고생각할것이다.그렇지않고서야이리도험한일을노래를흥얼거리며해낼수있으랴.‘어느한장면’이동행,이문영작가부부의삶이다른이들에게도작은감흥과생각거리를주리라믿는다.

■시리즈소개
강원고성의온다프레스,충북옥천의포도밭출판사,대전의이유출판,전남순천의열매하나,그리고경남통영의남해의봄날.서울에서살다가지역으로삶의터전을옮긴후출판사를차리고,그간단단하고색깔있는책들을선보여온다섯출판사가2년넘게함께기획하고,제작하여동시에5권의책을펴내게되었습니다.코로나로가속화된비대면소통덕분에매월줌으로회의를하며아이디어를내고,저자를찾고,디자인과편집에이르기까지많은과정을함께했습니다.처음듣는지명,낯선사람,생소한사물들,그리고서울이나수도권,대도시가아닌곳에서자신의생활과일을아름답게가꾸는사람들이전하는지역의발견.작지만가볍지않고단단하게,다양한색깔로지역의독특한문화와삶의기록을올컬러의인문시리즈로담아냈습니다.(전체시리즈의북디자인은타이포그래퍼로유명한안삼열그래픽디자이너의작품입니다.책에사용된모든서체를직접디자인한안삼열디자이너의노고에도관심을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