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응 거부선언 : 학살의 시대를 사는 법 - 파도문고 1

사회적응 거부선언 : 학살의 시대를 사는 법 - 파도문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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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하루

전문부랑자이자히치하이커,사회부적응자.평생일만하며사느니차라리굶어죽는게낫겠다는생각으로무작정집을떠났다.세계를방랑하던중인류가집단으로묵인하는동물착취시스템의규모와그로인한생태계파괴에대한‘앎’에충격을받아,숨겨진진실을알리는데집중하며살아가게되었다.
현재한국에임시로거주하며동물해방을위한퀴어-아나키예술활동가공동체플라가미(@plasticagami)의대표이자영화/음악프로듀서,래퍼,영상기록활동가로서여러투쟁현장에연대하고있다.언제나떠날기회를노리며‘대충열심히’삶을정리한다.

목차

추천사
정직하게걷는길은어디에이르는가·고병권(철학자)
그의흙묻은발을오랫동안바라보았다·홍은전(기록활동가)

1장우리는세상이감당하지못하는사람이되기로다짐했지
생존의기술/생활의기술/히치하이커들/외국인수용소

2장태양을가로질러걷기
노동의기술/난민수용소/가족에대하여/방랑의기술/폭력에대하여

3장어떤길들은다른길들보다더
연결의기술/방관자들/매직하우스/가슴과자궁/노숙인수용소/가축수용소/목격자들

4장물에던져진돌은추위를두려워하지않고
책임에대하여/동네아는농부/학살의기준/평화에대하여/어떤동네

5장새들의흔적을따라걷기
생추어리/혁명의기술/부서진날개/증인들/죽음에대하여

부록1/이글을쓰며함께읽은책
부록2/히치하이킹기록

출판사 서평

작가의여정속에는다양한동물이등장한다.처음노숙을할때곁으로다가온당나귀,노르웨이사미족의순록,이스라엘키부츠의소,미국의초국적축산기업축사의돼지와칠면조,이탈리아알프스의꿀벌,슬로베니아와이탈리아의돼지,하와이와대만의닭…이수많은동물들은거의대부분인간의식량이되기위해죽음을코앞에둔상태였고,그는그동물들각각이우리와다를바없이희로애락을느끼며살아가는존재였음을생생히기록했다.그는비록단‘한명’도구하지못했지만자신의이야기속에서그동물들이살아숨쉬도록,사진과영상과글로기록했다.

이하루는진보와보수이데올로기로양분된이세계에여봐란듯이,기존기득권들의위선을까발린다.그가장면장면마다던지는질문들은,이세계가오랫동안암암리에맺어온모종의합의들―자유,민주,평화―이권력의알리바이에지나지않는다는것을간파한다.일례로유럽의어느진보적잡지모임에서‘평화로운논의’를강요하며어떤문제제기도묵살하려는이들을향해또렷이‘이것은왜학살이아닌가’라고목소리를내는장면은,책을덮고난뒤에도종종곱씹게된다.그리고이런활동의끝에서그는동물해방이라는이시대의가장급진적인캐치프레이즈아래에섰다.

작가의여정을따라가며,그의작업이어쩌면2020년대한국사회의진보세력,좀더넓게보면전세계진보진영이처한답보상태를깰수있는하나의주요한돌파구가될수있겠다는생각을품어본다.진보진영은87년민주화이후에도여전히민주대반민주의구도를벗어나지못한다.그사이인권이라는테제는갈기갈기여러가닥으로찢겨,특히2010년대페미니즘과백래시,동물해방운동의직접행동출연(대표적으로전세계적인동물구조활동등)으로그갈등이더욱크게분출했다.하지만진보진영들은이같은변화를여전히하찮은주변부의문제로만치부하고있다.그리하여우리앞에는그저불편한진실들만이그문제를해결하지못한채나열되어있다.이제이문제들을외면하고안온한삶을유지하려하기보다더욱급진적인생각과행동에마음을열어야한다고,이위선이가득한사회에적응하기보다‘거부’와‘반대’의메시지를던져야한다고,이작고마른체구의청년이우리에게이야기해준다.

다시,질문을던지고자한다.‘이책을읽고불편하지않을자가있을까.’하지만독자들이느낄법한불편함은정확하게는마음속깊이자리한‘부끄러움’이다.이책의추천사를쓴철학자고병권이다음과같이썼던것처럼말이다.“나역시하루의여정을따라가는일이뒤로갈수록힘에겨웠다.원고를읽다가여러번자리에서일어나주변을서성여야했다.내안의누군가가그만가자고바짓가랑이를붙잡는것같았다.이정직한여정이가리키는곳이어딘지를예감하며내치부가드러나기전에도망치고싶었던것이다.그러나하루가수많은차별과폭력의모티브를제공한곳이라며가리키는곳으로걸음을옮겨가지않을도리가없었다.그가너무나정직하게말하고있었기때문이다.”(이책9면)이하루의정직한질문들에,이제는우리가응답해야할때다.

이책『사회적응거부선언』은온다프레스의연속기획‘파도문고’의첫번째도서다.파도문고는전지구적인생태,평등,노동의위기에맞서는작은파도같은이야기들의기획시리즈다.이시대의급진적인생각들,금기가된행동들이어떤때에는잔잔하게,어떤때에는거세게몰아칠것이다.우리를불편하게하는책이결국에는우리를살릴것이다.(근간으로‘생전의장례식:현대사회의죽음에관한고찰’과‘모두의성찬:성소수자와교회’가준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