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 민용준 인터뷰집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 민용준 인터뷰집

$27.00
Description
13인의 감독.
15번의 만남.
34시간 4분 50초간의 대화.
이 숫자는 2021년 봄부터 시작되었다. 영화감독들이 허락한 시간과 저자의 언어에 대한 기록이다. 책의 모든 이름 나열 방식으로 적용된 가나다순으로 이어지는 13인의 감독 이름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 차례 이상 여성 서사를 다룬 감독이라는 사실이다.
저자가 근 몇 년 사이 인터뷰 기회로 만난 흥미로운 감독들이 대부분이 여성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동시대 영화계에 새로운 화두라 할 수 있는 여성 서사를 다룬 감독으로 채워진 인터뷰집을 기획해 보자는 시작이 되었다. 다만 여성 서사를 다룬 감독을 인터뷰한다고 해서 이 인터뷰집을 여성 감독으로만 채우진 않았다. 일찍이 여성 서사를 다룬 경험이 있는 남성 감독과의 대화도 함께 채우는 방향을 모색했다. 그렇게 어제의 영화를 만든 오늘의 감독을 만나 내일의 대화로 나아가는 여정을 제목에도 담았다.
저자

민용준

2006년부터영화전문웹진「무비스트」영화전문기자로경력을시작해매거진「비욘드」「엘르」에디터를거쳐「에스콰이어」피처·디지털디렉터로서영화와대중문화,라이프스타일에관한칼럼을썼다.
현재는프리랜서영화저널리스트이자대중문화칼럼니스트로서방송과강연,GV나모더레이팅,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다.평창국제평화영화제단편예심과무중력영화제심사위원을맡았으며트레바리클럽‘천일영화’와키노라이츠팟캐스트‘민용준의영쾌한담’을운영중이다.그리고서촌의집에서미식전문기자아내와동거묘구니니와함께‘언어와미각으로공감하는영화로운만남’이라는슬로건을담은‘시네밋터블(@cinemeetable)’을운영하며영화적취향과지식을전하고있다.

목차

김보라-어제를건너온오늘이라는세계
김종관-여름과겨울을지낸생사와명암의사연들
김초희-영화의끝에서비로소만난영화
박찬욱-미완의세계를파고드는일관된시선
봉준호-여전히나아가고다다를경지
윤가은-어린눈망울에비춘우리라는세계
윤단비-쌓이고깎여끝내드러나는시간들
이경미-정상과비정상을아우르는재발견의감각
이옥섭-엉뚱한발상과기발한착상의연대
이와이슌지-현실을직시하는냉정과온정사이
이종필-기다리지않고짚어오며만난시간
이재용-경계너머의특별함,선너머의담대함
임선애-당연하지않다고여기는당연함을향한질문

출판사 서평

어제의영화와오늘의감독과내일의대화로나아가는
영화로운언어들

영화의끝에서다시우리의대화는시작된다.누군가의이야기이지만결국우리모두의이야기로부터.13인의감독과저자가전하는언어들은우리의내일을돌아볼현재진행형의여운이되어마침내우리역시건너온세계를만나어제를살피고오늘을짚을수있도록이끈다.

‘우리가이해할수없었던,굉장히낯설고납득할수없는거대한재난이일상속에서찾아오는심정적인재난과뒤섞여벌어지는데우리는그것들을얼마나제대로이야기하면서그시절을지나왔는지생각해본결과가[벌새]를만드는과정이된것같아요’라는김보라감독의말처럼,이책의대화들은우리의시간에대해담고있다.

그러니영화에서희망의언어를발견하는순간도있을것이다.김초희감독의[찬실이는복도많지]는결국어제를돌아봄으로써내일로나아갈수있다는용기와위안을품에안기는영화다.[찬실이는복도많지]를만드는과정에서‘무엇을할것인가’만큼‘어떻게살것인가’라는태도도그만큼중요하다는걸절실하게깨달았어요.그래서이제는행복에다가가는길을조금더알게됐으니까마음먹은대로한번가보자는단계까진다다른거같아요’라는감독의말은누군가의조용한다짐이될수도있을것이다.또한김종관감독의조제가건네는‘네가내옆에없다고해도나는네가옆에있는걸로생각할거야.그러니까괜찮아’는더이상누군가에게의지하지않고살아가기위한희망의언어로기억하고싶어진다.완벽하지않은채내일로나아가는영화속인물들을만나며우리또한큰변화없이나아지지않은채내일을맞이해도괜찮다고.

한국영화사를넘어세계영화사에등단한새로운역사,박찬욱감독.[공동경비구역JSA]부터[복수는나의것][올드보이][친절한금자씨][싸이보그지만괜찮아][박쥐][스토커]그리고[아가씨]까지,그가만들어온영화에서여성캐릭터는언제나중요한역할을차지하고있었다.‘[올드보이]는미도(강혜정)만진실을모르는채로끝나잖아요.물론그래야만하는이야기였지만그게마음에걸렸어요.모두다알게된진실을그녀만모르는상태로끝을맺어서왠지미안하더라고요.그리고여자만아무것도모르게만든채이야기를끝냈다는게찜찜했어요.’감독의말에서는어쩐지‘그’만모른채끝나버린[헤어질결심]이떠오른다.그의두번째인터뷰는2020년6월,[헤어질결심]이라는미완의세계를갈무리하고있는시점에서진행하여[리틀드러머걸]이야기까지세밀히나눌수있었다.

이어서장르로규정하기힘든봉준호감독의영화세계를만날수있다.[플란다스의개]로시작되어[살인의추억][괴물][마더]를통해멀리나아간뒤[설국열차]와[옥자]라는전환점이자반환점을돌아[기생충]이라는새로운정점까지.2021년10월13일과20일두차례에걸쳐봉준호감독과나눈대화를담았다.2020아카데미시상식이야기와[오징어게임]의신드롬과진범이밝혀진[살인의추억]그후이야기도직접들을수있다.결국최근진범이밝혀진[살인의추억]은그런시대에서좌절하는형사들의모습을담은영화적기록이고남자들의실패를다루는영화라고했다.[기생충]을떠올리면서는’이젠정말가족들이행복한결말을맞는영화를찍고싶어요‘라는말도남겼다.

아이다운시선으로우리에대해우리라는언어에대해다시돌아보게하는영화도있다.‘우리’라는다정한언어의기질과달리때때로타자화된이방인에게‘우리’란가혹하고매몰찬현실임을깨닫는다.윤가은감독의[우리들]과[우리집]은바로그런‘우리’라는언어를통해측정되는세계에대해바라본다.윤단비감독의격랑과마주한한소녀와한가족의이야기,[남매의여름밤]도‘영화가자기삶을잘살아가는느낌이었다는감독의말처럼,관객각자의일상을만나그들의밤으로기억될것이다.

겉보기에비정상의세계라여겨지는희귀한관점에서도우리자신을명백히재발견하는순간을마주한다.이경미감독은[미쓰홍당무]의공효진과[비밀은없다]의손예진그리고[보건교사안은영]의정유미모두한결같이보기드문여성캐릭터를그려냈다.‘인물이성장하기위해선그인물에게어떤문제점이있어야되고,그걸어떤식으로든해결하는방향으로귀결해야성장드라마가완성될거라생각했죠’라는관점에서발견된캐릭터들이다.이어지는이옥섭감독의[메기]또한제목부터수상한영화다.영화의결말을닮은듯한감독의말은차분하면서도단호함이전해진다.‘더이상‘나는어떻게해요?’가아니라‘마음단단히먹어야돼’로마음이정리됐다는걸알았어요.그래서윤영이가자신에게행복한선택을할것이라고확신하게됐고요.그리고관객들도이런생각에공감해주면좋겠더라고요.생각할수있다면행동으로이어질테니까.’

많은관객의기억과달리감독의새로운관점을발견할기회는저자의인터뷰이에대한애정과대화를나눈34시간4분50초간의섬세한순간들덕분일테다.[러브레터]감독으로기억한이와이슌지는이책의대화를통해다른모습으로도기억될수있지않을까,생각해본다.현실을바라보는이와이슌지의언어로부터단단한테가느껴졌다.“사람의성질이다양한만큼가족의형태역시다양하다고봐야마땅한것이죠”,그한마디는오늘의우리에게도여전히유효한시각이다.

코로나19유행이시작되었을때만난이종필감독의[삼진그룹영어토익반]은과거를그리지만결국미래를가리키는영화이며,[정사][여배우들]로관객이기억하는이재용감독의[죽여주는여자]에관한대화에서는사회적발언에대한감독의담대함을목격할수있다.그리고임선애감독의첫장편영화[69세]는간편한편견에갇힌삶의가능성에대해물음표를던진다.결국바꾸고싶은일에는지속적인관심과공부가필요하다는점을피력하고싶었다는감독의말에서는[69세]를통해영화를만들기까지의경험으로도이해되어흥미롭다.

박찬욱,봉준호감독부터윤단비이종필감독까지13인과의여행을마치면발견의시간이다가온다.어제의영화와오늘의감독과내일의대화로나아가있음을발견한다.영화의끝에서우리의삶을바라보면서자신을찾는여행을다시시작할수있기를바란다.저자와13인의감독이그리는영화로운언어들과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