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시가당신의삶이된다
‘일상을다독이는언어’로수많은독자의마음에쉼표가되어준김용택시인은인터뷰나강연때마다“시인이생각하는인생은무엇인가?”에대한질문을자주받았다.
이물음에대해김용택시인은“누구나다넘어지면일어나고,넘어지면또일어나앞을보며삽니다.우리다시한번지금일어나바람부는나뭇가지를바라봅시다.흔들리고있잖아요.한편의시입니다.인생은시지요."라는답을했다.김용택시인은삶이쌓이면저절로시가돼나온다고말한다.시와삶은분리되는것이아니며한편의시가삶에서나온다는것이다.태어나서100년을사는동안삶의순간을이야기하는한편의시,또는시의한구절을시인은마음속에늘품고있었다.그는생의시작부터노년까지지난날을잘살아왔고,다가올날을좀더잘살아갈독자들을위해마음속시들을꺼냈다.어김없이돌아오는월요일은길고지겹게느껴질때가많고,반면살면서행복한날은짧게만느껴진다.그러나지나고보면모든순간이잘지은한편의시와같다.
이책은0세부터100세까지나이와시구절을연결하여인생의어느시간에마주하게될삶의진짜모습들을보여주고자한다.일곱살엔따라하고싶은게많고,스물아홉살엔하루에도백번이나꽃처럼많은생각이피어난다.서른다섯살엔서운하거나억울한일로등돌린채울기도하고,예순한살엔어떤일이든웃어넘기게된다.김용택시인이고른시한구절이지금나의인생이어느시간에머물러있는지,앞으로어떻게살아가야할지성찰해보는시간을선사한다.
“당신의인생은지금어느시간을지나고있나요?”
하루가지나면또하루가와있다.우리의시간은너무나빨리흘러가버린다.그러나하루하루매순간은사라지는게아니라순간이모여하루가되고,하루또하루가모여한해를채운다.그렇게한살,두살나이가모여삶이된다.인생을시간으로재면인생이짧다는사람도있고,인생이길다는사람도있다.인생을양으로재면어떻게될까?충분한삶이있고모자란삶이있다.이처럼삶은모두에게똑같지않고,인생의어디쯤머물며짧아도행복하게살수있으니충분하다느끼고,길어도모자라게살수있기에괜찮은것이다.
이책은지금인생의어느시간을지나고있는독자들에게“나는이나이에어떤생각을하며살아야할까?혹독한인생의고비는어떻게넘길수있을까?살면서좋은일과나쁜일은결국다르지않은것일까?”라는질문등을스스로던지게만든다.그리고그질문에대한답을들려주듯김용택시인이독자들에게한편의시들을건넨다.
스물다섯살인누군가에겐윌리엄블레이크의<두번은없다>라는시를건네며“내가태어난곳에서나는평생같은길을걷고있지만,같은아침이없다는것을알았습니다.”라는고백을
들려준다.삶에는연습이없고,지나간시간은돌아오지않기때문에지금을내것으로만들어야한다고말한다.마흔한살인누군가에겐크리스티나로제티의<오르막길>이란시일부를건네며“한달이크면한달이작고올라갈때가있으면내려갈때가있다.…살아온삶을이고지고우리는오르막길을또올라가야한다.그것을사람들은인생이라고했다.”라는말도들려준다.
이책에서김용택시인은열일곱살이라고해서인생을모르는것도아니며나이예순이라고해서인생을다아는것은아니라고말한다.어느나이에이르렀다고해도알수없는게인생이다.중요한것은아무것도아닌것같은시간이당신을지금여기까지오게했으니하루하루의삶을묵묵히살아간다면그것으로충분하다는것이다.이를통해독자들은자신이아는것보다살아온날들이좋았다는것을깨달으며,살아갈날들역시즐거운마음으로맞이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13thirteen-yearolds
자다가눈을떴어
방안에온통네생각만떠다녀
생각을내보내려고창문을열었어
그런데
창문밖에있던네생각들이
오히려밀고들어오는거야
어쩌면좋지.
윤보영,<어쩌면좋지>
어쩌면좋지?
어쩌면좋다지?
결심도작정도결정도다소용없는
이마음을지금어쩌지?
어쩐다지?하면서
너에게로달려가는마음을
나는지금잡지못한다.
25twenty-five-yearolds
두번은없다.
지금도그렇고
앞으로도그럴것이다.
그러므로우리는
아무런연습없이태어나서
아무런연습없이죽는다.
윌리엄블레이크,<두번은없다>
어떤연주자는이런말을했습니다.
“난연습하지않는다.늘연주할뿐이다.”
내가태어난곳에서나는평생같은길을걷고있지만,
같은아침이없다는것을알았습니다.
지금을내것으로만들어야
이다음이내것이됩니다.
지나간시간은돌아오지않습니다.
삶에는연습이없습니다.
41forty-one-yearolds
오르막길이계속이어지나요?
그래요,끝까지그래요.
오늘여정은종일걸릴까요?
아침에떠나밤까지가야해요.
그렇지만밤에쉴곳은있겠지요?
서서히해가저물기시작하면쉴곳이보이지요.
크리스티나로제티,<오르막길>중에서
한달이크면한달이작고
올라갈때가있으면내려갈때가있다.
이제되었다고평지를걷다보면또오르막이다
살아온삶을이고지고우리는오르막길을또올라가야한다.
그것을사람들은인생이라고했다.
60sixty-yearolds
사람이,사는것이
별것인가요?
다눈물의굽이에서울고싶고
기쁨의순간에속절없이
뜀박질하고싶은것이지요.
사랑이,인생이별것인가요?
김용택,<인생>
오늘부터무직이되었다.
환갑에무직,정말좋은말이다.
뭐든내맘대로하자.
혼자도좋다.혼자잘놀자.
아주심심하게놀자.
싫은일은하지말자.
이것이내가무직이된퇴직첫날아침
첫째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