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 방대하지만 단일하지 않은 성폭력의 역사 (양장)

수치 : 방대하지만 단일하지 않은 성폭력의 역사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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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애나버크

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역사학교수이자브리티시아카데미의펠로우,그레셤칼리지의수사학교수이며,호주뉴캐슬대학교의폭력연구센터글로벌혁신의장이기도하다.성폭력의의학및정신의학적인측면을탐구하는SHaME,성적피해와의학적만남을언급하는웰컴트러스트(WellcomeTrust)프로젝트의수석연구원이다.

기독교의료선교사부모를따라뉴질랜드,잠비아,솔로몬제도,아이티등에서자랐다.오클랜드대학교에서문학사와역사학석사를,호주국립대학교에서철학박사를취득한후호주국립대학교,케임브리지의엠마누엘칼리지,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에서교수직을역임했다.

스스로를“사회주의페미니스트”라고밝히는그는여성의역사,성별,노동계급문화,전쟁과남성성,공포의문화사,강간의역사,전쟁예술,고통,군사화,인간성에대한역사,동물과인간의관계등을연구한다.그의책은한국포함10여개언어로번역된바있으며,대표작인『살인의친밀한역사(AnIntimateHistoryofKilling)』는울프슨상과프렌켈상을수상했다.W.H.스미스문학상최종후보명단에오른바있다.2014년에는영국의인문학및사회과학국립학술원인브리티시아카데미의펠로우로선출되었다.지은책으로는『고통이야기(TheStoryofPain)』『인간이된다는것의의미(WhatItMeanstoBeHuman)』『강간(Rape)』『남성해체(DismemberingtheMale)』외다수가있다.

목차

해제:성폭력의세계사
서문:전세계적인재앙에대항하기위하여

1장수치
#미투와맞물린억압들|수치의정치학|고통받는몸|가해자도수치를느낀다|해시태그페미니즘의한계

2장정의와불의
성학대에관한그릇된믿음|강요당한침묵과수치심|불운을타고난여자들?|가해하는민중의지팡이|강간희생자를의심하는법의학|피해자를의심하는법정

3장젠더트러블
너의성정체성을교정해주마|동성애혐오증|트랜스젠더삶에서의성폭력|감옥도위험하다|성학대에취약한남성들

4장부부관계의잔인성
가정폭력,가정밖으로꺼내기|아내의신고와고발을막는압력들|부부간강간죄를옹호하는주장|권력이있는곳에저항이있다

5장어머니이거나괴물이거나
여성가해자들|무기화된여성의섹슈얼리티|‘평등페미니즘’에대한예술적경고|가부장적군대내장기말|성폭력의희생자이자가해여성|어머니와괴물,창녀|여성이성범죄를저지른다는것

6장성범죄자경단
법이지켜주지않는계층|자기손으로구한정의|왜법밖에서정의를구하는가?|린치뒤에숨은인종의정치학|같은죄,다른판결293|인종화된강간치료

7장군대가낳은강간
효과적인전쟁무기|전세계여성학살의역사|도구화당하는희생자들|아프리카전쟁에대한잘못된가정|전쟁이끝나도폭력은계속된다

8장트라우마
강간희생자스테레오타입의변화|강간트라우마증후군|보편적인트라우마모델은없다|트라우마의전지구화가끼치는영향

9장강간없는세계
지역의변화가전지구적변화로|타협하기,공유하기,연합하기|지역성과다양성,쾌락,신체|페미니즘적유대의열쇠,횡단의정치

감사의말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책은한국사회구성원의인문학적인식수준을끌어올려줄마중물이되어줄것이다.”
_정희진,여성학박사

“전지구적유대의미래를에둘러요청하는,
폭력에대한광범위하고통찰력있는시각을보여준다.”
_주디스버틀러,젠더이론가

키나르완다어에서성폭력을뜻하는말인‘쿠부호자(kubohoza)’를풀어쓰면‘해방되도록도와주다’라는뜻이된다.케추아어에서는성폭력을직접언급하기보다는“희롱했다”나“여성으로서의나의상태”“나의존엄”이라고돌려말한다.어떤문화권에서는아예‘강간’을뜻하는단어가없다.이단어가있다한들,법집행자들이성적피해자들의말에의심의눈초리를보내고,가해자들이‘억울하다’며무고죄를주장하고,남자들이여자친구와아내의성적권리가자신에게있다고착각하는사회에서여성은폭력을고발할수없다.이렇게세상은‘수치’를성폭력당사자에게전가하고,그목소리를끊임없이지워왔다.여성은자기삶에서주체가아닌객체가되고,좌절은강간생존자들의몫으로남는다.

전세계적인페미니스트학자재클린로즈는이책에대해“성폭력에대한가장광범위하고가장기념비적인연구와정치적조사”라고말했다.정희진여성학박사또한〈해제〉에서이책이“구체성과보편성을보여주는세계사로서도손색이없다”고언급한다.그럴수있었던이유는저자인조애나버크가뉴질랜드,잠비아,솔로몬제도,아이티등다양한세계에서어린시절을보낸개인적인경험과,런던대학교버크벡칼리지역사학교수로서쌓은전문성을더해놀랍도록균형잡힌시각을보여주었기때문이다.또한그는성폭력의의학및정신의학적인측면을탐구하는SHaME의연구책임자이자이사로활동하면서성폭력에대한임시방편적인해결책들에서벗어나한발더나아갈방안을고심한바있다.그가정리한이성폭력의세계사적연구는“한국처럼젠더가성차별이아니라대결구도(counterdiscourse),갈등으로다뤄지는젠더문해력이극히낮은사회,성폭력을‘비동의(저항여부)’수준에서다루는사회,모두가피해자라고주장하는시대를사는사회구성원의인문학적인식수준을끌어올리는마중물이되어줄것이다(16~17쪽)”.

“당신이이책을읽고있다는것은
이런재앙을근절시키겠다고단호히마음먹었다는증거다!”
처음으로소개하는성폭력의세계사

지금껏어떤책도이토록많은강간이야기를담아내지못했다.“청바지입은여성은강간피해를당했다고주장할수없다”는판결을내렸던이탈리아대법원부터부부(아내에대한)강간을‘가정내사적인문제’로보던남부오스트레일리아,아직도‘위안부’문제를인정하지않는일본정부와이를어느정도눈감아준한국정부,동성애자와트랜스젠더등성적으로더취약한이들을향한강간사례까지끝도없이열거되는이야기를들여다보다보면문득머릿속이아득해진다.젠더,섹슈얼리티,인종,민족,계급,카스트,종교,나이,세대,신체유형,장애유무가복합적으로얽히고설킨전세계의성학대문제들을어떻게풀어낼수있을까?과연성폭력은해결할수있는문제인가?

그러나저자는희망을잃지않는다.‘청바지강간불가론’을주장하는이탈리아대법원에대항해‘정의를위한국제청바지의날’을발족한정치인과페미니스트들이있었고,이는곧2008년로마대법원이어머니의파트너로부터성폭행을당한열여섯살소녀에관한판결을내리면서비로소철회되었다.법원은청바지를“정조대에비교할수없다”고판결했다.오스트레일리아페미니스트들은정부와법원에서조차‘가정폭력’과‘부부강간’을인정하지않을때부터피해여성보호시설을운영하고,크라우드펀딩으로기금을마련해단편영화〈닫힌문뒤에서〉를제작해서피해여성들의실태를알린다.한국의활동가들이‘위안부’문제를해결하기위해여전히수요일마다일본대사관앞에서시위를열고,일본군성노예피해당사자들은‘나비기금’을설립해다른분쟁지역희생자들을돕는연대를보여준다.이처럼이책은참담한현실을직면하는동시에강간없는세상을부수어새로운세계로나아가는페미니즘적유대를보여준다.그는이정치적유대를‘횡단의정치(transversalism)’라는개념을빌려소개한다.

전세계적인재앙인성폭력을근절시킬방법은있다!
페미니즘적유대의열쇠,횡단의정치

횡단의정치는각자가자기관점에서세계를인식하며,그러므로모든지식은부분적이고불완전하다는믿음을기본으로한다.흔히‘진보는분열로망한다’고말한다.이는정치적입장에따라여러갈래로나뉘는진보의성향이결국‘원팀’으로뭉치기어렵게한다는지적이지만,저자는이러한속성을오히려긍정한다.그어떤지식도완벽할수없기때문에우리에게는서로가필요하다.우리는서로의시행착오를배워가며앞으로나아가야한다.각자에게주어진상황에유연하게대처해쌓아올린다양한이론과지식을서로수용한다면우리는더넓고깊은페미니즘적유대를맞이하게된다.이유대는결국성폭력이라는전세계적인문제를해결할단단한초석이되어줄것이다.이책은이미그렇게하고있는이들을구체적인예로보여준다.

횡단의정치는공동의목표를향해나아가는방법이다.우리가공유하는목표는‘성폭력근절’이다.이책은보다평등하고폭력없는세계,조화로운세상을바라는모든이들에게‘나아질수있다’는가능성과상상력을제공한다.독자들은이책을통해우리에게필요한것은재앙같은현실에대한비관과낙담,좌절과수치가아니라더나은세계로나아갈힘을선사할동료애와협력,우정과사랑뿐임을깨달을것이다.

전시성폭력부터동성애혐오,전시성폭력,부부강간,감옥내강간문제까지
성폭력,‘여성의문제’에서‘모두의문제’로

이책은지금껏담론바깥에있던바람에피해자임에도차마드러내지못했던이들에게도마이크를쥐어준다.그간강간은중산층,백인,이성애자,젊은여성의시각에서주로다루어져왔다.물론이들의호소또한아무리외쳐도여전히미약하고지금보다더많은목소리가필요하지만,주도적으로담론바깥으로밀려나간성폭력당사자들도분명존재한다.예컨대레즈비언이나트랜스젠더여성같은소수젠더집단,동성애자와시스젠더남성(생물학적남성)인성폭력피해자는어디서피해를호소할수있는가?감옥안에서강간당하고있는사람들은어떻게목소리를낼수있는가?또한이책은각종전쟁에서인질을상대로성폭력가해를저지른여성들도언급한다.또한NGO단체들이학대의가해자가되거나가해여성들의가해행동을의도적으로숨기고피해당한사실만부각해‘순진한여성피해자’로홍보하는대목도등장한다.이러한사례들을들여다보다보면‘행동이나성별만으로가해자와피해자를구분할수있는가’라는질문을마주하게된다.

성폭력담론바깥에있던피해자들의목소리를듣는것이성폭력피해의절대다수인여성들의피해사실을축소시킬까봐우려하는이들이있다.그러나인권은나누어가질양이정해져있는케이크가아니다.우리는제로섬게임을하고있는것이아니라,각자가졌어야할정당한몫을돌려주기위해함께노력하는중이다.그것이‘여성문제’로축소되었던성폭력을인류문명의기반이자범역사적인문제로확장하는하나의방법이다.담론바깥으로밀려나는이들을내버려둔다면우리는결코성폭력문제를해결할수없다.이것이그어떤피해호소에도‘나중에’라는말을돌려주어서는안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