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메이커 :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

텐트메이커 : 이중직 목회자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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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앞으로의 이중직 논의를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 내 수많은 개신교 목회자가 교회 바깥 노동 현장에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혹자는 이중직 목회를 선택한 개신교 목회자들을 향해 실패한 목회자들이라며 유감을 표하곤 한다. 이러한 흔한 반응은 교회의 주체를 목회자 개인으로 설정한 데서 비롯한 오도된 생각이다. 이는 만인사제설에 기초한 개신교의 교회론과 사뭇 다른, 혹은 변형된 교회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생계 차원에서 다루어져서는 안 되는 주제다. 이중직 논의는 우선 교회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먼저 던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텐트메이커⟫의 저자 최주광은 목회 현장과 육체노동 현장을 오가며 땀으로 사유하는 개신교 목회자다. 이 책에는 지속 가능한 교회와 목회자의 이중직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에 대한 자기서사적 신학이 담겨 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은 ⟪텐트메이커⟫를 출간하는 데 큰 힘을 주었다. “우리는 아무에게서도 양식을 거저 얻어먹은 일이 없고, 도리어 여러분 가운데서 어느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으려고, 수고하고 고생하면서 밤낮으로 일하였습니다”(살후 3:8).
저자

최주광

아신대학교ACTS에서선교학과신학을공부했고감리교신학대학원에서목회학석사학위를받았다.교회공간연구소의대표이자홍예교회의담임목사다.인테리어현장과사역현장을오가며선교적교회와지속가능한목회의실현을지향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사마리아와갈릴리사이

첫번째이야기:안으로,다시밖으로
지워지지않는것
세월호라는십자가
믿음을찾아교회를떠난사람들

두번째이야기:목수목사이야기
새온이의운동화
낯설게불리며알게된것들
나쁜일자리
세상에이렇게나집이많은데
선점된언어배우기
화물용엘리베이터만허락되는사람들
공감하기
돈이없지가오가없냐던사람들에게
내일당은15만원인데
노가다판에도금수저는있다
손에망치를들면모든게못으로보인다
나무에게배운것들
도로위에서드리는새벽기도
커피드세요!

세번째이야기:교회의새로운표현들
교회의위기
사람들사이의교회
안전한교회
동네책빵,괜찮아
덜해로운존재가되겠습니다

에필로그:생존과소명사이에서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존재를부정당한,목소리가삭제된,부정하다고낙인찍힌이들이머물수있는곳은사마리아와갈릴리‘사이’뿐이었다.낙인은일종의편견이자선입견이다.타인을있는모습그대로받아들이려하지않는인색함이며,잘모르면서전부알고있다고생각하는착각이다.이런강한자기확신은줄곧폭력으로이어진다.유대인이냐사마리아인이냐하는문제는나병이라는아픔가운데놓인그들에게더이상중요한문제가아니었다.사마리아와갈릴리사이는바로그런자리다.선입견을넘어서는,낯선존재를경험하는자리다.
---「사마리아와갈릴리사이」중에서

예배의형식을위해희생을강요하기보다는수고하고무거운짐을지고살아갈수밖에없는이들의힘겨움을들여다보고배려할줄아는마음이예배곳곳에담겨야만한다.그렇게나는다시교회바깥으로나왔다.이후로도탐방은지속되었고다양성속에서도변하지않는어떤것이있다는사실을어렴풋이알게되었다.그것은바로사람이었다.어느철학자의말처럼사람은도구가아닌목적이되어야한다.그리고교회는내가하나님의형상으로지음받은존재인것처럼타자도하나님의형상임을인정하며모두가함께그리스도의장성한분량으로자라가는공동체다.
---「세월호라는십자가」중에서

자비량목회,이중직목회,일하는목회자등.일과목회를병행하고있는이들을부르는다양한말들이있다.그말이무엇이든일과목회를병행하는일은결코쉬운일이아니다.현장에서일을하며성도들의고단한삶을이해할수있다는장점이있지만동시에나의삶이고되기에목회자에게필요한독서와기도의시간을확보하는데어려움이있다는단점도분명히있다.하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많은목회자가일과목회를병행하는이유는교회를향한사랑때문이다.나는아직도매일낯선작업복으로갈아입으며다짐한다.
---「믿음을찾아교회를떠난사람들」중에서

나에게생존과소명은어느하나포기할수없는중요한문제다.아이들을요단강동편에남겨두고가나안을정복하러나가는심정으로일자리를구하기시작했다.마음만먹으면금방이라도직장이구해지고,경제적으로안정적인생활이가능할것이라생각했다.하지만작성한이력서가100통이넘어가면서,목사가되기위해한공부가먹고살기위한직업을갖는데아무도움이되지않는다는사실을깨닫게되었다.그나마지원가능한일들은한사람이한달을열심히일해도한가족이한달을살아내기어려운조건의일들이대부분이었다.
---「새온이의운동화」중에서

그때야비로소내가‘어이,거기,야’라는사실을알게되었다.나이가마흔이넘은것도,세아이의아버지라는사실도이현장에서는중요하지않다.그당시나는별로유쾌하지않았다.나를‘목사님’이라고불러주지않았기때문이아니다.현장에서오직나만‘어이,거기,야’로불렸기때문이다.한나아렌트는권력을가리켜우리를만드는힘이라고말했다.어쩌면우리모두는‘나와너’,‘우리와너희’라는눈에보이지않는선을그어놓고선‘너와너희’를경계밖으로밀어버리는데익숙해있는지도모른다.
---「낯설게불리며알게된것들」중에서

자본주의사회에서모든목적은더많은소유에집중된다.그런데한번생각해보라.물건과물건을교환하던시절,개인이소유할수있는재산은어느정도였을까.소나양같은가축을얼마나소유할수있었을까.그것이아무리많더라도한계라는것이존재할수밖에없었다.그러니까소유는원래유한한것이어야한다.그런데‘돈’이라는것이생겨나면서사람들은소유를‘무한’한것으로착각하게되었고,돈은하나님과경쟁하는지경에이르렀다.
---「세상에이렇게나집이많은데」중에서

제법현장에서굴러먹은사람인것처럼주문을하고건네받은페인트한가롱을들고현장으로복귀했다.그런데갑자기궁금증이생겼다.통에적혀있는글들을다읽어보아도‘가롱’이라는단어가없었다.현장에도착해서도장반장님에게도대체가롱이뭐냐고물었다.그랬더니부피를재는단위인‘갤런’이란다.일본사람들이갤런을가롱이라고발음하고,그게노가다현장에서사용되는단어가되어버린것이다.어이가없고황당했다.대부분의용어가그렇다.별것도아닌단어들인데,자신들만알아들을수있는언어로선점해버린다.그리고그언어를사용할것을요구한다.
---「선점된언어배우기」중에서

그리스도인들은사람들사이에서교회로존재해야한다.일정한장소와제도속으로들어오라고외치는교회가아니라사람들곁에서교회로존재하기위해서는목회자가교회로부터재정을독립해야한다는생각에이르렀다.시행착오끝에목회와병행하기에용이한목수라는직업을선택하게되었다.사람들사이에서교회로존재하기위해일터로나서고싶었다.
---「사람들사이의교회」중에서

안전하다는것은폭력이없는상태,곧타자를차별하거나혐오하지않음을의미한다.이렇듯안전함은차별이없어야가능하며,존재를있는모습그대로인정하는데서시작된다.안전한교회여야만환대의공동체가될수있다.어떤이들은비슷한생각과지향을가진사람들이모인교회를안전하고건강한교회라고말하기도한다.하지만서로다른생각과지향을가진사람들이모여서로를설득하고이해하며조율하는교회가진정으로안전하고건강한교회가아닐까.그렇다고한다면교회의건강도는‘다양성’을통해서만유지된다고말할수있을것이다.
---「안전한교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