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의 언어는 언어의 원천이다. 시인이 진설해 놓는 언어를 통한 이미지가 사상思想을 앞서고 개념槪念을 초월하는 까닭이다. 통상, 철학이 새로운 개념의 전개라면 시는 정신의 언어적 표현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기실 시는 정신과 육체라는 인간의 영육에 대한 이원성이 아닌, 정신을 초월한 그 이상의 존재, 이를테면 신비한 영혼이라든가 혼령의 현상학이라 하겠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한 자리에 북 박혀 서 있는 ‘바위가 길을 가고, 나무가 길을 가는’ 이성과 인식을 뛰어넘는 초자연적 현상이 벌어지겠는가. ‘바위’나 ‘나무’처럼 어찌 ‘세상 모든 것들이/제 길을’ 가고, 우제봉 시인 역시 평생 ‘시인의 길’을 걸어왔다고 시집 서두부터 태연하게 단언할 수 있겠는가. 충남 예산군 대술면에서 태어나 지금도 대술 고향 집에 살아가는 청암 우제봉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인 『가을 은행잎』 서문에 명확하게 그를 선언하면서 시집의 첫 페이지를 연다.
가을 은행잎 (청암 우제봉 3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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