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종착지는 집입니다 (하우스갤러리 이야기 | 반양장)

그림의 종착지는 집입니다 (하우스갤러리 이야기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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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족과 함께 사는 30평 아파트에서 갤러리를 하겠다고?
강언덕. 그녀가 가족과 함께 사는 30평 아파트에서 갤러리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에 남편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펄쩍 뛰었지만 끝까지 말리지는 못했다. 그녀의 간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14년을 일한 재원이었던 그녀가 육아를 위해 퇴직하고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팬데믹 상황까지 덮치면서, 프리랜서로 하던 일마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집에만 갇혀 지낼 수도 있었지만, 집에 걸려 있는 그림으로 위로를 받으면서 그녀는 그림의 종착지는 집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서, 집에서 갤러리를 하고 싶어졌다. 일을 하고 싶은 자신은 물론 코로나로 전시회를 열 수 없는 작가와 전시회에 갈 수 없는 관람객들을 위한 하우스갤러리를 말이다. Why not! 그렇게 해서 그녀는 가족과 함께 사는 아파트에서 하우스갤러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작가들과 관람객들도 뜨거운 호응으로 화답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14회의 전시회를 이어오는 동안 1,7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그림의 종착지는 집입니다

그녀는 하우스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그림의 종착지는 집이여야 한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럭셔리한 공간에 있는 대단한 그림보다는 내 옆에 있는 그림이 더 소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부엌 한쪽에 놓인 그림, 아이 눈높이에 걸려 있는 그림이 있는 집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하우스갤러리라는 새로운 형식에 많은 작가들이 관심을 보였다. 미술작가에 국한되지 않고 시인, 건축가, 음악가, 무용가, 디자이너, 그림책작가 들도 문을 두드린다는데, 정작 그녀에게 가장 인상적인 사람들은 그녀와 닮은, 비슷한 연배의 여성 관객들이라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서로 비슷한 고민이 있는 삶의 동지 같은… 초면에도 불구하고 그림이라는 공통의 화제를 놓고 함께 울고 웃기도 했던 그들은 하나같이 하우스갤러리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었고 그녀가 한 발을 더 내디딜 수 있게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우스갤러리를 운영하는 동안 작가에게나 관람객에게나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 있고, 한 발을 더 내디딜 용기를 줄 수 있는 일이기를. 그녀는 바란다.
저자

강언덕

저자:강언덕
그림의종착지는미술관이아닌집이라는생각을하고있다.
2020년부터살고있는아파트에서전시를하며일상에서예술을소개하는‘하우스갤러리2303’을운영하고있다.
홍익대학교에서예술학을전공했고,이화여대에서MBA과정을밟고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일했으며,여러문화정책연구에참여했다.

목차


들어서며―삶으로들어온예술5

I집으로온그림

내선물은샤넬말고14
씨앗,이모든것의시작21
어쩌다가집에서27
젠가33
내손안의작은미술관40
보라,이부엌의신God을44
어쩌면진짜일지도몰라52
부엌의그림한점58
상처난그림63

Ⅱ집으로간그림

아버지와빈포도가지72
널기다렸어80
캔버스위건축가87
서걱이며걷는밤93
여기서부터여름100
사랑보단느린날108
지각되지않는것114
작고소중한,그래서내곁을지켜줄120
옅어지고사라지는것129
관객기록1134
관객기록2140
관객기록3146

Ⅲ그림과집그사이

경계에서경계로,헤르메스처럼152
심플한삶이아름다운이유157
그림과함께커피한잔162
그림친구들과도장깨기168
안목을가지려면174
그림과아이의공통점179
시나브로,하우스갤러리경주184
새운동화189

나가며―예술로들어간삶210

출판사 서평

그림의종착지는집입니다

그녀는하우스갤러리를운영하면서그림의종착지는집이여야한다는생각이더확고해졌다.럭셔리한공간에있는대단한그림보다는내옆에있는그림이더소중할수있다는생각을한다.부엌한쪽에놓인그림,아이눈높이에걸려있는그림이있는집이더많아졌으면한다고.하우스갤러리라는새로운형식에많은작가들이관심을보였다.미술작가에국한되지않고시인,건축가,음악가,무용가,디자이너,그림책작가들도문을두드린다는데,정작그녀에게가장인상적인사람들은그녀와닮은,비슷한연배의여성관객들이라고한다.“나는누구인가,나는무엇을좋아하는가,나는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서로비슷한고민이있는삶의동지같은…초면에도불구하고그림이라는공통의화제를놓고함께울고웃기도했던그들은하나같이하우스갤러리를진심으로응원해주었고그녀가한발을더내디딜수있게용기를주었다고한다.그래서그녀는지금자신이하고있는일도그랬으면좋겠다고한다.하우스갤러리를운영하는동안작가에게나관람객에게나자신과비슷한일을하고있거나비슷한고민을하고있는이들을진심으로응원해줄수있고,한발을더내디딜용기를줄수있는일이기를.그녀는바란다.

책속에서

p.30
나는그림이있는공간에거주하면서,즉나의일상곳곳에자리한그림이미술관이나갤러리의그림보다훨씬친밀하고가깝게느껴진다.묘하게집에서보는그림은어떤마력이있었다.

p.31
집을전시장으로쓰고,낯선이들이집을방문한다는이야기에남편의첫마디는“당신미쳤어?제정신이야?”였다.

p.31
나의‘똘끼와고집을남편은알고있었다.내눈에서조용한광기를읽고마침내그는굴복했다.첫취업보다어려운재취업의경력단절을그도안타까워하고있었다.

p.35
예술가의삶,예술생태계의작동에서내가가장관심을가지는주제는제속가능성이다.

p.46
작가의삶자체가나에겐감동으로다가왔다.끝없이방황하고고민하며하갤을운영하고있는40대중반의나에게한발더내딛고헤맬용기를주는것만같았기때문이다.

p.46
어떻게경력단절을극복했느냐는나의우문에작가는한번도단절된삶을산적이없다는현답을내놓았다.
p.46
작가는아이만바라보지말고엄마의삶을살아야한다고,좋아하는일에한발씩다가가고노력하는모습을보여주는것이야말로그자체가교육이라고했다.

p.48
삶에예술을뺏기지도,예술에삶을희생시키지도않겠다는결연한눈빛의30년전30세의작가를마주하게된것이다.작가의모습과기개는변함없이그대로였다.

p.58
그래서나는부엌에도그림을둔다.집에서내가가장많은시간을보내는장소이기때문이다.

p.67
우리는한동안새로운겨울외투따위는살수없었다.옷소매끝이해졌지만우리를위로하듯한동안빈티지패션이유행해서다행이었다.그림을보고뿌둣해하는남편을보니,나도모르게웃음이나왔다.그가이세계에들어왔다.

p.139
하갤을통해만난가장인상적인사람들은바로나와닮은,비슷한연배의여성관객들이다.“나는누구인가,나는무엇을좋아하는가,나는어떻게살아야하는가.”나는내가고민이많은사람이라고생각했는데,마흔이넘어서도사춘기때와비슷하게고민이많은나와비슷한여성들이정말많다는것을알게되었다.

p.178
미술사도록이나미술관의컬렉션은분명좋은길잡이긴하지만,좋은안목을가지는것의중심은그럼에도자기자신이어야한다.자신의눈을믿어보라고얘기하고싶다.

p.212
그러다그림이나의집에오고나서야,나와눈마주치는곳에서가까이서나를위로하고말을건네는진정한그림의힘을경험하게되었다.그림의종착지는집,결국우리의삶한가운데가되어야한다.삶이예술로들어가고예술이삶으로들어올때진정한예술의가치가발현된다.

p.213
예술은인간을인간답게만들어주는가장아름다운존재이며,타인을이해하고나를사랑하는힘을준다.그러나한편예술은물처럼투명하고유연해서사람들에게가닿는의미가모두다르기때문에섣불리확언의마침표를찍을수없다는것도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