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자라는 여름 - 산문과 결

뼈가 자라는 여름 - 산문과 결

$15.00
Description
“사람도 가끔은 태양보다 더 멀리에서 스스로를 비추는 순간이 있다.
나는 그때마다 글을 썼다. 여름에 관한 일이었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 관한 일이었다.”
김해경의 첫 산문집 『뼈가 자라는 여름』이 출간되었다.

그에게 여름은 삶에 관한 집요한 자기문답과 새로운 질문을 던진 계절이다. 뼈가 자라는 인고의 시간이 담긴 이 책은 한낮 햇빛처럼 파고드는 사랑과 문학, 홀연히 드리우는 외로움과 그리움, 나아지리라는 희망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모두 김해경의 뼈대를 이루는 일이다.

그의 여름과 마주하다 보면 나의 삶을 지탱하는 뼈대가 무엇인지 골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해경

글을쓰며시를곁에두는사람.김해경산문<사랑과유실>,<내가사랑하는시인들>을연재했다.

목차

1부

12여름은/14괜스레화가나는날들/16매달림/17물성/19오늘도사람들이떠난다/20자취방1/21깜깜한서랍/23기억/24빨강/26제목없음/29제목있음/31나무처럼/33W에게/36빈틈/37자취방2/38낮달/41아직은/44연금술!/48자취방3/51잠/52편지쓰기/555월9일/59여름거두기

2부

64여력이없습니다/66환청1/67소인배/70환청2/71글쓰기모임/75오후의뼈/77밤에손톱깎기/80협조하겠습니다/83페소아/85환청3/86오늘은조용하다/87대답/88시쓰는저녁/91주말/93근황/97환청4/98긴그림자

3부

100엄마에게/101산책/110화동/113비오는화동/125고양이

4부

132시/133여름의뼈/143비오는밤이었다/145주머니/146새벽에는방한가운데무릎을꿇고사랑을한다/147여행/149주취자/152어린날의연금술/154겨울풍경/156아침마다오는카톡/158연필을깎으면서/159천마총/160철든다는것/162부재중/164소나기/165졸업/167문자메시지/168회복한줄알았다/170어떤이력/175그어느날/176작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두세번다시읽게되는이야기

김해경은여름이라는계절을통해자신의뼈대를더듬어본다.설혹세상이그의마음을알아주지못하여도무수히반복되는여름처럼불가항력으로스미는사랑을글로옮겼다.그대상은삶이될수도,그리운사람이될수도,문학이될수도있다.김해경은축축하게젖은마음사이로희망을품고“사랑을하리라고”고백한다.

이책에는글을짓는사람의고민과감정이서슴없이담겨있다.글과삶의경계가불분명한김해경에게글은곧생활이된다.우리가매끼니를고민하는것처럼그는어떤문장으로자신의언어를구축할지에대하여고민한다.누구도쉬이헤아리지못할외로운시간이지만,그는외로움을세상에꺼내보일준비를마쳤다.

“기다렸습니다,여름이오기를.그리고다시기다렸습니다,여름이떠나길.기다리기만하다가놓쳐버린한시절을여기에묶어두기로합니다.”

책속에서

그동안증명해야할게너무많았다.삶이삶만으로충분하지않아서.항상넘쳐야했다.가진게없어서몸을흔들었다.몸을흔들면몸밖으로내가흥건했다.그러면말을거는사람도몇있었다.그러나그뿐.비워진마음을채우는사건은없었다.
---「산책」중에서

피가나면헝겊보다하얀시로내상처를아물게했던그리운말들을되뇌며떠난친구를위해가만히시를외우는늙은저녁에,아픔이아픔을덮는다.사랑이세상을덮는다.초록풀무성한여기는나의평원이다.햇살이눕고내마음도그옆에누워서여전히푸르뎅뎅해진다.다시만나도변할수없는것이있다고믿는다.
---「산책」중에서

살이녹고뼈가무너지는고통속에서아무렇지않게거짓말을하는수많은죽음을애도하기위하여내가선택한문장은여름이었지만그것으로부터작별을당한지는꽤오래되었다.누구한테도이야기하지않은불면의날들.나는그날의일들을조금씩글자로옮기고있다.
---「비오는화동」중에서

자주꿈을꾸고희망에찬다는게쉽고기쁜일이라면누가마다할건가.신은아직도내편이아니고나는바라는게많은데,태양뒤에서면숲속까지고개를내미는저녁의목엔누가목을축여줄건가.
---「철든다는것」중에서

내가하는모든일이자꾸만우스워진다.비는그칠줄을모르고,나는젖을줄모르는사람처럼자꾸눈물이났다.다다르니처음보는길이었다.어두웠고무서웠다.나약한마음이드니등골이낭떠러지처럼깊어진다.아무도나를위해뛰어들진않을것같고,나도나를안아줄수없는하루였다.그리고이렇게글을쓰고훌훌털길바란다.
---「소나기」중에서

문학을사랑하고인간을사랑할때.참을수없는눈물속엔빛이있다.그리고그빛을향해끝없이몸을던지는사람이있다.눈물의바깥에서시작된어떤꿈이,너무정직해서그사람을배신할때.내가보았던어둠과텅빈불빛.그것은세계였을까.
---「여행」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