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비판이론과디지털미디어를통합하고계산할수있는것과계산할수없는것사이의변화하는경계를매핑하는'목표를달성한정보화와알고리즘의현재에대한역사다."
-할포스터(HalForster),미술사학자
디지털기술은이전까지존재하지않았던것처럼,오롯이우리시대의성취로여겨지곤한다.사실그렇지는않다.다만그사실을헤아리기에는아주먼길을돌아컴퓨터와디지털기술의역사를되짚어나가야할뿐이다.
한편으로기술의발전과정이‘무결하고’,‘완전한’,그리고그것이완성된오늘날로아주자연스럽게귀결되는것처럼생각할수있다.그또한사실이아니다.비단기술의역사뿐만아니라인류의역사는수많은실패와오해,그리고배제와차별이있었다.
디지털기술,컴퓨터,네트워크의방대한역사를좇는것만으로바쁠수있지만,이문제는절대쉽게넘어가서는안되는것이다.미디어학자알렉산더갤러웨이가쓴『계산할수없는』이가지는의미가바로여기에있다.정신없이발전해나가는기술의홍수속에서쉽사리잊힐수있는작은에피소드를통해우리는디지털기술에다시금낯설게다가가면서새롭게이해할수있는여지를만들어갈수있다.
책의시작을차지하는‘사진조각’의이야기는‘3D스캐너’의아이디어가이미19세기,한조각가의공방에서시작되었음을보여준다.‘프로그래밍’을하는것의정의를좀더넓게가져갈수있다면,우리는배비지의차분기관을위한프로그램을작성한19세기의여성수학자에이다러브레이스와베틀을이용해디지털이미지를직조한또다른에이다,에이다디에츠의이야기를살펴볼수있다.
책속에서
“이책은계산가능할수있는것과계산할수없는것에대해말한다.나는일반적인이론을말하는대신,일련의역사적인에피소드들에대해이야기하려고한다.이에피소드들은컴퓨터계산n과디지털미디어의방대한기록창고속이야기들을건져낸것이다.이를통해컴퓨터계산이어떻게성공하는지혹은실패하는지,디지털이어떻게번성하며동시에위축되는지,네트워크가어떻게상호연결되면서,또한마모되어서로멀어지는지를보여주고자한다.”
“‘계산불가능성’은특히20세기들어다른의미를더포함하기시작했다.그중두가지는합리성의한계와실질적인한계에대한것이다.합리성에대한반발은분명,합리성그자신만큼이나오래되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합리성에대한20세기초의역설들은,바로그이유때문에일련의한계들을마주할수밖에없었다.”
“태양을사진가라고생각하는것은멋진일이다.그렇지만고티에는‘하지만태양은조각가다!이경이로움앞에서상상력은뒤흔들리고야만다’고생각했다.”
“디지털을이산적인단위에의해표현되는어떤상태라고정의한다면,사진조각과동체사진법은분명디지털기술이라고할수있다.동체사진법은시간에따라나눠서찍은일련의사진들에의해,사진조각은회전축을중심으로찍은사진들에의해디지털이된다.”
“카메라의렌즈를고려해보자.깊이에대해가장영향을많이받는망원렌즈는가장심도가얕은평평한이미지를만들어낸다.이와유사하게,반복되는팔림프세스트에서기술적으로나기호론적으로모두x나y축으로의전파는z축의시간적인깊이때문에위축된다.결국가장기본적인단위로보이는것조차도동시에깊이를가지게된다.”
“사진은결국목적을위한수단일뿐이었다.브라우네와피셔는그들의데이터더미를새로운방식으로활용했다.윌렘이조각을만들기위해사진을활용했듯이,브라우네와피셔는모형을만들기위해사진을사용했다.”
“컴퓨터는중복이라는형태로자신을드러낸다.시점을곱절로만들어이를공간에분산시키고,연속적인시계열보다는병렬적으로순간을저장하는것을선호한다.”
“크럼브기계와마찬가지로,드로보이의본질은암호화된기판을순서대로‘읽어서’잉아를오르락내리락하도록해특정한직물을만들어내는메커니즘이다.이지점에서물질은정보와맞닥뜨리게된다.“
“미디어의역사를되짚는과정에서컴퓨터를베틀과동일선상에놓는것은매력적으로느껴지지만,배비지자신이쓴은유는베틀이나혹은다른기계가아니라엔진이었음이분명하다.“
“‘수학의역사에는오직소피아코발렙스카야와에미뇌터,두명의여성만존재한다.전자는수학자가아니었고,후자는여성이아니었다.’헤르만바일의악명높은농담은수학에서여성에대한통념을보여주고있다.여기에여성수학자는없다.아무튼,없다.”
“현대의이진법은궁극적으로는가짜라고할수있다.컴퓨터에서0과1은단순한산술계산수준에서대칭을이루지만,온라인과오프라인의이진법은근본적으로호환될수없기때문에서로접하게될일이거의없기때문이다.”
“새로운어둠이존재한다고말하지는않겠다.우리는불투명한것이부상하는것과투명한것이몰락하는것을좌시하고있지만은않을것이다.하지만그반대도선언하지않을것이다.그저,질문을하기위해내린결정을철회하는것이다.대신질문을던져라.이영원은무엇인가?껍질과껍질을벗겨버리는것,위장과범죄로세상을가득채우는이블랙박스는무엇인가?이것은우리의적인가,혹은우리는적의편에서있는가?이것은새로운허무주의일뿐일까?아니,전부다틀렸다.이것은가장순수한형태의사랑이다.”
“그렇지만이것이인문학을단순히기계적인암기로그치게만드는디지털화를옹호한다는뜻은아니며,모든아이들에게노트북이제공되어야한다는것도아니다.무비판적인‘도구의선택’이나인지과학,신경과학,컴퓨터과학혹은다른곳에서차용한실증주의적연구방법이꾸준히우리를잠식해오는것만큼인문학을무력하게만드는것은없다.우리는학계가구글화되는것에회의적인반응을보여야한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