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신화의 주인공을 위한 노래 (돌에 불어넣은 숨결, 고구려 신화 이야기)

고구려 신화의 주인공을 위한 노래 (돌에 불어넣은 숨결, 고구려 신화 이야기)

$20.00
Description
벽화로 숨 쉬는 고구려 사람들의 신앙 대상을 돌 속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다
이 책은 현재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장이자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전호태 교수가 우리에게 익숙한 고구려 벽화 속에 등장하는 신화 속 상징을 전각으로 표현하여 전시하기 위해 고구려 신화 전반을 해설하고 소개하는 단행본이다. 고구려 신화의 대표적인 것은 유화(柳花)와 주몽(朱蒙)의 이야기이다. 고구려 신화가 가지 쳐 나온 동명신화(東明神話)가 있지만, 이것은 부여(夫餘) 이전에 색리국(橐離国) 등으로 불리던 북방 왕국 건국 이야기의 다른 버전일 뿐이다. 그래서 저자는 고구려 신화의 원형을 그동안 발굴 현장 등에서 발견한 벽화 속 생명체로부터 찾고 그 신화 속 생명체에게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
저자는 고구려 신화 속 상징인 달신, 해신, 신농(神農), 불의 신, 쇠부리 신 등 30여 개가 넘는 신화 속 주인공을 전각 작품으로 탄생시키며 각각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자작시와 해설을 곁들인 신화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고구려 오회분4호묘, 삼실총, 무용총, 덕흥리벽화분, 강서대묘 등 산재하고 있는 고구려 벽화 속 주인공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음으로써 고구려인들의 신앙 대상과 그들의 소망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고구려 고분에 등장하는 신화의 주인공들에 대한 저자의 신화적 상상력에만 그치지 않고 부록에는 그동안 저자가 연구한 ‘고구려의 신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고분벽화’, ‘웅녀의 동굴, 유화의 방-신화 속 두 세계의 접점’, ‘고구려 고분벽화의 직녀도’ 등 학술 연구 성과도 담고 있어서 고구려 고분 세계를 탐구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민족에게는 찬란했던 역사적 사실이자 현장인 고구려 고분 속 숨은 이야기를 통해 고구려와 중국의 외교 관계, 역사, 문화 등을 재미있게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의 방대한 상상력과 역사적 근거를 따라가며 고구려 신화 속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에게 낯설었던 고구려인들의 삶을 만나는 환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전호태

서울대학교 국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및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 방문교수, 울산광역시 문화재위원,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 한국암각화학회장, 울산대학교 박물관장 등을 역임했다. 암각화를 비롯한 한국 고대의 역사와 미술 그리고 문화를 활발히 연구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문화를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간 쉼 없는 저술 활동을 이어나가며 어린이부터 청소년과 일반 시민 그리고 대학생과 전문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들과 만나왔다. 『중국인의 오브제』, 『고대에서 도착한 생각들』, 『황금의 시대 신라』, 『고구려에서 만난 우리 역사』, 『비밀의 문 환문총』,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여행』, 『글로벌 한국사 1-문명의 성장과 한국고대사』, 『화상석 속의 신화와 역사』 등의 교양서와 『고구려 벽화고분의 과거와 현재』, 『무용총 수렵도』, 『고구려 생활문화사 연구』, 『고구려 벽화고분』, 『울산 반구대암각화 연구』, 『고구려 고분벽화의 세계』,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등의 연구서를 포함해 다수의 저서가 있다. 백상출판문화상 인문과학부문 저작상, 고구려발해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며

1부 돌에 불어넣은 숨결, 고구려 신화 이야기

1. 달신
2, 해신
3. 신농神農
4. 불의 신
5. 쇠부리 신
6. 숫돌의 신
7. 수레바퀴의 신
8. 전쟁신
9. 거문고 타는 선인仙人
10. 비파 타는 선인
11. 뿔나팔 부는 선인
12. 학을 타고 나는 선인
13. 하늘 기운 타고 나는 선인
14. 당幢을 든 선인
15. 번幡을 든 옥녀玉女
16. 선계仙界로 가는 선인
17. 천왕天王
18. 천문지기
19. 달과 선인
20. 요고腰鼓 연주하는 선인
21. 단약丹藥 사발을 든 선인
22. 소머리 새
23. 짐승머리 새
24. 성성이
25. 토끼머리 새
26. 사람머리 짐승
27. 지축地軸
28. 부귀富貴
29. 비어飛魚
30. 천마天馬
31. 천록天鹿
32. 만세萬歲
33. 천추千秋
34. 기린麒麟

2부 부록

1. 고구려의 신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고분벽화
2. 웅녀의 동굴, 유화의 방- 신화 속 두 세계의 접점
3. 고구려 고분벽화의 직녀도
4. 고분벽화로 본 고구려인의 신선 신앙

글을 마치며

참고 문헌

출판사 서평

# 돌에서 새롭게 숨쉬는 고구려 신화 이야기

현재는 주로 중국의 땅이 되어버린 만주 지역에는 우리 민족의 찬란했던 한 부분인 고구려의 고분들이 산재해 있다. 고구려 벽화를 이야기하면 흔히 무용총 속 ‘수렵도’를 떠올리지만 고구려 벽화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오회분(五恢墳)4호묘, 오회분5호묘 등에는 고구려 후기 벽화고분이 산재해 있고 이 속에도 다양한 고구려인들의 신화가 숨어 있다. 그중 불에 달군 쇠를 모탕 위에 놓고 마치로 두드리는 모습의 쇠부리신은 철기를 귀중하게 여겼던 당시의 경제 상황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고분에 등장하는 숯돌의 신은 소, 양 먹이는 목동도 허리띠에 숫돌 걸고 나가는 게 일상이었고 칼이건, 낫이건 날이 무뎌지면 쓸모가 없어서 녹이 덮이기 전에 숫돌에 날을 갈아두던 고구려인들의 생활 풍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신화 이야기이자 고구려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담겨 있다. 따라서 저자를 따라가는 고구려 신화 속 이야기에서 독자들의 상상력도 나래를 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 비파를 타고 뿔나팔을 부는 신선의 이야기

고구려 신화 속에는 다양한 신선들이 등장한다. 신선은 우리 민족이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염원을 담은 상징이며 오랫동안 민족 문화의 문화 코드 중 하나였다. 그런데 고구려 신화 속 신선들은 거문고나 비파를 타고, 뿔나팔을 불며 학을 타고 하늘을 나르기도 한다. 그중에서 옥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 세계의 여인 옥녀는 곤륜선계(崑崙仙界)의 주관자 서왕모(西王母) 곁에서 온갖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데 특히 옥녀는 서왕모가 연다는 반도회(蟠桃會)를 준비하고 이 모임에 참석하려고 온 하늘 세계 곳곳의 선인들을 안내하는 일도 한다. 이 책 속에는 다양한 상징물을 담고 있는 신선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전통문화의 곳곳에 스며 있는 신선 이야기가 고구려 시대 사람들의 소망 세계이자 삶의 일부였다는 것을 느끼며 신선들의 상징물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 기린(麒麟)은 목이 짧다

우리는 기린이라는 말을 들으며 목과 다리가 긴 동물을 떠올린다. 그런데 기린은 목도 짧고 다리도 말을 닮은 신령스러운 동물이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오랫동안 서아시아의 신령스러운 동물로 인식되고 있는 기린에 대한 인식과 상상이 사라지고 아프리카 초원의 목이 긴 기린만 남아 있다. 그런데 이 밖에도 고구려 벽화 속에는 남녀의 머리가 달린 동물인 지축, 하늘을 나는 물고기 비어, 하늘을 나는 말이나 사슴인 천마와 천록 등 다양한 상상 속의 동물이나 상징을 만나는 것은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신화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 창의성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우주를 넘나드는 초월적 세계관을 가진 고대 고구려 사람들의 숨결을 돌 속에 새겨진 신화의 주인공들에게서 만나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