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채집

산책채집

$15.00
Description
햇빛 도시들을 산책하며 채집한
탁월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언어
『산책채집』은 다섯 개의 도시들을 산책하며 채집한 이유운 작가의 언어적 기록과 황유경 작가의 이미지적 기록을 융합하여 만든 책이다. 톨레도에서 발리, 이즈미르, 안탈리아, 기타큐슈, 그리고 서울에까지 이어지는 도시의 긴 길을 지나면서, 두 작가는 과거의 일들과 현재의 감상을 독특한 미감으로 종합한 그들만의 가능세계를 만들어 낸다.

『산책채집』에서 이유운 작가는 여러 종류의 여행 중에 수집되는 이야기들을 빛나는 철학적 사유와 연결 지으며, 그것을 자신만의 아름다운 이론으로 밝혀낸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유예’ 챕터가 있는데, 호텔 로비나 공항, 영화관, 고속버스터미널 등의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느릿한 기록은 여행 끝 캐리어 안에 눌러 담긴 기념품처럼 애써 주워오고 싶었던 사유의 조각들 그 자체이다. 허탈한 사랑과 빛나는 기억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유랑자의 단상은 정확도 높은 탁월한 글 속에서 산발적으로 빛난다.

『산책채집』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그러한 글과 황유경 작가의 그림이 하나의 튼튼한 갈래를 형성하며, 연인의 키스처럼 분리불가하게 섞여든다는 점이다. 이미지와 텍스트는 독립적으로 나열되지 않고 서로의 이야기를 보충하면서 용매와 용질처럼 완전한 하나가 된다. 『산책채집』 속 삽화는 그 이웃인 글이 담고자 하는 어둡고 비밀스러운 이야기의 실제적인 형상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상상을 매우 적절한 정도로 자극하며 더 먼 곳으로 끌고 나간다.

그리하여 『산책채집』은 이루어지지 못한 열망들을 담고 있는 동시에, 그럼에도 우아한 걸음으로 산책을 계속할 것을 선언하는 주체의 기록이다. “아직까지는, 그러니까 아직까지는……”이라고 되뇌는 말미의 중얼거림처럼, 어떤 걸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섣불리 낙망하지도 않고 낙관하지도 않는, 한 인간의 굉장하게 아름다운 노력이 『산책채집』 속에 구체적인 생김새로서 영원히 살아 있다.
저자

이유운

철학을공부하고문학을한다.
『변방의언어로사랑하며』와『사랑과탄생』을썼다.

목차

여는글

1장.햇빛도시에서눈물말리기

1)스페인,톨레도
─소심한박하사탕이론
+유예,호텔로비

2)인도네시아,발리
─신들의도시에는권태가없다
+유예,공항

3)튀르키예,이즈미르기차역과안탈리아
─불투명한봉투에담긴
+유예,영화관

4)일본,기타큐슈
─평범의신성
+유예,고속버스터미널

2장.빛을통과한장소와소리를투과한시간에대하여

1)서울생활1:
─가장간단한생활의유지
+유예,흡연구역

2)서울생활2:
─빈칸과빈칸사이
+유예,카페테라스

3)서울생활3:
─거울을비추는얼굴
+유예,새벽시장과빵집

4)서울생활4:
─이것은모독이아니다
+유예,6인용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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