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 (이옥금 시집)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 (이옥금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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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기 앞의 꽃을 명상하다

한국 현대시에서 ‘꽃’은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미당이 설파한 누님같이 생긴 꽃, 국화는 만고풍상을 겪고 난 후 피어난 완숙미를 드러낸다고 평자들은 말합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온 세상이 복무해야 한다는 생각은 환상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너를 불러 줘야만 하나의 존재로 인식된다는 김춘수의 시각은 자기중심적 사유의 발로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존재의 타자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는 새로운 꽃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완상 대상으로서, 인식 대상으로서 꽃이 아니라 실존하는 꽃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시들지 않는 꽃은 영원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소멸 능력이 사라진 비주체적 존재의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시들지 않는 꽃은 생명을 잉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저 누군가 바라봄의 대상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시집은 하루도 쉴 수 없는 여성성을 담지하고 있습니다.
하루도 쉴 수 없는 여성 현실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자기 의지대로 선택하고 결정하여 실천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그것은 애초에 정해진 삶의 출발, 고정된 생활의 질곡, 예정된 여성 종말의 전통을 상징합니다. 이옥금은 이 상징을 깨기 위해 오히려 하루도 쉴 수 없다고 자기 분열을 시도합니다. 남성성의 푯대 위에 자기 깃발을 세우고자 합니다. 이러한 일은 엘렌 식수가 주장했던 ‘voler’의 상상력입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날아가는 일입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변신하는 일입니다. 이 시집은 그러한 여성 변화의 명상을 담았습니다.
이옥금은 귀농 시인입니다. 서울 예술 대학교 문예 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월간문학』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하였습니다. 그 이전 2000년 계간 『학산문학』에 소설이 추천 완료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이력에도 문단을 떠나 시골로 간 이유는 그의 문학 속에 자연을 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경북 문경에서 미나리를 키우며 잃어버린 자기를 되찾으려는 것이며, 자기 앞의 생을 살고자 하는 뜻입니다.

『꽃이 시들지 않아 하루도 쉴 수 없다』는 무엇을 담았는가?

기다리는 힘

걷는 사람은 사색하는 이입니다. 그러므로 그의 철학적 사유 속에 시는 깊이 자리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는 기다리는 이의 것입니다. 김기림은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변절하지 않은 몇 안 되는 시인입니다. 그가 미당이나 최재서를 따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기다리는 힘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시인의 예언자적 지성으로 새로운 세상이 오고 있다는 것을. 그처럼 이 시집은 하루도 쉬지 않고 기다라는 이의 마음 자세로 새로운 영토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의 기다림은 총 6부로 나누어 편성했습니다. 1부 돌아오지 않은 것들을 위해 기다림, 2부 빠져나오지 못한 것들을 위해 떠남, 3부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위해 돌아감, 4부 이 길을 건너기 위해 다시 세움, 5부 먼 곳에 다녀오기 위해 기억함, 6부 전깃줄 위의 생을 위해 애도함. 1부는 귀농 살이 현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떠난 것들을 자연이 언제나 기다리듯이 문을 닫지 않고 시인이 문전에 서 있습니다. 2부는 전통적 여성성에 갇힌 생각들을 판단중지시키고 새롭게 문을 열고 있습니다. 3부는 부정했던 여성적 면모를 다시금 복원시키고자 합니다. 4부는 괄호 친 존재들의 타자성을 담았습니다. 5부는 빛바랜 옛사랑을 더듬고 있습니다. 6부는 간당간당한 삶의 현장을 지켜보며 위기에 처한 존재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 시집은 궁극적으로 기다리는 힘이 거름이 되어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갈 것이라는 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 땅에 시의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 있지만 이옥금은 그 남성적 상징 위에 여성적 깃발을 꽂고자 합니다. 아직은 깃발의 아우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 찬찬히 이 시집을 읽다보면 분명 기다리는 자의 미래가 보이리라 믿습니다.
저자

이옥금

전북김제출생.서울예술대학교문예창작학과졸업.2007년『월간문학』시부문신인상수상등단.2000년계간『학산문학』소설추천완료.2012년문경으로귀농현재문경청정미나리대표.

목차

1부돌아오지않는것들을위해_기다림

과심果心
닭들이돌아온다
이무기가사는밭
산골깊은밤
당산나무
감사비료
달무리지던밤
열한시반시골버스
밥맛
피차彼此
청벌레
돌이끼
분홍두부



2부빠져나오지못한것들을위해_떠남

바다에는문이없다
바다를건너가는버스
궁륭穹窿이펼쳐지다
돌담
코리도라스여자
이란성
도마뱀꼬리를보았다
회전문
여행
완두
눈보라



3부지금은사라진것들을위해_돌아감

바다로가는길목
여자와가방
월미도에뜬흰달
조화속이다
어떤여자의요리셀카
반달
검은비닐봉지
하지夏至
엄마가안계시니
냉장고
구두소리
엄마의뒷머리


4부이길을건너기위해_다시세움

은둔
그림자들이보따리를안고있다
거미와비행기
새벽조등弔燈
자명종
도덕경제81장
백년된집
골짜기연못
착한사람
어느집개에관한이야기
공사구간
굴뚝그림자


5부먼곳에다녀오기위해_기억함

벽속에서귀뚜라미가운다
그믐
맨드라미
미시령터널
개얼굴
말랭이
열정
어시장에서
남산위의자물통
사랑
희양산

6부전깃줄위의생을위해_애도함

언잠
당직
2월의납골당
전깃줄
전깃줄에
지중화地中化
어떤벌레
장미505사絲
전화
마을회관

여백
해설기둥하나로세운시(이민호)

출판사 서평

시집해설에서

기둥하나로세운시

1.시를세우는일

시는쓰는것이아니라짓는것이다.어원으로도시poem는그리스어‘poesis’에서유래했는데‘만들다’는뜻을품고있으니더욱그렇다.그처럼시는쓰는것만이능사가아니다.이옥금시를대하며시는어쩌면세우는일이아닐까하는생각이든다.시를짓고관조하는데머물지않고하늘높이올리는일은아닐까.
바슐라르는시적상상력을수직적상상력이라특히집어말한다.정지된시간,밋밋한시간,일상적시간,타인의시간,사물의시간에서벗어나수평적삶에묶인존재해방을재촉한다.이수직적상상력은선회의시간,길들여지지않은시간,신비로운시간,존재의응집을보여주는시간이다.이옥금의이번시집은그러한시인의시간을담고있다.심장이고동치고있는지,기쁨이커지고있는지더이상알지못한채살아가는생의면면에균열을가하려는것이다.
이옥금은시「당산나무」에서수직적상상력의실마리를드러낸다.그는‘낯설고막막한들판’,즉수평적시간에갇혀있다.거기에서‘오벨리스크’상징과대면하고있다.태양신을우러렀던남근욕망과마주한것이다.그의시는거기에서시작한다.그의삶을지배했던지배적권위를부정하고무언가다시시작하고자한다.하늘에닿고자하는수직적몽상을‘위해’기존서판위에돌멩이하나를얹듯시한편을올려놓는다.그것은‘기둥하나로세운’시의‘신전’이다.궁극적으로‘수도자의얼굴’을한시의다발이‘나뭇잎’처럼매달려아우성치는깃발을꿈꾸고있다.
그에게시를세우는일은수평적시간에갇힌존재를‘위해’기다리고,길떠나며,기꺼이돌아가는일이며,새롭게다시세우는일이다.그것은기억하기위해애도하는일이다.돌아오지않은것들을위한기다림의시이며,어느질곡에선가빠져나오지못한것들을위한떠남의시이며,지금은사라진것들을위한돌아감의시이며,앞을가로막는길을건너기위한다시세움의시이다.그렇게먼곳에다녀오기위해기억하고전깃줄위에걸린듯위태로운목숨을위해애도하는시이다.

2.식물성대화와엇갈이의시

이옥금이시를세우는공간은자연이다.구체적으로는귀농하여스스로선택한농촌의일상이다.아직은시의씨앗을뿌리고가꾸는단계다.시의열매는내밀한곳에웅크리고있다.그런측면에서기둥의시라할수있다.펄럭이는시의깃발은내걸리지않은상태다.다만순정한시의아우성이보이지않는곳에서들리는것같다.

어떤사과는주인모르게
마음속병을앓는다

이파리뒤에서
끝까지숨기고익는다

아픈사과는무겁다

중력이더해
지상으로지상으로더가까이
닿는다

과수원주인은
병든사과를
가슴에꿀이든줄알고
딴다

물까치떼가쪼아댄상처는
비품으로분류하고
마음이아픈사과는
정품으로골라놓는다

해가갈수록
사과밭주인이나사과나
마음이
무겁고무겁다
-「과심果心」전문

이시를보며김억이번역한타고르의시「원정園丁」과김종삼의시「원정園丁」이떠오른다.타고르의시에서정원사gardener로서화자는‘죽음을그립어하는풀들’과‘이르게올으는저녁달’에대해말한다.풀들과저녁달은모두원정이관리하는과수원,혹은정원에서동거하는사물이다.원정은이러한사물들과대화를나누는능력이있다.시인도마찬가지가아닐까.풀들이왜죽음을그리워하며,저녁별이서둘러떠오르는이유를시인은알고있다.타고르는여왕과신하의관계를통해하사받은원정의소임을다하려는뜻을담는다.달리말하면신을찬양하는자연의소리를들어전달하는자로서시인의역할을다하고있다.
이시에서도시인은과심을꿰뚫고있다.그는자연의마음속병을헤아려상처를위무하는소임을다하고있다.과심은분별없이곧시심이되어침묵속에서내밀한대화를나눈다.이제사과밭주인과사과는서로생의무게를공유함으로써통한다.이는보들레르가“자연은살아있는기둥들이/때때로모호한말들을새어보내는사원”이라말했던교응Correspondances의순간과같다.보들레르가“컴컴하고도심원한통일속에서/긴메아리멀리서섞이어들듯”서로화답했듯이이옥금도자연과교감한다.
여기서자연과나누는무거운대화는김종삼의원죄의식을떠올리게한다.김종삼은평과苹果,즉사과를“몇개째를집어보아도놓이었던자리가썩어있지않으면벌레가먹고있었다./그렇지않은것도집기만하면썩어갔다.”고자탄한다.이때원정은시인에게신이라도된듯다스린다.“당신아닌사람이집으면그럴리가없다고,”이말은시인을위축시키는저주와같지만시인의운명은그럴수없다.척박한불모의땅에서‘악의꽃’을피워낸보들레르처럼문학의어머니는신의다스림밖에있다.이시에서이옥금이체감한무거움도단지원정의관리나다스림에머물러있지않겠다는마음의소리라할수있다.
농촌살이에서시쓰기는끊임없는반복과순환끝에맺는열매들이라할수있다.거기에유위적有爲的시학은어울리지않는다.억지로만들어낸시는무위자연無爲自然에속할수없다.그런측면에서이옥금의시쓰기는엇갈이의시학이라이름붙일만하다.아무때나씨를뿌려거두는일로서인위人爲에서자유로운시법이라할수있다.그것은“돌아오지않은닭을위해/닭장문을부숴야겠다(「닭들이돌아온다」)”는실존적결단이며,문명의급습에공포에떨고있는짐승들과엎드려우는밤(「산골깊은밤」)을선택한존재론적인식이다.


돌들이머리에초록수건을쓰고있다
밭을매는할머니처럼엎드려있다
이마에서땀방울이뚝뚝떨어진다

할머니는열무를뜯으며
밭에돌이있어야농사가잘된다고했다
돌들이오줌을싼다고했다
그래서가물어도채소가산다고했다

돌들이이끼를기르고있다
무성할땐초록채소밭같다
가끔사라졌다나타났다하는걸보니
돌들은엇갈이로이끼를기르고있다
-「돌이끼」전문

생명生命은생生과명命,즉태어남과죽음(목숨)이대립하지않고더불어있는형상이다.태어남을잉태할수없을것같은‘돌’위에도생명은존재한다.‘가끔사라졌다나타났다’소멸과생성을멈추지않는달의행로와같다.이는목숨걸고길러낸자연의의지이다.밭매는할머니처럼수축과확장을반복하며밀고나가는오체투지(「청벌레」)이며,‘뼈가닳도록눈발을쓸어내고(「열한시반시골버스」)’난후의세상이다.해방공간이며자유와연대가살아있는장소이다.이옥금의시도그처럼중갈이하며흘린땀방울이고오줌이다.모두생명현상에관여하는물질적상상력이다.
이대화적상상력은바흐친의크로노토프chronotope형식을띤다.크로노토프는삶을드러내는그물망으로서시공간이다.씨줄과날줄이교차하는망조직matrix-fabric이며네트워크이다.이는타자와소통하는것이며나와다른경험을한주체와의식을같이하는순간이며사건이다.그런점에서시「완두」가펼치는크로노토프는의미심장하다.한꼬투리에든생명들은벌과나비와바람의자식들이다.불가능할것같은타자들의동거는상징적계보학을무너뜨리는경계넘기이며환타지이며신화적사랑의환희이다.
바흐친은“나는인간일반이아니라바로‘이사람’이고이사람은구체적인크로노토프안에서살아가는것이며,삶이란추상적인것이아니라자신의구체적이고유일한크로노토프가타자에반응을보이며행위를수행하는실체”라고말한다.이처럼이옥금의시는타자와동일한시공간에서공존하는크로노토프를내장하고있다.논리를거슬러갈등속에서새로운의미를창조하는불확정적사건들이엇갈이한장소이다.


3.물과돌의변주곡

자연속에서획득한시심이타자와교류하는시공간인식물적대화의크로노토프를생성했다면이옥금시에서물과돌은경직된삶을강요하는이미지로작용한다.자연의품속에서도좀체가시지않는억압이그를옥죄고있는것이다.한편으로이번시집에서긴장을유지하는라이트모티프Leitmotiv를구성하는계기가되기도한다.불연속적으로타자지향적의지를흔들기도하고삶의안정된리듬이아니라불협화음을일으키기도한다.그럼에도부정적이기보다는시의다성성을확보하는특질이기도하다.


이른아침바다를건너올때
집을나가던바다는
저녁을끌고다시집으로돌아온다

남자하나가바다로걸어들어가고있다

저녁해도바다로빠져들고있다

대교를건너가는
자동차들도바다로빠져들고있다

문이없어서아직
바다에서빠져나오지못한것들이
출렁이고있다
-「바다에는문이없다」전문

바다는모성상징으로여성성을대표하는이미지다.그러므로‘집을나가던바다’도‘다시집으로돌아’오는바다도모두시인의환유적치환물이라할수있다.바다는남자와저녁과자동차들을집어삼킨다.그런데귀환할수있는출구가없다.이는품기만하고토해내지못하는이타적모순을함축하고있다는데서고통의환유이기도하다.시인은여성성의감옥에갇혀있다.그의의지와상관없는최초의실재이다.요나콤플렉스가어머니의태반,즉안온하고평화로운공간을상징한다면이옥금이담고있는요나콤플렉스는무의식속에퇴행하는자아를드러낸다.
이러한아이러니는자아가‘바다를뒤로한채(「바다로가는길목」)’얼굴없는존재로사물처럼취급당하는소외로나타난다.‘녹슨뼛조각(「바다위를건너가는버스」)’은그러한존재성을잘드러내는사물이다.마침내“나는어쩌다집으로돌아가지못하는지”자탄하며자기연민에빠진다.이는신의부름을거부했던요나에게내려진징벌일수있다.철학은근본적으로향수,즉어디에있든지고향집에있고자하는충동이라고노발리스가말한바있다.시도마찬가지다.이옥금은스스로집이되는것을거부한다.시「코리도라스여자」에서물은여성적감옥이다.바다로가는것은여성성에묶이는것이다.그래서탈출욕망을품지만탈출구가없다.바다가감옥이되는아이러니는‘돌’이미지에서도성립된다.

남자가돌멩이를쏟아놓았다
돌들이온통땀에젖어있다

여자혼자사는집
저만치뒤곁에두고한개한개날라
키맞추어쌓아놓고
남자가갔다
-「돌담」에서

똑,똑,똑,똑,구두굽에더욱힘을주어노크하자
이빨들모서리를세워내발부리를조아버릴것같다
발길을늦추고서서히걸어가는늦은밤귀갓길
물음표같이내려온힐뒤축으로
똑,똑,이길속에누가있느냐고묻는데
입도안벌리고늘대답을안하는당신은
어젯밤에도어떻게내구두굽은갉아먹었던거지요?
-「구두소리」에서

사랑은왜눈에담을수없을만큼
눈물을만드나요
나는그곳에서본당신의마지막입니다
당신이내게던진돌멩이가
벽이되고돌담이되어서있습니다
-「은둔」에서

시「돌담」에서돌멩이는남자의부분요소로제유적속성을지니고있다.남자의수고로움은땀에젖은돌이미지에고스란히담겨있다.그래서여자는남자가쌓은돌담속에서안전하다.그러나이수동적평화는이옥금의시에서자아훼손의단초이기도하다.이처럼돌은혹은남성성은그에게이중적감옥이라할수있다.
시「구두소리」에서돌은보도블록으로변신하여돌담의경계넘어견고하게시인에게다가선다.‘똑똑똑똑’신호음은자신의존재를알리는소리이며‘늦은밤’의위험에서보호를호소하는구명소리이기도하다.그러나그소리는무시된채오히려다듬어지고갉아먹히는교정언어로변질돼그를억압한다.
돌은이끼를키우는생명력을상실하고새로운시의탑을올리는주춧돌로쓰였던소명을배반한채벽과돌담장애물로변질된다.마침내그는깨닫게된다.돌과같은남성적권위에서안주했던자신을발견하고현실앞에서게된다.시「은둔」은그러한양상을담고있다.남자가던진돌멩이가보호기능을상실하고오히려벽과담이되어그에게다가선다.
그러나궁극적으로물과돌의이중성은그에게중요한계기를마련한다.레비나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