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두고 간 겨울

귀를 두고 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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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봄싹 품은 겨울의 소리

이 시집은 겨울에 두고 온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옛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우리 삶에서 겨울은 한 번 오고 마는 것이 아니라 봄을 맞기 위해 늘 기다리는 공간 같습니다. 시인이 마련한 겨울 소리에 귀를 대고 있으면 보이지 않지만 분명 자리하고 있는 사물들과 만나게 됩니다.
제1부 ‘찾을 수 없는 주어’에는 ‘이름’ 없이, ‘나’ 없이 살아온 시간이 있습니다. 이미 실종돼 찾을 수 없을 것 같지만 알뜰하게 모아 되돌려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고요하고 거룩합니다.
제2부 ‘풀리지 않는 질문’에는 지난날 시인을 옥죄었던 기억을 풀어 놓았습니다. 성장통일 수도 있고, 지울 수 없는 강렬한 유년의 아픔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은 꼭 묻고 답해야 할 묻어둔 이야기입니다.
제3부는 ‘돌아갈 곳 없는 이를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설정한 타자를 털어 내고 새로운 타자와 만납니다. 내 밖에 있으면서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분명 살아 있는 존재들입니다. 이 절대적 타자들이 우리 삶에 불쑥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제4부는 ‘아이와 만나는 세상’입니다.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 펼쳐집니다. 시인이 돌아가 만나는 자신일 수도 있고, 미래를 살아갈 새로운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아이들입니다. 그러한 세상은 어때야 할지 곧 만날 수 있습니다.
제5부는 ‘뒤집히고 쓸고 굴러’ 갈 시인의 시간이 있습니다. 시인의 시는 이제 온순하지 않습니다. 두려움 없이 뒤집힌 시의 구경 속에 이 세상을 쓸어 안고 굴러갈 태세입니다. 자기 앞의 생에 이제 당당합니다.
겨울은 죽음의 공간인 듯하지만 숨죽여 얼어붙은 소리가 있습니다. 봄싹 품은 생명의 소리입니다. 『귀를 두고 간 겨울』에 시인이 묻어둔 이야기이며, 우리가 듣고자 하는 봄소식입니다.
저자

김종애지음

2011년『문학과의식』봄호로등단,
2015년시집『거짓말통조림』펴냄.

목차

제1부ㆍ찾을수없는주어

가만히가는여름13
개인사정15
고요하고거룩한17
겨울나라의앨리스19
순간접착제21
시간의방향22
등기댄논두렁24
입춘첩25
맨몸접시27
마지막한파29
하지지낸돌31
봄도둑33
남겨진하늘35

차례
제2부ㆍ풀리지않는질문

기억은빨강39
온41
이마위의시간43
스카이워크44
고해성사46
동두천댄스48
꼭들어야할대답50
트랩52
사라진길54
올레56
요선동만화방58
다리없는새60

제3부ㆍ돌아갈곳없는이를위해

풍등65
한가위66
이름의이름67
이어받고이어주는69
지하철나비70
패자부활전71
밤은73
나는아직여기남아서75
오버데어77
낙과주의79
디카시한편81
해바라기82

제4부ㆍ아이와만나는세상

아이스크림은하나뿐87
구강기와이순89
그땐그랬지91
단수95
돌봄역97
아무도나를건드리지마라99
잘잘잘101
종삼음악회103
틀리고맞고105
시속셈107
해피엔딩109
십일월111
곶자왈112
근하신년114

제5부ㆍ뒤집히고쓸고굴러

더현대앤디워홀THEHYUNDAIANDYWARHOL119
줌인120
미풍웃음터진양속122
세여자124
아내의기도126
비상구128
잔치국수말아마주앉은오후130
퐁퐁132
미스터부디134
배달의민족136
변명138
변명2139
여백142
해설고요하고거룩한패각貝殼(이민호)

출판사 서평

시를꿈꾸는시인

시인이면서시를또꿈꾸는일은무얼까요.두가지정도뜻이있겠지요.하나는시인에게본보기가되는어떤시가있지않을까요.그시를쓴시인을추앙하며그처럼시쓰고자하는마음아닐까요.다른하나는자기가지금껏써온시에서벗어나또다른시의세계로옮겨가고자하는바람같은것이지요.시를입신출세의도구로삼는다면,시를여기餘技로여긴다면이러한꿈이무언지잘모를것같습니다.시때문에또다른세상을본사람이아니면,시로해서애타해보지않은사람이면시를꿈꾸지않을겁니다.
이시집은시인이어떻게시를꿈꾸는지읽을수있습니다.많은감각기관중‘귀’에온몸을실었습니다.차들이전속력으로오가는큰길가에몸을웅크리고있는다람쥐가마침내길건너기를감행할때처럼시인은귀를뒤로젖힌채저건너편을향해질주하고있습니다.그러므로이시집에담긴시편편이시급한삶의문제이며꼭들어야할이야기입니다.시인은얼어붙은겨울소리를귀에담아다시들려줍니다.그소리에는숨기고싶은일도,안타까워몸부림쳤던사연도,참을수없어분노에찼던기억도모두한목소리를내고있습니다.
김종애시인은시를꿈꿀줄아는시인입니다.백일몽처럼허허로운꿈꾸기가아니라자기안으로들어가깊게침잠하며침묵속에서무슨소리를듣고자애쓰는몽상가입니다.그는큰소리라자기목소리를내는시인이아닙니다.듣는일이그의시쓰기라면제대로일겁니다.그러므로이번두번째시집은그가무슨이야기를들었는지궁금합니다.조곤조곤들려주는지난겨울두고온우리꿈을다시꿈꾸었으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