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수레바퀴 아래서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12.86
Description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가 1906년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로, 신학교 시절의 경험과 내면의 상처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이 소설은 ‘모범생’이라는 이름 아래 억눌린 감정, 제도에 맞춰 살아가기를 강요받는 청소년의 고독과 불안을 세밀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총명하고 성실한 학생이지만, 그에게 주어진 삶은 ‘재능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삶’이었다. 어른들의 기대는 끝이 없고, 소년의 내면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헤세는 이 작품을 통해 경쟁 중심의 교육, 폐쇄적인 학교 시스템, 자율성과 감정이 억압된 청소년기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한스는 뛰어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삶의 기쁨을 잃어가고, 낚싯대를 드리우며 자연과 교감하던 시절의 자신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신학교라는 거대한 체제 속에서 소년은 서서히 자신을 잃어간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친구 하일너와의 관계마저 사회의 잣대에 의해 멀어지고, 결국 그는 세상의 ‘기대에 부응한 죄’로 서서히 무너져간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단지 성장의 실패를 말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제도적 폭력 앞에 무력하게 희생되는 영혼에 대한 애도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는가? 진정으로 아이의 삶을 위한 교육이 존재하는가?
한스 기벤라트의 이야기는 지나간 시절의 것이 아니다. 그의 고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되고 있으며, 여전히 누군가는 그 ‘기대’ 속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이 책은 한 소년이 사라지는 과정을 기록하며, 동시에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저자

헤르만헤세

저자:헤르만헤세(HermannHesse)
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났다.아버지요하네스는목사였고,어머니역시독실한신학자가문출신이라기독교적분위기속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1890년라틴어학교에입학했고,이듬해마울브론신학교에들어갔다.하지만신학교의속박된생활을못견디고뛰쳐나와한때자살을시도했다.시인이되기를꿈꾼뒤시계공장에서시계톱니바퀴를닦으며문학수업을시작했다.1895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해첫시집《낭만적인노래》를출간했다.1904년첫장편소설《페터카멘친트》를출간하여문학적지위를얻었다.그해에피아니스트마리아베르누이와결혼했으며,스위스로이주해시작에몰두했다.그후인도여행으로동양에대한관심이깊어졌으며,아내의정신병,헤세자신의신병등가정적위기를겪었고,제2차세계대전중나치스의광적인폭정에저항하는등파란많은세월을겪었다.주요작품으로《수레바퀴밑에서》,《게르트루트》,《크눌프》,《데미안》,《싯다르타》,《나르치스와골트문트》,《유리알유희》(1946년노벨문학상수상작)등이있다.

역자:랭브릿지
BridgeofLanguage,랭브릿지는언어의다리를연결하자는모토를가진전문번역그룹으로,문화와언어의장벽을넘어글로벌소통을지향합니다.다양한전문번역가로구성되어원문에충실하면서도자연스럽고읽기편한번역을제공하며문학,인문,철학분야에서깊이있는번역작업을지속해오고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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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소년은기대를받았고,빛나는재능을가졌으며,누구보다성실했다.그러나결국,그는조용히사라졌다.

『수레바퀴아래서』는한재능있는소년이교육과사회의강요된기대속에서점차무너져가는과정을그린헤르만헤세의자전적소설이다.모범생이라는이름아래짓눌린감정,제도의틀속에서잃어버린삶의기쁨,그리고이해받지못한채홀로스러져간한청소년의이야기.신학교에입학한한스기벤라트는학문의길에서성공하기위해자신의감정을억누르고,자유를포기하고,어른들이원하는삶을살려한다.하지만그과정에서그는점점자신을잃어가고,결국사회의무관심속에서서서히무너져간다.

이야기는한스의열정과희망으로시작되지만,차가운현실은그를순식간에삼켜버린다.한때는강가에서낚시를하며자유를만끽하던소년이어느새신학교의엄격한규율속에갇히고,오직성적과학문적성취만이존재가치를증명하는세계에서점차길을잃는다.친구하일너와의관계는유일한위안이되지만,그마저도세상이정해놓은규칙앞에서끝내멀어지고만다.남겨진것은피로와허무,그리고조용한절망뿐이다.

이번특별판에는한스의내면과삶의전환점을형상화한흑백펜드로잉삽화가수록되어있다.소년이책상앞에서몰두하는모습,신학교로향하는기차안에서의긴장감,낚싯대를드리우며마지막으로자유를만끽하는순간,마울브론신학교의차가운풍경,호숫가에서나눈친구와의대화,교실에서터져버린감정,착즙기를돌리며피어오른감각,그리고공방에서홀로조용히앉아있는모습까지-섬세하게그려진장면들은한스의성장과붕괴,그리고그의마지막을더욱강렬하게전달한다.강물위를떠내려가는소년의모습은그가끝내도달한곳이어디인지묻게만든다.

『수레바퀴아래서』는단순한성장소설이아니다.이것은사라지는한인간에대한기록이며,우리가쉽게놓쳐버리는목소리에대한이야기다.세상이기대하는대로살아가던한소년이끝내무너지는과정,그리고그것을바라보면서도아무것도하지않는어른들의모습은오늘날에도여전히유효한질문을던진다.우리는한스를지켜낼수있었을까?그리고지금,또다른한스를놓치고있지는않은가?

책속에서

그러나막상시험장으로향할때는심장이요동쳤다.아버지와함께시험장으로들어서면서,그는조심스럽고도겁에질린모습으로조교의지시에따랐다.시험실안을둘러보니,넓은강의실에는창백한얼굴의소년들이가득앉아있었다.그는마치고문실에끌려온죄수처럼주위를둘러보았다.-33p-

그러던중,물속에서작은진동이느껴졌다.처음엔가볍게스쳤다놓는듯하더니,이내확실한움직임이감지되었다.순간그의손끝으로전해지는긴장감이온몸을타고흐르며심장이빠르게뛰기시작했다.망설일겨를도없이그는재빠르게낚싯대를살짝당긴뒤,조심스럽게줄을감았다.수면위로서서히모습을드러낸것은반짝이는비늘을가진붕어였다.-54p-

수도원을방문하려면높은담장을통과하는그림같은문을지나넓고도정적인광장으로들어서야한다.광장한가운데에서는분수가졸졸흐르고,오래된나무들이위엄있는그림자를드리우며서있다.양옆으로는견고한석조건물들이줄지어있으며,광장의뒤편에는웅장한수도원본당이위엄있게자리잡고있다.본당의후기로마네스크양식의현관은‘파라다이스’라불리며,그야말로우아하고황홀한아름다움을자랑하는건축물이다.-91p-

그러고는손으로얼굴을한번훔친뒤,짜증스럽다는듯씁쓸하게웃었다.그리고아무말없이램프를끄고방을나가버렸다.한스는그장면을자리에앉아조용히지켜보았다.그리고약15분후,조심스럽게하일너를찾아가보기로했다.그는어두운기숙사복도,싸늘하게식은도르멘트에서하일너를발견했다.-122p-

그가어떻게강에빠졌는지는아무도알지못했다.어쩌면그는길을잃고경사진곳에서미끄러졌을지도모른다.어쩌면갈증을해소하려다중심을잃었을수도있다.어쩌면강물의아름다움에매혹되어몸을기울였고,그순간달빛과밤의고요함이주는평온함이그를감싸자,극도의피로와두려움이조용한충동으로그를죽음의그림자로이끌었는지도모른다.-27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