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 아우슈비츠와 그 이후

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 아우슈비츠와 그 이후

$25.00
Description
역사의 밑바닥에서 끝내 지켜낸
진실한 기억과 연대를 향한 맹렬한 언어

프랑스 극작가 샤를로트 델보가 여성 레지스탕스들의 집단 기억으로
25년의 시간을 두고 써 내려간 아우슈비츠와 그 이후 삶의 기록
《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아우슈비츠와 그 이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반나치 활동을 하다가 체포되어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에 수감되었던 프랑스 극작가 샤를로트 델보의 회고록이다. 그 지옥의 경험, 그리고 함께한 여성 레지스탕스들의 그 이후 삶이 실험적인 형식으로 서술되었다.

델보가 탄 아우슈비츠행 수송 열차에는 총 230명의 프랑스 여성이 있었는데, 전쟁이 끝나고 살아 돌아온 사람은 그중 49명이었다. 그는 1945년에 귀환한 후, 25년의 시간을 두고 자신의 기억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아우르는 총 세 권의 ‘아우슈비츠와 그 이후’ 연작을 썼다.

여성들의 집단 기억으로 아우슈비츠의 진상을 드러낸 이 회고록은 평생 실존과 지식, 언어의 문제에 천착한 델보의 작품 세계를 떠받치는 기단이 되었다. 국가 권력과 남성의 목소리로 쓰인 대문자 역사 속에 여성들의 자리를 마련해 냈다는 평을 받았으며 그 철학적ㆍ정치적 가치는 시대를 넘어 꾸준히 재해석되고 있다.

한국어판에서는 본래 나뉘어 있었던 세 권의 책을 합본했으며 1부 제목인 ‘우리 중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를 전체 책 제목으로 삼았다.

저자

샤를로트델보

저자:샤를로트델보(CharlotteDelbo)
프랑스극작가.1913년에이탈리아이민자가정에서태어났으며1985년에72세의나이로사망했다.
17세부터타이피스트와비서로일하다가1932년프랑스청년공산당에가입하며연극과정치에관심을갖게되었다.같은공산당원이었던조르주뒤다크와1936년에결혼했고,1937년에는저명한연극배우이자감독인루이주베의비서가되었다.1940년나치독일의프랑스점령후남편과함께공산주의자그룹에속해나치에저항하는홍보물을제작·배포하다가1942년에붙잡혔고,1943년1월에아우슈비츠수송열차에오른다.이열차에는레지스탕스혐의로체포된프랑스여성230명이타고있었다.27개월간의강제수용이후제2차세계대전종전무렵인1945년에귀환했다.1947년부터스위스제네바에위치한유엔에서일했고,1960년에프랑스파리로돌아와앙리르페브르의조교로국립과학연구센터(CNRS)에들어갔다.알제리전쟁중이던1961년프랑스의식민주의정책에항의하는청원서모음집《아름다운편지LesBellesLettres》를출간했다.
1965년이후,함께아우슈비츠행열차를탔던여성들을전수조사한《1월24일의호송LeConvoidu24Janvier》,‘아우슈비츠와그이후’3부작《우리중그누구도돌아오지못할것이다AuschwitzetApres》등아우슈비츠에서의경험과영향을담은책을본격적으로출간하기시작했다.평생진실한기억의문제에천착하며《누가이말을가지고돌아올것인가?QuiRapporteraCesParoles?》(1974)《기억과날들LaMemoireetlesJours》(1985)등다수의희곡과에세이를남겼다.

역자:류재화
고려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파리소르본누벨대학에서파스칼키냐르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고려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철학아카데미,대안연구공동체등에서프랑스문학및프랑스역사와문화,번역학을강의하고있다.옮긴책으로파스칼키냐르의《심연들》《세상의모든아침》《성적인밤》,클로드레비스트로스의《달의이면》《오늘날의토테미즘》《레비스트로스의인류학강의》《보다듣다읽다》,오노레드발자크의《공무원생리학》《기자생리학》,모리스블랑쇼의《우정》등이있다.

목차

추천의글_그렇게그들은살아냈다,믿을수없는것을믿으며(목정원)

Ⅰ.우리중그누구도돌아오지못할것이다

Ⅱ.쓸모없는지식

Ⅲ.우리나날들의척도

역자후기_몸의정치,몸의시,몸의윤리

추천의글_샤를로트델보라는세계,진실한기억과연대의예술이시작된곳

출판사 서평

★철학자주디스버틀러,노벨평화상수상작가엘리위젤이주목한홀로코스트문학의심오한지평
★“우리에게는잿더미로부터과거를일으킬의무가있다.”역사의밑바닥에서진실한기억의예술을펼쳐낸극작가샤를로트델보작품국내최초출간

《우리중그누구도돌아오지못할것이다:아우슈비츠와그이후》는프랑스극작가샤를로트델보가제2차세계대전때죽음의수용소아우슈비츠에수감된경험,함께지옥을겪고살아남은여성레지스탕스들의그이후삶을서술한실험적인형식의회고록이다.

델보는독일이점령한프랑스비시정권하에서반나치활동을하다가1942년3월에체포됐다.당시그는스물아홉살이었고,유명한연극배우감독인루이주베의비서였다.델보가탄아우슈비츠행수송열차에는총230명의프랑스여성이있었는데,전쟁이끝나고살아돌아온사람은그중49명이었다.델보는1945년에귀환한후,25년의시간을두고총세권의‘아우슈비츠와그이후’연작을썼다.

델보가귀환한직후에,27개월의수용소생활을토대로쓴1~2부원고는20년간서랍속에잠들어있었다.델보가출간을결심한것은1965년,자신과함께수송열차를탔던여성들을전수조사해《1월24일의호송LeConvoidu24Janvier》으로엮어내면서였다.개인이아닌여성들의집단기억으로아우슈비츠의진상을드러내고자,델보는다른생존자들의삶을옮기는‘증언문학’형식의3부를기획집필한다.이런과정을거쳐1965~1971년연이어출간된세권의회고록은델보가평생기억과지식,언어의문제에천착하며남긴다수의희곡등그의작품세계를떠받치는기단이되었으며,국가권력과남성의목소리로쓰인대문자역사의그림자로남아있던여성들의자리를마련해냈다는평을받았다.

선형성에저항하는서사구조,부서지고잇따르는말로시와산문과구술을넘나드는표현의방법으로강렬한인상을주는실험적인예술의형식은‘진실한기억과실존’에관한철학적정치적화두의측면에서시대를넘어꾸준히재해석되고있다.철학자주디스버틀러는2023년에출간한대담집《살만함과살수없음TheLivableandtheUnlivable》에서델보의사례를중요하게인용하며오늘날의폭력과단절의시대에거주를박탈당한삶,난민과이주민을둘러싼언어에관한비판적성찰을이어나간다.

★“49명의생존자,이다부진여성들은살아남기로결의했고서로돌보는데익숙했다.그중샤를로트델보가있었다.”-캐롤라인무어헤드,《아우슈비츠의여자들》저자
★국가권력과남성의역사를거부하고동료들의죽음과끝까지동행하며‘우리’의목소리로써내려간여성서사

책을다읽고나면샤를로트델보는결코한사람의이름으로남지않는다.그녀의수용소기록에서주된주어는‘나’가아닌‘우리’다.걸을때서로의팔을잡고,점호중서로의몸을문질러주고,인간성을잃게만드는일상의와중에도서로의실존의증인이되어주고,상대를잃어버리지않으려수시로이름부른동기들속에서델보는기억하고쓴다.그밑바닥에서여성들은서로를돌보았다.그것은생에매달리는일이기도했다.왜냐하면서로가없으면곧바로절망의나락으로,죽음의유혹으로떨어졌을테니말이다.수용소에서버틸힘과용기와의미는혼자서는도저히지켜낼수없는것이었다.

이런함께함이델보를살아남게했지만,동시에그이후의생애내내죽음과동행하게했다.동기들의죽음은생존자의삶을맴도는유령이되어끈질기게물어온다.왜더강인하고용감한다른여성이죽었는지,왜하필당신이살았는지.우리만이알고있는우리의진실을우리아닌사람들에게말할수있을지,말해야할지,말하는것에무슨의미가있을지.델보에게살아남은이유가있다면,그것은무엇보다도그죽음들에대한책임이다.생전에그녀는자신에게“잿더미로부터과거를일으킬도덕적의무가있다”고종종말했다.동기들의죽음이무의미해지지않도록말이다.

그러므로귀환이후를담은3부는델보가스스로부여한의무를절실하게행함으로써내놓은하나의대답이다.그녀가옮긴삶들은국가권력과남성의목소리로쓰여온거대담론의그림자다.비극을극복하고진보하는주류적역사서사에서멀리떨어져있다.실제로이들여성레지스탕스들은학력이높지않고직업도평범한보통의여성들이었다.(《1월24일의호송》에따르면230명중약160명이초등학교이상의교육을받지못했으며,대다수가주부,농부,사무직,재봉사등노동계급이었다)잔다르크가되고싶어서가아니라양심에의해나선이들이약한동기를향한매를대신맞고,서로를붙잡으며살아남은것은공명심때문이아니었다.이전까지의대문자역사속에이여성들을위한자리는없었다.델보가영웅이아닌같은희생자로서,기억의매개자로서펼치는치열한증언문학은홀로코스트문학연구자로렌스랭어의말마따나생존자들의‘죽음이후afterdeath’영역을열어젖히며,감히눈마주치는독자에게역사에대한심오한의문을불러일으킨다.

★“전쟁에관한가장중요한작업중하나인이책이우리에게주는과제는여성의목소리에귀기울이는것,그말의아름다움과장면의극악함을동시에포착하는것이다.”-엘리자베스홀딩,《우먼스리뷰오브북스》
★진정한존재를이루는기억은무엇이고,지식과언어는무엇을하는가.시대를넘어재해석될가치를지닌예술적형식

이책의동시대적의의는무엇보다도그실험적인예술의형식에있다.툭툭끊어지고더듬듯되풀이되고입과코를틀어막힌채겨우쉬는숨같은문장들에서발생하는거칠고강박적인리듬은내용과틈없이엉켜한덩어리가되어있다.그것은앎과생각이전에몸으로맞닥뜨린폭력과부조리의속성그자체이자,델보자신의말처럼“설명할수없는것을설명해야하는”생존자의윤리를구현한형식이다.온감각을곤두서게하는이몸의언어는,출간당시에는다소난해하게여겨졌을지언정‘진실한기억’에관한철학적정치적화두의측면에서시대를넘어꾸준히재해석되고있다.

특히아우슈비츠에서돌아온지25년이지난후에도“우리에게,시간은흘러가지않는다.전혀흐려지지않는다.닳거나마모되지않는다”며자신의삶이죽음과재언(再言)에갇혀있음을털어놓는여성들의목소리는결코과거가되지않는역사의유령를생생하게그려보인다.아우슈비츠에서의경험은훈장이아니라악몽이,질병이,속세에서는쓸모없는지식이,깊은허무를동반한혜안이,그로인한괴리와고독이되어돌아왔다.오카마리가《기억서사》에서서술했듯,희생자에게“현재형으로계속해서회귀”하는거대한폭력의실상이섬뜩하게다가온다.

그러므로한국에잘알려지지않았던극작가델보를,이오래된책을,여성레지스탕스라는잊힌과거와함께지금여기로소환하는것은그녀가또한명의영웅이어서가아니다.인간의심연을들여다본자로서,가장취약한존재의상태에처해본자로서,그런존재들간연대를통해살아남은자로서,우리의죽음에대한책임을스스로무겁게진자로서,그이후유예된생의시간을똑바로마주한자로서,델보가언어의실패와분투하며지켜낸그맹렬한말들이여전히,아니나날이첨예하게근원적인삶의질문을던지고있기때문이다.그녀들이그토록애써서돌아온이세계는,그녀들이그토록품고자했던이인류는,정녕그럴만한가치가있었는지를.